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급등은 착시다?! [보습 대일 땅을 위하여] | 2009/08/30 16:38: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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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세가 급등이 문제시 됐을 때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착시"라는 말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잠실 일대에 신규 아파트가 대거 입주한데다 세계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가 반토막 났는데 이것과 올해 전세가격을 비교하다보니 많이 오른 것 같이 보인다는 이야기지요. 실제 연초대비 20%가 오른 송파구 전세가 등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급등이라기보다는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설명이 더 맞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최근의 전세가 상승이 강남권 일부 아파트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세가 상승과 전세물건부족 현상은 용인과 과천,수원 등 수도권 남부는 물론 구리와 남양주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가 상승에 따른 고통이 아파트 세입자보다는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서민들에게 더 크다는 점에서 위에서 이야기한 당국의 상황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다가구 연립의 경우 절대적인 전세가격 상승이 아파트에 비해 작다고 하더라도 월급이나 대출 가능 금액 등에서 아파트 거주자보다 훨씬 열악한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 클 수 밖에 없겠죠.
이처럼 주택 거주에서 하위에 있는 서민들이 고통을 받는 동안 정책 당국자가 강남권 아파트의 예를 들어 '착시'라고 이야기한 것은 다가구 다세대 거주자들이 주택정책의 중심에서 얼마나 소외되어 있는지를 반증하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다가구 다세대 주택의 매매가 및 전세가 동향은 제대로 조사가 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신문에 게재되는 모든 시세 동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만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국민은행이 집계하고 있기는 한데 이것 역시 텀이 길어서 매주 조사하는 아파트 시세에 비해 여러모로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의 보도태도 역시 문제입니다. 강북권 전반의 전세가보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 강남권 '대장주'의 거래 동향이 더 중요한 것으로 기자들 사이에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강북의 전세가가 오른다는 이야기는 지난달부터 돌았지만 그 원인을 제대로 보도하려는 시도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상반기 부동산 기자들은 반등하는 강남권 일부 아파트 매매가 동향을 팔로업하느라 훨씬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영향을 받는 강북 시장은 방치하는 '책임 방기'를 저질러 왔던 것입니다.
지난주, 저는 강북지역의 전세가 상승과 그 원인을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세대 다가구주택의 공급이 올해 터무니없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통계는 국토해양부가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조금만 의지를 가지면 알아낼 수 있는 '팩트'였습니다. 그리고 일선 중개업소에서 전세가 급등으로 고통받는 수요자들의 구체적인 사연을 취재하면서 지난 두 달간 '나 스스로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당국자들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고 꾸짖기 이전에 기자로서 제 상황인식이 너무 안이했던게 아닌가. 돌이켜보고 독자들에게 사과드립니다.
p.s.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기사를 쓰는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세는 말그대로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는 시장인데 전세가가 오른다는 기사가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시장에 기름을 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토해양부 실무자들도 이런 문제를 들어 가능한한 전세 시세와 관련한 기사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구요. 하지만 전세가의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수급불안으로 인한 문제는 내년에 더 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세 부동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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