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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선수 인터뷰 후기 [幻像 혹은 奇像] 2009/05/05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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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9050106961&intype=1

 

원래 호감이 있었던 대상이었던만큼 인터뷰 준비부터 진행까지 꽤나 유쾌했다. 엠넷의 '오프더레코드 효리'에서 몇달간 이효리를 동행 취재했던 피디가 프로그램이 끝난 후 "실연당한 느낌"이라고 하던데, 열흘 가까이 짬을 내서 관심을 쏟던 대상을 인터뷰가 끝난 후 끊으려니 아쉬운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욕심을 낸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인터뷰라도 기사인만큼 기사거리를 찾는게 기자이다보니 사실관계가 좀 뒤틀린 부분도 있었던게 아닌가 반성이 된다. 기사 초반에 썼던 '생일을 가족과 보내는 걸 포기했다'든지 '시즌 동안 친구들을 못만난다'는 부분은 프로 배구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그런 부분이 김 선수가 유독 감내하는 문제인양 전달된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실제 김 선수도 관련 부분을 대수롭지 않게 언급했다)

보기에 따라 김 선수는 다른 프로선수들처럼 엘리트 체육 체제에 순응해 열심히 따라갔을 뿐이며 뛰어난 실력은 기실 하드웨어에 의지한 부분이 클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토리'를 찾으려다 보니 침소봉대한 부분이 있었던 게 아닐까 반성이 된다.

프로 선수로서 애환이나 운동하는 여자로서 희생을 부각시키려 했던 의도가 반영되어서일까 기사 내용도 좀 재미없었던 듯 하다. 키 이야기가 지나치게 부각된 것도 지나고 보니 약간 민망하다. 차라리 경기장에서의 활달한 모습이나 거침없는 성격을 전달해주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좋은 이야기꾼이 되기란 힘들구나. 생각했다.

 

 

 

김연경, 인터뷰, 기사작성 후기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부모>- 케테 콜비츠 [幻像 혹은 奇像] 2009/03/12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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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는 영화를 봤다. 3시간 가까이되는 런닝타임에서 시간은 거꾸로 흘렀지만 따지고 보면 꽤 운 좋고 행복하게 살았던 벤자민의 일생보다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눈먼 시계공의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았다.

사랑하는 아들을 1차 세계대전에서 잃은 시계공은 시간이 거꾸로 움직이는 대형 시계를 만들었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면 죽었던 아들이 일어나 자신에게 돌아올테고. 그때는 다시 떠나보내지 않고 자신의 곁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거라는 말.

전선에서 쓰러졌던 아들이 슬로우모션으로 일어나고 전장을 거꾸로 뛰어 부모들이 마중하던 기차역으로 돌아와 포옹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많은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그림이 떠올랐다. 케테 콜비츠라는 독일 여성 판화가의 작품으로 '전쟁반대연작' 중 <부모>라는 작품이다. 그녀 역시 아들을 1차 세계대전에서 잃었고 그 슬픔을 다음과 같은 작품으로 표현했다.

 

 

 

 

글쎄.. 내가 지금까지 본 미술품 중 가장 슬픈 작품이다.

아들의 전사 통지서가 도착한 날.
그녀의 일기장에는 한 문장만이 적혀있다.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그림에는 두 사람이 등장하지만 어느 누구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한 사람은 상대방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고,
다른 사람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있다.

강조된 남자의 두 손.
격앙된 슬픔이 그 손에 묻어나는 듯 하다.

이 작품을 보고 나는 인간의 신체 중 가장 슬픈 부분이 손이 아닐까
생각했다.

끝도 모를 절망과 슬픔 앞에서 사람은 결코 얼굴을 수이 들지 못하고..
그 깊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가려 주는 것이 손이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에서 남자의 손은 그의 얼굴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

하지만, 여전히 그 슬픔의 그림자는 완전히 떠나지 않고..
얼굴을 가린 손은 어떤 일그러진 표정, 젖은 눈동자보다도
슬픔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나 자신부터 군대에 있었고..
몇몇 친한 이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이 그림 앞에서..
가슴 깊숙히 먹먹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때 슬픔은 그녀만의 몫이 아니었고,
현재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행형이다.

'평화는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 정의의 현존이다.'

지겹게 들었으나 여전히 와닿는 말이다.

케테 콜비츠, 반전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메멘토 모리 [幻像 혹은 奇像] 2008/09/10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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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길 없는 길>을 보면 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유서깊은 '침묵 수도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수도원 안에서는 어떤 말을 하는 것도 금지돼 있는데 유일하게 인삿말로 허용된 것이 한 문장, 바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시오'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죽음이 닥치고 이 세상에 언젠가는 종말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흔히 잊고 살지만 죽음을 기억해 회개하고 천국에 이르는 길을 항상 준비하라는 이야기인데..

근대 이전의 서양 미술에서는 여러 알레고리로, 혹은 직접적인 말로 그림 구석구석에 살아 있었던 이야기다.

많은 이에게는 영화 '여고괴담2'의 테마로 기억날 듯도 한데.. 퀴어 색채가 강했던 그 영화에서 왜 이 단어가 주제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뽀글머리 장군님의 사망설이 잠시 나돌았다.

관련 내용이 처음 포착됐던 아침부터 국정원이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힌 저녁 5시 즈음까지 10시간 남짓 이 단어가 머리를 멤돌았다.

황장엽은 "북한에 핵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김정일 사후가 어떻게 될지가 가장 큰 문제다. 전쟁의 가능성을 항상 상정해야할 것"이라고 했다는데..

우리가 하루하루 당연한 듯이 살아가는 이 일상은 기실 얼마나 상처받고 부서지기 쉬운지.. 그리고 일상이라는 내용물이 담긴 삶이라는 그릇은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그래서 죽음은 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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