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소백산 바람,안개 그리고 구름 [산행]

겨울잠을 준비하는 침묵의 산

켜켜히 쌓인 능선

희부연 운무가 감싼다.

두툼한 이불을 덮는다.

저 산속에 누가 사는가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사람들

군불을 때고 있는가

하늘이 온통 연기로 가득하다.

바람의 산

소백산 비로봉 가는 길

눈 아닌 눈이 덮힌 곳

설화와 빙화가 피어난다.

소나무의 바늘잎

바람에 실려온 물방울

앉자 마자 급속 냉동

꼿꼿한 기상을 보여준다.

마른 나뭇가지에 새 생명

하얀 바늘꽃

날카롭다.

탄생은 늘 고통이 따른다.

 

산마루의 칼바람은 여전하다.

아련하게 보이는 연화봉의 천문대

서쪽하늘이 어둡다.

갈길이 아직도 멀기만 한데…

먹구름이 몰려온다.

구름사이로 빛이 샌다

빛의 향연

밤 하늘의 우주쇼 같다.

소백산
posted at 2009/11/17 21:2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소백산 초겨울의 멋진 풍경 [산행]

소백산 비로봉은 은빛이다. 칼바람이 능선에 하얀세상을 만들었다.

하얀 안개가 산등성을 넘어간다. 바람에 떠밀려 가며 흔적을 흩뿌려 놓는다.

멋지다. 환상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뿐 탄성이 나오지 않는다.

칼바람에 몸을 최대한 움츠리고 얼굴도 감싼다. 턱이 얼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어의곡탐방대로 들어간다. 길이 촉촉하다. 어제 내린비로 땅바닥이 질퍽거린다.

거기다가 등산로 정비사업으로 포크레인과 트럭들이 길을 짖이겨 놓았다.

탐방대 입구에서 산 속으로 들어선다. 고요한 산속에 맑은 물소리와 새소리뿐이다.

그리고 거친 바람소리가 윙윙 거린다.

완만한 등산로따라 노란 잎들이 널부러져 있다. 낙엽길이다.

낙엽송의 키다리 나무사이로 하얀 안개가 몰려다닌다. 곧 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땅바닥은 낙엽송의 노란 바늘잎이 깔려 있다. 분위기가 좋다.

등산로도 계곡따라 가지런하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큰 힘 쓰지 않아도 된다.

흘러내리는 계류의 선율은 골짜기 굽이의 각도에 따라 수시로 볼륨이 달라진다.

나무들은 벗거벗은 채로 하늘로 솟아 있다. 참한 오솔길이다.

걷기에 편하며 듣기에 기쁘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보기에 흐뭇한 산길의 연속이다.

완만한 곡선의 오르막을 두 시간은 올라야 비로봉이다.

오전 11시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오후 1시가 넘어야 비로봉 정상에 닿는다.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겨울은 해가 짧아 걱정이 된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지그재그 오르막 산길은 낙엽이 비에 젖어 미끄럽다.

다행이 계단식으로 이어져 큰 위험은 없다. 넘어져도 타박상정도다.

한참 오르니 안개가 짙어진다. 하늘도 낮게 깔려있다.

잎사귀는 없지만 키큰나무들이 많아서 어둡다. 꼭 비가 올 것만 같다.

쉬엄쉬엄 오른다. 능선에 이를려면 한참을 가야 한다. 잣나무 숲을 지나는데

깔끔하게 목욕한 잎들에 물방울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수정처럼 빛난다.

어찌보면 얼음덩어리같이 보이기도 한다. 나무숲사이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계곡의 물소리 같다. 하지만 높이 올라와서 물소리가 들릴 수 없다.

앙상한 나뭇가지들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다. 꼭 폭포소리처럼 들린다.

잣나무 숲을 지나면 신갈나무가 주종이다. 잎은 거의 떨어지고 한 두잎 남아서

바람이 피리를 분다. 덜덜덜 파르르 떨면서 내는 소리가 감미롭다.

작은 나무숲은 하얀 안개가 감싼다. 작은 물방울이 얼음으로 변한 듯 싶다.

방울방울 매달린 하얀 결정체가 얼음조각이다.

능선이 보인다. 하얀색이다. 저 멀리 비로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안개가 자욱하게

바람에 떠밀러 가는 모습이 보인다. 산능선은 이미 하얗게 변했다.

상고대의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작은 솔잎의 바늘잎사이는 하얀 눈송이다.

비로봉은 바람이 세차다. 눈을 뜨고 중심잡기가 쉽지 않다.

산이 하얀세상이다. 바로 이 맛에 소백산을 찾는다. 오늘 산행도 최고의 맛을 본다.

초겨울 소백산의 상고대다. 오늘 산객들은 하얀세상 하얀마음을 품게되는 행운아다.

산 위는 기온이 매우 찼으며 바람이 멈추지 않아서 나무들은 모두 동쪽으로

기운채 자라고 있다. 가지와 줄기는 몹시 굽어 있고,왜소하며 모지라져 있다.

그 머무는 자리에 따라 기상이 변하고,길러주는 데에 따라 몸이 변하는 것은

식물과 사람이 어찌 다르겠는가.

퇴계 이황선생의 국망봉 감상기다.

이황이 풍기군수로 재직때 초암사에서 국망봉으로 올라 남긴 글이다.

맞다. 퇴계 선생이 비로봉은 아니지만 소백산 국망봉에 올랐을 때 첫 느낌은

매운바람이였을 것이다. 소백의 대명사 칼바람은 11월 두 번째 토요일도 마찬가지

였다. 거친 바람이 하얀 상고대의 절경을 만들었다.

비로봉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가 없다. 초겨울이지만 살을 에이는 바람앞에

인간들은 초라하다.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다. 연화봉 방향으로 내려간다.

바람을 가슴에 안고가니 전진이 어렵다. 손도 발도 시리고 모자가 바람에 날린다.

주목 군락지가 보인다. 진입을 막아 놓았다. 단단한 철망으로 산객들을 통제한다.

곳곳에 전망대만 설치했다. 눈으로 보고만 가란 것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먼 발치에서 보고 간다.

훨친한 키의 하얀 모자를 쓴 주목은 환상일 것 같은데 멀리서 보니 맛이 떨어진다.

연화봉까지는 능선길이다. 오르고 내림은 반복되지만 된비알은 없다.

다만 거센 바람은 여전하다. 바람이 잠시 멈춘 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시간은 벌써 2시가 넘었다. 배가 고프지만 추워서 엄두가 나지 않아

여기까지 왔다. 식사시간도 추위 때문에 짧다.

점심을 먹자마자 바로 출발이다. 등줄기의 땀이 식어 한기가 몰려 온다.

모두들 툴툴 털고 일어난다. 그리고 길을 재촉한다. 한고개를 넘으면 또 하얀 능선이다.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예술이다.

골과 골 사이의 안개는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켜켜히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지선들이 멋지게 흘러내렸다. 낮은 골짜기는 희부연 안개가 차곡차곡 채웠다.

모두 그림같은 장면이다.

제1연화봉을 지난다. 천문대의 탁구공이 아련하게 보인다.

해는 점점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산객의 발길은 바빠진다.

능선의 작은 나무들과 잡초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거친 바람에 살아 남으려는 생존의 법칙이다. 자연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연화봉으로 간다. 이곳에서 희방사와 죽령으로 길이 갈린다.

연화봉에 선다. 사방이 희미한 안개속에 있다. 비로봉이 멀리 보인다. 희미하다.

참으로 먼길을 걸어서 왔다. 희방사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길이지만 죽령으로

가는 길은 도로다. 길은 좋은데 걷기는 불편하다. 산객들이 싫어하는 시멘트길인 것이다.

두 시간 넘게 시멘트 길이다. 지루하다. 무릎이 시큰거린다.

천문대를 지나면서 볼거리도 없다.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석양빛이 지친 산객들의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빛의 축제라고나 할까.

백남준이 펼치는 아트비전 같다. 검은 구름사이로 햇볕이 조각조각 내린다.

죽령휴게소의 해는 산 너머로 넘어가고 바람도 숨어 버렸다.

일자: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소백산 비로봉(1439m)

동행: 광명시청 산악회원(마눌이와 함께)

코스:어의곡탐방센터-비로봉-제1연화봉(1394m)-연화봉(1383m)-

국립천문대-제2연화봉(1357m)-죽령탐방센터

(오전 11시 산행 시작 산행종료 오후 5시)

 

소백산, 비로봉, 연화봉
posted at 2009/11/16 22:34: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소백산 칼바람이 빚은 상고대 [산행]

일자: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소백산 비로봉(1439m)

동행: 광명시청 산악회원(마눌이와 함께)

코스:어의곡탐방센터-비로봉-제1연화봉(1394m)-연화봉(1383m)-

국립천문대-제2연화봉(1357m)-죽령탐방센터

(오전 11시 산행 시작 산행종료 오후 5시)

비로봉의 칼바람

소백산은 바람의 산이란 말을 증명하듯이

살갖을 파고드는 바람에 눈을 뜰 수가 없다.

휘파람소리를 내는 바람소리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다.

 

나무가 없는 산마루는 하얀색이다.

벌써 눈이 내린 것인가.

강한 바람이 안개를 몰고 넘나들며 하얀 페인트를 칠한 것이다.

구름과 안개 그리고 바람이 빚어놓은 얼음조각.

초겨울 비로봉은 상고대가 환상이다.

 

 

 

 

 

 

 

 

소백산, 비로봉, 상고대
posted at 2009/11/14 23:13: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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