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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추억2 [R군의 일상] 2009/05/26 2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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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맘때였나.. 청와대를 출입하던 이심기 선배가 기자입력기에 대략 이런 내용의 보고를 올렸다.

'군 지휘관들과 만난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연합에 올라왔습니다. 노 대통령의 사진이 참 좋습니다. 지면에 썼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진이 올라왔길래!? 찾아보고는 '에이 특별한 건 아닌거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선배가 워낙 사진이 좋다길래 사진파일함에 담아뒀던 기억이다.

열린우리당은 신나게 분열하고 있고 이명박 대세론이 힘을 받던 시절. 그만큼 노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짜증은 높아가던 시절이었다. 진보든 보수든 '저 인간 언제 그만두나'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던 때고.

그런 때에 이심기 선배의 이같은 보고를 보고 생뚱맞아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취재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듯했다.

결국 사진은 지면에 실리지 않았고. 노 대통령에 대한 이심기 선배의 호의가 물질화되지 못한데에 나 또한 조금 섭섭했던 기억이다.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10%를 왔더갔다 하던 시절. 조사결과를 보며 항상 '나는 10% 안에 드네'라고 신기해했지만. 지금에 와서 드높은 추모열기는 약간 당혹스럽기도 하다. '국개론'이라더니.. 그때는 인간으로서의 노무현과 대통령직의 한계에 대해서 까맣게 잊었다는 말인가..

 

'역사'에 판단을 맡기는 건 아니더라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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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추억 [R군의 일상] 2009/05/24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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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기자는 군대에 있었다. 말년 병장으로서 후임병들에게 기호 2번을 찍어야할 이유를 '역설'했고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소대원 전원이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5년 전 노 대통령에 표를 던졌던 지지자로서, 그리고 참여정부 5년간 노 대통령과 많이 치고받은 인쇄매체 종사자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彼我를 구분한 노 대통령에 ‘상대편’으로 분류된 언론들은 “대통령 못해 먹겠다”란 말을 헤드라인으로 뽑았고 노 대통령은 기자실 통폐합으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대응을 들고 맞섰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매체의 이야기는 ‘기득권의 주장’으로 간주했고 이쪽 역시 청와대는 물론 참여정부가 내놓는 정책이면 한번 걸러 듣게 됐다. 부동산값 상승이 노동자의 생계와 기업의 사업부지 확보의 목줄을 움켜쥐는 상황에서 강남 거주 은퇴자를 예로 들며 종합부동산세를 공격했던 것은, 돌이켜보면 지나치게 한가했거나 ‘노무현’에 대한 미움이 강했던 탓이 아닐까. 지금에 와 반성해 본다.

 5년간 지겹게 계속됐던 편가르기와 갈등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면,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도 국민으로 섬겨야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좀 더 통 크게 생각할 수는 없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

 

 

대통령직 인수위를 출입하던 지난해 2월. 한 잡지의 부탁을 받고 쓴 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을 맞이해 소감을 800자 정도의 짧은 글로 정리해달라는 이야기였다.

 

그 분의 서거를 맞이해 '죽음'이라는 시점 이전에 내가 그 분을 바라봤던 시각은 어땠을까. 찾다보니 나온 글이다. 하지만 '자연의 한부분'이라는 죽음을 소거하더라도 그 분을 바라보난 나의 시각은 여전히 정리되지 못했고 불안정하다는 느낌이다.

 

'역사의 평가'를 이야기했는데.. 왜 우리는 역사로 하여금 말하게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동시대인의 평가에 인색하고 어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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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후보자와 法治 사이. [R군의 일상] 2009/02/08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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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빠르면 9일쯤 김석기 경찰청장 후보자의 거취를 결정할 거라고 한다.

용산 참사가 일어난 당일만 하더라도 내정 철회가 확실시되던 김 후보자지만 보름 넘게 지나면서 다른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온다. 청와대도 관련 여론을 충분히 들어 결정을 내린다니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을 듯 하다. 각계의 우려에도 대통령의 '소신'을 밀어붙였던 2기 내각 구성을 보면 더욱 그렇다.

 

김 후보자의 경찰청장 임명을 주장하는 이들은 법치주의를 그 근거로 내건다.

용산참사가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빚어진 사태라는 전제하에 김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후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김 후보자의 내정 철회는 국가가 폭력행위자에 굴복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해 사회 전반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논리만 놓고 보면 사실상 김 후보자를 법치주의와 동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 경찰청장 후보자와 법치주의 정신은 동일하지 않다.

한 개인이 법에 따라 행동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가 모두 법정신에 합치되는지는 다른 문제다. 경찰 진압의 문제는 진압 의도 및 판단에 대한 것과 진압 과정의 부주의에 대한 것으로 나눠서 판단할 수 있다. 정당한 법 집행이라 하더라도 위험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고 무리한 집행을 시도했다는 사실관계는 남는다. 진압과정의 문제와 관련한 책임자 처벌이 불법 행위에 대한 원칙적인 근절이라는 법치주의적 의도를 훼손할 이유는 없다.

 

김 후보자가 경찰청장이 될 경우 오히려 법치가 위험할 수 있다.

검찰이 9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경찰의 진압과정에 면죄부를 주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많은 국민들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김 후보자는 용산참사 이후 서울경찰청장에서 경찰청장으로 영전하는 모양새를 띄게 되기 때문이다. 최일선에서 법치를 수행해야할 경찰청장 자신의 법적 권위가 국민들에게 의심 받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경찰청장이 된 김 후보자가 예의 원칙적이 대응 기조를 이어간다면 국민들의 반발은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쇠고기 파동 이후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는 국가 리더십의 위기와 여론 양극화를 생각할 때 법치주의를 명목으로 내건 김석기 경찰청장 임명 주장은 오히려 법치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보수는 무엇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

10년만의 정권 교체로 국가를 책임지게 된 보수는 현실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간의 野性을 탈피하지 못해 이후의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주장만 내지르고 있어서는 안된다. 남이야 뭐라고 하든 원리주의적 태도를 고수했던 지난 정권 386들의 오만을 반복해서도 안된다. 10년간 박아놓은 대못과 변화된 여론지형은 하루 아침에 바뀔 문제가 아니다. 상대의 주장을 깔아뭉개고 자신의 원칙을 밀어붙여 잠시 쾌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같은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 국가 리더십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

 

리더십의 진정성은 오로지 자기 희생을 통해 증명된다.

민주국가의 리더십은 일방의 독주나 강압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지난 20여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 상대를 좌파로 낙인 찍고 법치를 무기로 압박하는 것은 리더십을 허물어뜨리는 지름길이다. 좌파정권 종식을 선언하고 대못을 뽑겠다고 했지만 사회적 갈등은 지난 보수정권 1년간 오히려 더 악화되지 않았는가.

깊어가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 어느 때보다 올곧은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직 끊임없는 설득과 자기 희생만이 깊어져 가는 정파간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득노력과 보수진영 내의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

보수진영이 법치주의를 근본으로한 리더십을 달성하기 위해 '김석기 카드'를 버려야할 마지막 이유다.

김석기, 경찰청장, 용산참사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