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BMW코리아에서 미니를 시승해 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는데요.
시승 일정을 잡아놓았는데 며칠 남겨놓지 않고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부득이하게 그날 시승차를 운영할 수 없게 됐는데 양해 바란다고요.
그러지 않아도 시승을 취소할까 했었기 때문에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시승을 취소하려 했던 건 미니의 심하게 독특한 디자인을 도저히 소화(?)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한 반년쯤 지나서부터는 미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서 시승차도 타고 했는데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건 BMW코리아가 미니를 많이 팔아서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익숙해져 갔기 때문이죠.
미니는 대중적인 브랜드는 아니지만 마니아층에게는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니치 브랜드입니다.
BMW 측은 '프리미엄 소형차'라고 내세우고 있죠.
독특한 디자인, 깜찍하고 귀여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속에 놀라운 질주 본능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클럽맨 모델은 니치 브랜드이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려 한 모델입니다.
니치 브랜드가 어떻게 가지치기를 해 나가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차죠.
오늘날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는요.
대중 브랜드는 프리미엄 차 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반대로 프리미엄 브랜드 또는 니치 브랜드는 점차 대중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가능한 한 많은 차를 팔기 위해서 수요층을 넓혀 가려고 한다는 거죠.
클럽맨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길어졌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조수석 문 뒤쪽에 클럽도어라고 하는 조그만 문을 하나 더 만들어서 뒷좌석에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했고요.
뒷좌석 레그룸과 트렁크 공간도 다른 미니 모델보다 훨씬 넓습니다.
뒷좌석만 편해져도, 트렁크만 넓어도 미니를 타겠다 또는 뒷좌석 좁아서, 트렁크 작아서 미니 못 사겠다 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거죠.
그 외에 미니의 기본 유전자는 그대로입니다.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 승차감 같은 것 말이죠.
일부에서 미니의 승차감이 안 좋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그렇게 말하는 게 틀린 건 아니고요.
다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승차감이란 무엇이냐.
비교 대상이 쏘나타라면, 그리고 승차감이 '좋다'는 것이 '푹신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미니의 승차감은 분명히 안 좋습니다.
그러나 미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승차감은 따로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노면의 요철을 그대로 반영하는 톡톡 튀는 느낌은 그것대로 나름의 매력을 갖는 것이니까요.
주행 감각도 독특합니다.
미니를 가속할 때의 느낌을 저는 '심술을 부리는 만화 속 주인공 같다'고 표현하는데요.
'부르릉'하는 엔진 소리와 함께 노면의 요철에 따라 쿵쾅거리며 나아가는 느낌이 굉장히 재미있기 때문이죠.
가속감조차 귀엽다고 할까요.
아무튼 대단한 차입니다.

여러 번 본 입장에서는 이 차는 원래 이런 것이거니 하지만 처음 보는 입장이라면 전위적이라고 느껴질 만한 계기반 디자인입니다.
여러 번 봐도 특이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고요.

속도를 나타내는 계기반은 센터페시아에 있고 타코미터는 스티어링휠 위에 있습니다.
계기반 디자인도 브랜드마다 모델마다 제각각인데요.
안전 측면에서 어떤 것이 좋은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네요.

트렁크 도어가 양 옆으로 열리게 돼 있고 중앙에 세로로 바가 있는데요.
그것 때문에 후방 시야가 약간 가려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정적인 지장은 없었습니다만...

사진 퀄리티가 좀 떨어지지만 어쨌든 클럽도어 사진입니다.
안전띠 뒤쪽에 동그란 모양의 손잡이를 당기면 클럽도어가 열립니다.
조수석 문과 반대 방향, 즉 사진에서 볼 때 오른쪽 방향으로 열리게 되는데요.
이걸 열면 안전띠가 살짝 걸구치긴 하지만 웬만한 사람은 조수석 시트를 수그리지 않고도 뒷좌석에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펑키한 느낌으로 실내를 꾸몄습니다.
원을 많이 사용했죠.
계기반과 센터페시아는 검은색과 오렌지색으로 구성했고 시트는 검정과 파랑, 투톤입니다.


뒷좌석 암레스트 부분입니다.
이제 뒷좌석 암레스트의 컵홀더는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황이죠.

미니 클럽맨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쿠퍼S 클럽맨은 엔진 출력 175마력에 가격은 4100만원, 쿠퍼 클럽맨은 엔진 출력 120마력에 가격은 3600만원입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딱히 비교할 만한 모델은 없는데요.
워낙 독특해서 말이죠.
제 생각에 기본적으로 돈 좀 있다 하는 입장이라면 4100만원에 이 정도 차를 사는 것이 낭비나 사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