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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화장실 언제가는거야!?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8/08/20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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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로 원구성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지리하던 국회의 민생 발목 잡기도 이제는 끝난 것이죠.하지만 이같은 결과가 있기까지는 며칠에 걸친 여야 지도부의 마라톤 협상이 있었습니다.

 

보통 국회 본관 3층에 있는 '귀빈식당'이라는 곳이 회담 장소로 애용되는데요.

이같이 중요한 회담이 있는 날이면 회담장 바깥 복도는 기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담의 내용을 알길이 없어 회담장을 오가는 인사들로부터 회담 분위기를 귀동냥하기 위해서죠.

 

회담장에 물이 없는 이유.

위의 사진을 보시면 탁자 위에 물이 없는걸 알 수 있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최소한 2~3시간씩 진행되는 어려운 협상임인만큼 목이 타지 않을리 없는데도 물컵을 가져다 놓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화장실을 적게 가기 위해서입니다. 한참 회담을 진행하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회담장을 나서는 순간 내부 상황을 궁금해하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본의아닌 말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쪽에서 생각하는 회담 분위기 및 합의내용이 저쪽의 생각과 다를 수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진행 내용을 언론에 이야기했다 보도라도 되면 협상 타결의 또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장실 탐문'의 분기점은 오후 4시.

기자들은 보통 화장실 입구까지만 따라가며 분위기를 묻지만 종종 화장실 안까지 따라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19일 원구성 협상같이 중요한 사안이거나 협상이 오후 4시를 넘겨서 진행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오후 4시가 분기점인 이유는 신문사들의 기사마감이 보통 이 시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거나 거의 끝나기 때문입니다. 5시 뉴스에 내용을 내보내야 하는 방송사 기자들 역시 이때부터 긴장하기 시작하죠.

4시 이후로는 신문의 판갈이가 계속되는데다 방송사도 7시,9시 뉴스 등 이후 방송이 이어지는만큼 협상이 완전히 끝날때까지는 회담장 근처를 떠날 수 없습니다.

 

여자 기자들의 불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정당 지도부가 남성으로 구성된 한국 정치의 현실에서, '화장실 탐문'은 정치권에서 남자기자들 이상의 활약을 발휘하는 여자기자들에게 넘기 힘든 장애물 중 하나입니다.

화장실을 향하는 인사를 따라가며 이것저것 묻다가 그 인사가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순간 발길을 멈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것참' 한숨을 쉬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화장실로 들어서는 정치인과 남자기자들의 뒤통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주위를 둘러싼 기자들을 향해 정치인들은 볼일보는 중간에 '점잖지 못하게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하소연을 하지만 일단 마감시간을 앞둔 기자들이라 쉽게 물러설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몇몇이 양옆 소변기 앞에 서며 '저희도 볼일 보러 왔어요'라며 능청을 떨 수 밖에요.

 

한나라당 쪽도 화장실 좀 가라고 하세요!

19일 협상장 바깥에서도 이같은 풍경이 어김없이 벌어졌습니다. 3시가 넘겨 마감시간이 가까워 오는 가운데 화장실을 오가는 정치인마다 어김없이 기자들에게 붙들렸죠.

조금이라도 협상 진행 내용을 알기 위해 기자들의 신경이 곤두선 가운데 어쩐 일인지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인사들만 화장실을 나오는 것 아닙니까. 야당에서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이야기했지만 양쪽의 입장과 설명이 다를 수 있는 상황에서 이쪽 이야기만 듣고 기사를 쓸 수는 없는 일. 협상이 일찍 타결되거나 한나라당 쪽에서 화장실 갈 때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을 가는건 계속 야당쪽. 속이 탄 기자들은 회담장에 돌아가는 야당 의원에게 다음과 같이 소리쳤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도 화장실 좀 가라고 하세요!'

 

 

국회, 원구성 협상, 기자 댓글(5)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