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완화가 오히려 강북엔 毒?! [보습 대일 땅을 위하여] | 2009/05/07 18:2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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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 출입하던 지난해 가을. 참여정부에서 마지막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과 점심을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 의원은 보기에 따라서는 특이한 의견을 개진했다. 정부가 주택경기 고양을 위해 내놓으려는 양도세 완화가 오히려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양도세를 완화하면 매수자가 늘어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양도세를 내리면 오히려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하향세인 부동산 시장에 들어올 사람은 없는 가운데 양도세 부담을 덜게 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물을 던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는게 이 의원의 논리였다.
양도세 완화->시세차익 증가->매수세 증가->주택가격 상승이라는 '활황기 부동산 공식'에 익숙했던 기자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들리면서도 지금까지 부동산 불패 신화를 구축해온 대한민국에서 이 의원의 논리보다는 기존의 도식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폐지된 지난주, 기자는 시장을 돌며 이 의원의 이야기가 실제로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강북 일부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이 아파트와 재개발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다. 정책발표에서 부동산시장 반영까지 통상 어느 정도 시차가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으로 빨랐다.
법안이 재정위 조세소위를 통과한 다음날인 지난주 목요일, 벌써 노원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2000만원 싸게 나온 소형 아파트 매물이 3건 정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장위뉴타운에서는 양도세 중과 폐지 관련 보도가 나온 그날 저녁에 한 다주택자가 전화를 걸어 3년 이상 들고 있던 소형 매물 3개를 내놨다고 했다. 실제 기자가 3년 넘게 알고 있는 재개발조합장 출신의 한 지인도 미아동에서 재개발호재가 있는 물건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겠다고 알려왔다.
규제완화 소식에 다주택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싼 가격에 강북지역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자가 취재를 한 20여개의 중개업소 중 80%정도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데다 다주택자가 내놓는 매물도 충분히 많지 않을 수 있어 양도세 완화가 시세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침체기의 시장에서는 우리가 호재로 알고 있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단면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부동산 시장, 강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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