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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 다케오 혼다 사장은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작년 10월에 일본에서 20분 정도 만나 본 게 전부지만 그때 받은 느낌으로는 그랬습니다.

 

이 사람 일화 중 재미있는 게 있는데요.

예전에 F1 경기장에서 어느 한국 기자가 후쿠이 사장한테 현대자동차에 대한 코멘트를 해 달라고 했대요.

그랬더니 이 재미있는 아저씨가 한다는 말이 "F1에서 봅시다".

 

단순한 농담 같기도 한 말인데 혼다 정도 되는 기업의 CEO가 그냥 실없는 소리를 했겠냐 하는 생각으로 이 말을 곱씹어 보면 'F1이나 출전한 다음에 그런 말 꺼내라', 즉 깜도 안 되는 것들이... 하는 얘기였을 겁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모터스포츠를 해야 한다고 하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안고 있는 고민의 핵심, 즉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이기 때문입니다.

 

JD파워라고 매년 미국에 판매되는 차를 대상으로 품질을 평가하는 기관이 있는데 작년에 그 기관이 한 평가에서 현대차랑 기아차가 나란히 공동 12위를 했습니다.

렉서스라든가 포르쉐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빼고 매긴 순위는 6위였고요.

전년도보다 순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아차의 약진이 두드러졌었죠.

 

문제는 그렇다면 과연 현대차와 기아차가 양산차 브랜드 중 품질 6위만큼의 평가를 받고 있고 또 그만큼의 판매를 하고 있느냐 하는 거죠.

답부터 얘기하자면 아니라는 건데요.

 

ALG라고 하는 기관이 있는데요.

미국에 있는 건데 중고차 가치를 평가하는 기관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잔존가치, 예를 들어 지금 어떤 차를 샀는데 이 차가 3년 뒤에 지니는 가치는 신차 대비 얼마나 될 것이냐를 측정하는 거죠.

잔존가치는 중고차 가격하고 직결되겠죠.

 

ALG 임원들이 16일 현대ㆍ기아차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는데요.

이 사람들 얘기가 현대ㆍ기아차의 실제 품질과 '인지 품질'에 차이가 있다.

즉 현대ㆍ기아차의 품질이 좋긴 좋은데 소비자들이 좋은 걸 모른다는 얘기였죠.

 

ALG 조사로는 현대ㆍ기아차 인지 품질이 현대차는 17위, 기아차는 23위더라는 겁니다.

앞서 말했던 JD파워의 12위하고 차이가 크죠.

이 인지 품질을 실제 품질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판매라든가 브랜드 가치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는 겁니다.

기아차를 타 본 사람 중 82%는 기아차의 품질이 좋다고 평가한다는 얘기도 덧붙이면서 말이죠.

 

그렇다면 마케팅의 문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돌아오게 됩니다.

마케팅이랑 홍보가 중요하다는 거 누가 모르냐, 아니면 마케팅이랑 홍보는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뭘 더 어쩌란 말이냐, 맞는 얘기인데요.

차원을 조금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던 걸 더 열심히 세게 해라, 이게 아니라 좀 다른 걸 해 보자는 거죠.

 

도요타가 택했던 '좀 다른 것'은 모터스포츠입니다.

유럽의 많은 양산 메이커들이 했던 것도 그렇고요.

또 한 가지는 스포츠카나 컨버터블 같은 '이미지 리딩 모델'을 만드는 겁니다.

 

스포츠카랑 컨버터블이 몇 대나 팔린다고 또는 그거 해서 돈벌이가 되겠느냐...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돈 안 되니 안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 안 올라가, 차 안 팔려, 그럼 어떻게 하지... 벗어나지 못합니다.

기술이 문제지 돈이 문제냐, 만들어, 1년에 10대 팔더라도 일단 만들어, 모터스포츠? 우리라고 왜 못 해. 해 봐.

 

좀더 과감하게 정면승부를 벌여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