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유승호 기자입니다. 취재 현장 안팎의 재미난 얘기와 변두리 무면허 축구 해설가의 관전평, 그 외 세상사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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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ㆍ일전과 환율 [이 바닥]

한국과 일본이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하는데 돈내기를 한다면 여러분은 어느 쪽에 거시겠습니까.

실제로 축구 한ㆍ일전을 놓고 돈내기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저라면 한국이 지는 쪽에 걸겠습니다.


한국이 이기면 이겨서 좋고 지면 돈 따서 좋으니까요.

어떤 선택의 순간에 ‘투자 마인드’보다 ‘보험 마인드’를 가졌을 때의 장점이란 이런 것이겠죠.

크게는 못 먹어도 X박살은 안 난다는.


달러-원 환율에 관해 아직은 ‘투자 마인드’보다는 ‘보험 마인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해 본 얘기입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환율에 관해 ‘보험 마인드’를 가지라는 것은 환율이 상승하는 쪽에 걸라는 얘기가 됩니다.


요즘 환율, 왜 이렇게 안 떨어지냐고 하실 분들 많을 줄 압니다.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내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그렇게 우리나라 주식을 사대는데 환율은 왜 계속 박스권이냐.


주가와 환율을 비교해 봐도 그렇죠.

아래 그래프를 보면 작년 말과 비교해서 주가는 50% 올랐는데 환율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의 세일러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일단 요즘 환율이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위로도, 아래로도 못 가게 막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당국의 개입을 암시하는 얘기라고 볼 수 있죠.

1200원대 중반의 환율은 현 시점에서 ‘딱 좋은 환율’입니다.


한때 1600원 근처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300원 이상 떨어졌으니 ‘이만하면 위기는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는 환율인 동시에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환율이죠.


국내외 경제에 대해서 ‘좋아지기는 했는데 이렇게 가다가 다시 고꾸라질지 모른다’는 ‘같기도 진단 및 전망’이 몇 달째 계속되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도 어느 한 방향으로 잡고 거래를 하기가 애매한 상황이고요.


그래도 그렇지 경상수지가 올 들어 7월까지 261억5000만달러 흑자, 자본수지가 107억3000만달러 유입 초과인데 환율이 더 떨어져야 하지 않느냐.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상수지 흑자는 외환시장의 수급 구도를 달러 공급 우위로 돌려놓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봐야 합니다.

 

작년 국내 외환시장은 선물환 매도의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그 전 2~3년간 수출 업체들이 향후 2~3년간 팔 달러를 몽땅 앞당겨 파는 바람에 2008년 들어서는 내다팔 달러가 없었죠.

그래서 환율이 1년 내내 올랐었고요.

 

아래 그림을 보면 선물환 매도를 하는 시점에는 외환시장에 달러가 공급돼 환율이 하락하지만 정작 달러가 국내에 들어오는 시점에서는 외환시장에 달러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개별 선물환 계약의 만기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 들어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순유입된 달러 중 상당 부분은 이미 1년 전, 또는 그 전에 외환시장에서 팔려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도 물음표를 찍어봐야 합니다.

올 들어 국내 주가 상승을 주도해 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연 언제쯤 차익 실현을 시작할 것이냐.

 

지난주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40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드디어’ 주식을 사기 시작했는데요.

지난주 무려 6035억원을 순매수했죠.

 

2006년, 2007년 생각만 하면 지금의 환율이 너무너무 높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2006년, 2007년의 환율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면 어떻습니까.

1600원까지 찌를 뻔했던 3월 초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축구 한ㆍ일전에서 한국이 지는 쪽에 돈을 걸듯이 지금 달러를 사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환율이 오르면 당연히 이익이고요.

환율이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는 반증일 테니까 외환에서는 손해를 좀 보더라도 다른 쪽에서 돈 더 벌어서 만회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여전히 높다기보다는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환율, 달러, 원ㆍ달러 환율, 외환시장, 선물환
posted at 2009/09/06 23:07: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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