|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가 참 멀리까지 와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를 둘러싼 온갖 것을 한마디로 '죽은 미네르바가 산 이명박을 이긴다'는 말로 요약해 본다면 어떨까요.
재미있는 여론조사 결과부터 소개합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는데요.
현재 미네르바라면서 구속된 박모씨가,
'진짜가 아니다'는 응답이 32.4%, '진짜다'는 응답 25.2%보다 많았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42.4%였고요.
참 희한한 일입니다.
검찰이 '확실하다'고 하고 있고 주류 언론도 박씨가 미네르바 맞다고 몰고 갔습니다.
미네르바가 실정법을 어겼고 그동안 쓴 글도 따지고 보면 말도 안 되고 엉터리다... 이런 주장이 마구 마구 쏟아져 나왔고요.
그런데 여기에 수긍하는 사람이 고작 4명 중에 1명.
산 이명박이 죽은 미네르바를 못 당하고 있는 꼴입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이명박 대통령, 나아가서는 정권, 더 크게는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요즘 애들'을 모르는 것이 굉장히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네르바에 대해서는 연령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로 40대 이상의 분들은,
참 어이없다... 기껏 그런 X가...
이런 식으로 시작해서 그동안 미네르바가 쓴 글이 따지고 보면 얼토당토 말도 안 된다.
이런 반응이고요.
반면에 2635,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걸치는 사람들인데요.
이 사람들은 박씨는 미네르바가 아닌 것 같은데, 맞더라도 그 사람 말고 더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걸 실정법 위반이라고 봐야 하나... 그동안 쓴 글 보면 좋은 거 많아...
40~50대는 화끈한데 20~30대는 신중합니다.
비유하자면 부모 입장에서 "미네르바는 나쁜 애야"라고 했을 때 아이가 "미네르바하고는 안 놀게요"하고 조용히 들어앉아 있으면 참 좋으련만 이놈이 자꾸 "걔도 알고 보면 괜찮은 앤데 왜 그러세요" 이런다는 거죠.
돌이켜보면 미국산 쇠고기 사태 때도 비슷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면 시위대가 흩어질 줄 알았는데 물대포를 쐈더니 이놈의 시위대가 집에 갈 생각은 안 하고 "더운 물 틀어달라"고 외치고 앉았더라는 거죠.
MBC 노조 파업 얘기도 해 볼까요.
곧 방송법 얘기가 다시 나올 테고 MBC 노조는 2차 파업을 준비할 텐데요.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MBC 노조를 절대 못 이깁니다.
문지애 아나운서, 김태호 PD... 이런 분들이 노조원으로서 파업에 참가하는 한 그렇습니다.
"파업하는 모습도 예쁘다"며 "문지애 아나운서, 화이팅"이라는 댓글을 남기고 무한도전을 보고 싶다면서 "무한도전 PD님, 힘내세요"를 외치는 사람들을,
방송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선진국에선 어쩌고 저쩌고...
안 됩니다.
그게 요즘 애들이고 젊은이들이고 2635입니다.
이들은 보수적인가, 진보적인가... 질문 자체가 틀렸습니다.
지금은 80년대가 아니고 2635는 386이 아닙니다.
미네르바를 추종(?)하는 2635와 '독재타도'를 외치던 데모대가 같다고 생각하고 뭔가를 하려니까 자꾸만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겠죠.
내년이면 70이 되시는 대통령이 요즘 애들이 어떤 애들인가를 이제 좀 아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몇자 적었습니다.
'욕쟁이' 김구라가 지상파 방송 안 나오는 데가 없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가 좋다는 게 아니라 그런 시대라는 사실 정도는 알아야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