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추억 [R군의 일상] 2009/05/24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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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기자는 군대에 있었다. 말년 병장으로서 후임병들에게 기호 2번을 찍어야할 이유를 '역설'했고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소대원 전원이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5년 전 노 대통령에 표를 던졌던 지지자로서, 그리고 참여정부 5년간 노 대통령과 많이 치고받은 인쇄매체 종사자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彼我를 구분한 노 대통령에 ‘상대편’으로 분류된 언론들은 “대통령 못해 먹겠다”란 말을 헤드라인으로 뽑았고 노 대통령은 기자실 통폐합으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대응을 들고 맞섰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매체의 이야기는 ‘기득권의 주장’으로 간주했고 이쪽 역시 청와대는 물론 참여정부가 내놓는 정책이면 한번 걸러 듣게 됐다. 부동산값 상승이 노동자의 생계와 기업의 사업부지 확보의 목줄을 움켜쥐는 상황에서 강남 거주 은퇴자를 예로 들며 종합부동산세를 공격했던 것은, 돌이켜보면 지나치게 한가했거나 ‘노무현’에 대한 미움이 강했던 탓이 아닐까. 지금에 와 반성해 본다.

 5년간 지겹게 계속됐던 편가르기와 갈등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면,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도 국민으로 섬겨야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좀 더 통 크게 생각할 수는 없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

 

 

대통령직 인수위를 출입하던 지난해 2월. 한 잡지의 부탁을 받고 쓴 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을 맞이해 소감을 800자 정도의 짧은 글로 정리해달라는 이야기였다.

 

그 분의 서거를 맞이해 '죽음'이라는 시점 이전에 내가 그 분을 바라봤던 시각은 어땠을까. 찾다보니 나온 글이다. 하지만 '자연의 한부분'이라는 죽음을 소거하더라도 그 분을 바라보난 나의 시각은 여전히 정리되지 못했고 불안정하다는 느낌이다.

 

'역사의 평가'를 이야기했는데.. 왜 우리는 역사로 하여금 말하게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동시대인의 평가에 인색하고 어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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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가 오히려 강북엔 毒?! [보습 대일 땅을 위하여] 2009/05/07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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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 출입하던 지난해 가을. 참여정부에서 마지막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과 점심을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 의원은 보기에 따라서는 특이한 의견을 개진했다. 정부가 주택경기 고양을 위해 내놓으려는 양도세 완화가 오히려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양도세를 완화하면 매수자가 늘어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양도세를 내리면 오히려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하향세인 부동산 시장에 들어올 사람은 없는 가운데 양도세 부담을 덜게 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물을 던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는게 이 의원의 논리였다.

양도세 완화->시세차익 증가->매수세 증가->주택가격 상승이라는 '활황기 부동산 공식'에 익숙했던 기자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들리면서도 지금까지 부동산 불패 신화를 구축해온 대한민국에서 이 의원의 논리보다는 기존의 도식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폐지된 지난주, 기자는 시장을 돌며 이 의원의 이야기가 실제로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강북 일부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이 아파트와 재개발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다. 정책발표에서 부동산시장 반영까지 통상 어느 정도 시차가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으로 빨랐다.

법안이 재정위 조세소위를 통과한 다음날인 지난주 목요일, 벌써 노원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2000만원 싸게 나온 소형 아파트 매물이 3건 정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장위뉴타운에서는 양도세 중과 폐지 관련 보도가 나온 그날 저녁에 한 다주택자가 전화를 걸어 3년 이상 들고 있던 소형 매물 3개를 내놨다고 했다. 실제 기자가 3년 넘게 알고 있는 재개발조합장 출신의 한 지인도 미아동에서 재개발호재가 있는 물건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겠다고 알려왔다.

규제완화 소식에 다주택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싼 가격에 강북지역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자가 취재를 한 20여개의 중개업소 중 80%정도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데다 다주택자가 내놓는 매물도 충분히 많지 않을 수 있어 양도세 완화가 시세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침체기의 시장에서는 우리가 호재로 알고 있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단면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부동산 시장, 강북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미래를 말하다-폴 크루그먼 [이런 책은 어때요?] 2009/05/06 1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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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Democrat로서 철저히 당파적으로 쓴 책. 경제학자로서의 면모를 보고 싶어 구입한 책이었지만 정치 팜플렛에 가까웠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을 보려면 다른 책을 따로 읽어야할듯.

 

크루그먼은 책에서 미국의 경제가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조로 철저하게 왜곡되어 왔으며 그 기저에는 왜곡된 정치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말해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규정했다는 식의 -제조업 약화와 IT의존도가 심화되면서 경제가 양극화됐다는- 설명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변화와 정치적 문제에서 사회 불균형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그의 논거는 두 가지다. 모두 정치적 격변이 경제질서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으로, 첫번째가 20세기 초 '도금시대'에서 뉴딜로의 이행. 그리고 1980년대 우경화된 공화당에 의한 사회보장제도 후퇴와 부자 감세다. 

 

크루그먼은 인종주의와 68혁명 시대 대항문화로 비롯된 불안감에 호소했던 공화당의 선거 전략이 이제는 더이상 먹히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유권자에 상당부분을 남미계 색인종이 차지하게 됐으며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의식도 어느때보다 높다는게 이유다.

 

크루그먼은 현재 미국의 정치 지형을 볼 때 어느 때보다 진보적인 민주당의 장기 집권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그리고 그 시기에 민주당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전국민의 의료보장 도입 등 복지제도 확충과 부자에 대한 증세라고 이야기한다.

 

일관된 주장을 충실한 근거로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있는 책이었다. 물론 뉴딜정책을 무조건적인 선으로 보는 인식이나 제조업 붕괴 등으로 빚어진 부분이 분명히 있는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를 어떻게 해야할지 설명이 없었다. 뉴딜정책의 효용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임에도 대공황이 뉴딜로 해결됐고 그 과실이 60년대의 자본주의 골든 에이지를 만들었다는 식의 이야기(최소한 분위기)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경제학자로서 크루그먼은 불평등의 해소방법을 시장 바깥에서 찾고 있지만 그것은 제한적일 수 빆에 없고 크루그먼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프랑스식 모델의 한계도 분명하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에 왜 이 책을 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는지 이해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낡은 지지세력에 의지하고 있는 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에 가깝지만 말이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