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효율성과 경제의 효율성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8/04/13 12:01:00
트랙백 주소 :

글로벌 시대에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자들을 상대로 뛰다 보니 '후진적인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떼법'과 '날치기'가 여전한 국회인만큼 전혀 틀린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의 후진성을 이야기하면서 경제와 정치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대입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10일에 있었던 한국경제신문의 '총선 결산 좌담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잠깐 오갔습니다. 지면 사정상 쓰지 못했던 이야기 중 흥미로운 부분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왼쪽부터 김형배 한경 정치부장,김민전 경희대 교수,이승철 전경련 전무,박성민 민기획 대표

이승철 전무=공천은 국회 출마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기업에서 이사를 연임시키는 건 실적과 업무능력이 기준이다. 공천 과정 보면서 우리 정치시장의 수준이 제자리걸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제논리가 스며들 여지가 없다. 입법활동과 경제살리기 열심히 한 사람과 그런 능력 있는 사람은 (공천받을) 권리가 있다. 조사를 보면 입법활동 많이 한 사람이 탈락됐다고하는데 기업 마인드로보면 잘못됐다.

세대교체 남녀비율 상향하향도 중요하지만 일 잘할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국회의원으로 지자체장 아니고 어떻게 하겠다고 세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공천 선거과정에서 경제논리 기업가 마인드 반영됐으면 한다.

 

김민전 교수=경제시장과 정치영역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失政)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남녀비율과 상향하향이 왜 중요하냐고 하지만 정치적 효율성은 얼마나 대표성을 가지는가가 효율성의 기준이다.

 만약 돈으로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아내겠다면 얼마다 많은 돈이 들겠나. 또 군대로 하겠다면 얼마나 많은 무력을 동원해야 할까. 내각을 구성할때 지역간 비율을 맞추는 것은 지역주의가 엄존하는 현실에서 각 지역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정치적 효율성을 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효율성은 생각하지 않고 '일 잘하는 사람'만 생각하니까 국민들이 못받아들이는 것이다. 정치 내부의 대표성 논리가 왜 중요한지. 그것의 효율성이 정치적 효율성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박성민 대표=20년간 정치 현장에 있었는데 최근에는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들이 (정치를 하려고) 많이 찾아온다. 왜 외부에서 오는 기업인들이 정치에서 실패할까. 밖에서 보면 정치가 한심하고 직접 하면 잘할 거 같다. (정치인들은) 홍보도 못하고 공약도 엉망이다. 하지만 들어와보면 이만큼 어려운게 없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지역구에서는 60,70대 노인에게까지 자신의 말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효율성과는 상관이 없다. 기업인들이 정치의 바꿀 수 없는 속성을 비효율적이고 시간낭비로 본다.

 

생산과 영업, 홍보 등 부문별로 틀이 짜여져 있는 기업을 출입하다 국회를  처음 취재하게 됐을때 저 역시 이 전무와 같이 '정치의 비효율성'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일잘하는 대통령'에 손을 들어준 국민들의 대다수는 정치적 안배나 '대표의 논리'보다는 일의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대표의 논리'이지만 우리 체제의 기틀로 삼고 있는 대의제 민주주주의의 작동을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치영역과 경제영역이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해 '효율성' 등에 대한 개념 차이는 짚고 넘어갈 만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적 효율성, 경제적 효율성, 총선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트랙백 주소 : http://blog.hankyung.com/tb.php?blogid=automia&id=89091
Homepage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