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과 삼청동 사이.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8/01/17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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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입니다. 앞으로 5년의 모습이 대략 만들어지는 곳이다 보니 그런 듯 합니다.

 

 

정당과 인수위 출입기자로서 대선 전과 후에 가장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이명박 당선인을 직접 볼 기회가 후보시절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 취임식이 한달 남짓 남은 사람이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하나 더 추가됩니다.

 

바로 당선인의 집무실은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있는 반면 인수위 기능은 대부분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사실 거리도 멀지 않고 이름도 얼핏 들으면 비슷한 두 장소지만 기자실과 브리핑룸이 있는 삼청동에서 바라보는 통의동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당선인은 꼭 필요한 일정이 있거나 해야할 말이 있을때 불시에 삼청동에 들릴 뿐 대부분의 시간을 통의동에서 보냅니다. 통의동 집무실에는 기자 출입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한데다 정부조직기구 개편안이 나오기 전에는 공개 일정을 잡지 않는 날도 많아 언론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당선인 집무실과 인수위 기관이 함께 있었던 5년 전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통의동과 삼청동 사이의 연결고리가 중요해집니다.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실무작업을 당선인에게 전하는 통로는 박형준 의원을 중심으로 한 기획분과 인사들입니다. 통의동 당선인 비서실에서 수시로 나와 동향을 살피기도 하죠.

반대로 통의동에서 진행 중인 중요 정책 결정 과정이나 총리 등의 인선은 주호영 대변인과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 등의 입을 통해 기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숫자가 많지 않은데 다루는 정보의 무게나 양이 만만치 않다 보니 기자들의 관심이 온통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주에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인사들 중 한명이 밤늦게 집앞에 뻗치기(중요한 취재처를 장시간 지키는 취재행위)를 하던 기자와 술을 한 잔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각사마다 경쟁적으로 그 인사의 집 앞을 지키기도 했죠.

 

중요 의사결정 장소와 실무기관이 분리되다 보니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취재한 정부 구조개편안의 골자가 발표 시점까지 흘러나오지 않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반면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비밀주의가 장기적으로 폐해를 낳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청와대 개편안은 인력이 줄면서 권한이 소수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리실의 국정조정 권한이 약화되면서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한 개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청와대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다 새어 나오면서 권위주의 타파를 넘어 대통령의 권위 자체가 약해졌던 걸 생각하면 이런 방향을 꼭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여정부를 거치며 국민들도 상당부분 '탈권위화' 됐다는 점에서 이런 생소함이 권위적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이명박, 인수위, 삼청동, 통의동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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