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원님이신데요?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7/09/27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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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국회의원의 비서관이 국회에 처음 출근하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아침 출근길에 올라탄 의원회관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모의 여인을 만났답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지적인 외모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품까지 흘렀다고 하는군요.

 

사무실에 들어와서도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이 비서관..

 

그 여인이 먼저 내렸던 5층으로 가서 의원 사무실을 바깥에서 훑으며 찾았지만,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답니다.

 

다음날 국회 본청에 볼일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하늘이 도왔을까!? 엘리베이터 안에서 또 그 여인을 마주치게 된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어느 의원실에서 일하는지, 전화번호는 뭔지.

 

열심히 물었지만.. 그 여인은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을 뿐 도무지 대답을 하지 않더랍니다.

 

답답한 마음에 옆에 서 있는 다른 여자에게

 

아.. 좀 가르쳐 주세요. 어디서 일하시죠?

 

라고 물었는데.. 그 여자 왈.

 

"우리 의원님이신데요?"

 

1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그 비서관은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뛰었답니다.

 

 

비서관의 마음을 잠시 나마 뺏었던 여인의 정체는 한나라당 대변인을 거쳐 이명박 후보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이었습니다.

 

당시는 나 의원이 대변인으로 활동하기 전인데다 비서관이 국회에 처음 출근하다보니 미처 알지 못했던 거지요.

 

 

국회, 보좌관, 나경원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경험'으로 분양원가공개 반대하는 이해찬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7/08/31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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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범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이해찬 전 총리와 전담기자단과의 만찬이 있었습니다.

 

'수해 골프' 이후로는 스스로 "기자들을 피했다"고 말할 정도로 기자들과 사이가 안좋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총리였지만 직접 폭탄주까지 돌리며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찬이 진행됐습니다.

 

건국 이래 최초의 '책임형 총리'로서 국정 전반을 이끈 이 전 총리의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놀랍게도 그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아파트 질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어려운 경제논리가 아니라 본인의 경험에 기인한 것이었는데요.

 

이 전 총리는 1991년 분양받은 조합아파트에 아직도 살고 있답니다. 비가 오면 물이 세는데다 전기 콘센트조차 제대로 안 달려 있다고 하네요.

(재야 운동가 출신으로 최고위 공무원을 지냈음에도 참 청렴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꼬장꼬장한 이미지도 거기서 기인하지 않나 싶더군요)

 

그 내막을 들여다봤더니 그 원인이 낮은 분양가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 전 총리가 입주하게된 조합아파트는 입주할 때도 가격이 많이 낮았답니다. 이유인 즉슨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합아파트라 알아서 눈치를 본 건설회사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가 없었다네요. 분양가가 낮은 상황에서 그만큼 자재 등의 질이 낮을 수 밖에 없었고 덕분에 이 전 총리가 16년째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지고보면 기자 때문이군요. 이 전 총리와 언론계의 악연은 참 뿌리깊다는 느낌입니다.

 

 

이해찬, 분양원가공개, 대선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백년정당'의 뒤안 ['당신이 가져야 할 섬(汝矣島)'에서] 2007/08/29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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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듯 보였다.

 

밝았던 기자실은 어두워, 이전에는 햇빛이려니 생각했던 것이 사실 백열등 불빛이었다는 걸 알려줬고, 당사 안과 바깥 세계의 정보를 쉴세 없이 이어줬던 랜 케이블은 지들끼리 엉켜, 먼지낀 콘크리트 바닥 여기 저기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복도 한켠에 쌓여있던 의자와 책상들, 여기저기 무더기로 쌓여있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로고가 박힌 취재수첩. 그렇게 열/린/우/리/당/은 갔/다.

 

점심을 먹었을 때였을까. 문자가 왔다. 열린우리당 기자실을 정리하니 혹 가져가지 않은 물품이 있다면 그날 저녁 6시까지 와서 챙겨가라는. 부랴부랴 염천교를 건너가 헌 전화기 하나와 책 한 권을 챙겼다.

 

입구의 전경들은 여전했지만 정작 내걸린 현수막은 빛이 바래 있었다. 노란 바탕에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를 이루겠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을 손과, 플래카드를 뗄 손이 머릿속에 뒤섞여, 얼마간 '어지러웠'다.

 

아무도 울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 착찹했다. 그들이 호언했던 백년정당의 뒤안길은. 이제는 찾아오는 이 없이 방치된 영등포 청과물 시장의 붉은색 벽돌집은 숨 죽인채 잦아들었다.

 

탄핵에 맞서서 긴박하게 움직였을 발길도, 개혁입법을 하겠다며 소리높혔을 목소리도 건물과 함께 잦아들었다.

그리고 내 청춘의 순간.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정치인들을 따라 당사 이곳 저곳을 누볐던, 그리고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당직자를 따라 근처의 흐름한 식당으로 향했던, 또한 브리핑 후 뭔가 있을까 대변인을 따라 브리핑 룸 뒤로 돌아들어가곤 했던, 발걸음이.. 사라지고 있었다. '선배'라고 불렀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던 정치인들도, 함께 출입했던 기자들도. 그 자리에서 함께 다시 보는 일은 없겠지.

 

 

가는 길 택시 안에서 이재창 선배가 당사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당사는 '깨끗한 정치'에 대한 요구가 높던 시절 일부러 허름한 빌딩을 골라 구했다고. 하지만 수리비가 수억원 들어 괜찮은 빌딩을 그냥 빌리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었다고. 열린우리당이 없어지는 덕분에 예정됐던 재개발을 할 수 있어 훨씬 새끈해진 청과물 시장을 볼 수 있으리라.. 이 선배는 말했다.

 

 

언제.. 과일 사러 올 일 있을까..

노을 속에 건물을 빠져나오며.. 왠지 모를 아쉬움이 걸려 있는 여기저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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