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꽃무릇이 핀 고향역 [들꽃]

꽃이 필때는 잎을 볼 수 없고 잎이 날 때는 꽃을 볼 수 없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서로를 그리워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어 잇다.

꽃말은 못다 이룬 사랑 또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다.


이 꽃에 붙여진 사연이 애절하다. 세속의 여인을 사랑한 스님이

만날 수 없는 여인을 그리워하여 절 마당에 심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반대로 스님에 대한 연정을 키우던 여인이 수도중인 스님의 방 밖에서

그리움만 키우다 죽어 꽃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 꽃을 주로 절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꽃의 이름과 얽힌 사연

그리고 아름다우면서도 은근한 그 자태가 모두 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


상사화의 종류도 많다. 우리나라에선 백양꽃 석산 상사화

그리고 개상사화 등 5개종이 중부이남에 자생하고 있다.

종류에 따라 피는 시기는 다르지만 보통 7월~10월까지

빨강 주황 분홍색등의 화려한 색으로 핀다.


함평역사 주변에 꽃무릇(석산)이 막 피기 시작했다. 조경용으로 심은 듯 하다.

이 꽃은 절주변 많다. 뿌리에 방부 효과가 있어 벌레와 뱀의

접근을 막기위한 것이라고 한다.


고향마을의 대나무 숲에도 꽃무릇이 한창이다.

이 곳은 옛날 절터가 있던 곳이다. 흔적만 남은 폐사지이지만

꽃무릇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함평역, 꽃무릇, 상사화
posted at 2009/09/14 07:28: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북한산 비봉 오르는 묘기 [산행]

가을은 소리의 계절이라고 문병란 시인을 말했다.

곱게 불타던 꽃도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도

모두 한줄기 작은 풀벌레 소리로 변해 버린다고.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풀섶의 귀뚜리미 소리

역시 가을은 소리로 오는가 보다.


한낮은 뜨겁지만

쌀쌀한 아침저녁

소리는 없지만 피부로 느낀다.


하늘이 높은 초가을

너도 나도 산으로 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북한산 비봉을 오른다.


한발 한발

조심 조심

최악의 난코스

오르고 또 오른다.


큰 걸음이 아니다.

작은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면 정상이 보인다.


드디어 정상

올라왔다고 우쭐대지 말라.

머무르는 시간은 한순간이다.


차분한 마음

정상에 있을때가 중요하다.

마음의 평정을 잃으면

바로 추락이다.

차분하게 

마음을 낮춘다.

높은 곳에 있을때

늘 몸도 마음도 낮춰야 한다.


산도 인생도

하산길이 어렵다.

한번 삐끗하면 끝이다.

인생도 산행도

연습은 없단다.

 

북한산, 비봉
posted at 2009/09/10 22:2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북한산 (족두리봉~비봉~응봉능선) [산행]

북한산은 높고 깊다. 큰 산인 만큼 그 품도 넉넉하다. 그래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일단 찾아가기 쉽고 접근이 편하다. 취향에 따라 자신에 맞는 쉬운 코스부터

어려운 난코스까지 선택의 폭도 넓고 다양하다. 그래서 등산객이 몰린다.

한마디로 북한산의 등산로는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정상은 늘 붐빈다. 하지만 산에 오를땐 부딪치지는 않는다.

골이 깊고 넓어서 모두 흩어져 올라간다. 정상에서 하나가 된다.

그래서 봉우리의 가파른 외길은 혼잡이 심하다.


해발 837m인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를 중심으로 북쪽에 인수봉

남쪽에 만경대를 두고 있어 삼각산이라고 한다.

세 봉우리를 중심으로 상장봉 석가봉 보현봉 문수봉 등 높고

낮은 봉우리들이 서로 손을 잡고 이어져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좋다.



가까이에 있는 산은 항상 아내 같다

바라보기만 해도 내 것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재미있는 산


어떤 날에는 성깔이 보이고

어떤 날에는 너그러워 눈물이 난다

칼바위 등걸이나 벽이거나 매달린 나를 떠밀다가도

마침내 마침내 포근히 받아들이는 산

서울 거리 어디에서도 바라보기만 하면

가슴이 뛰는 산

내 것이면서 내가 잘 모르는 산


**** 이성부 시집 야간산행 중 삼각산의 일부 ****

*족두리봉을 지나서


날이 흐린 토요일 불광역은 복잡하다. 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일단 족두리봉으로 간다. 오늘은 치마슬램을 우회한다.

늘 다니던 길은 식상하다. 하긴 몇 번 오르지도 안했지만 말이다.


다른 코스를 가고 싶다. 족두리봉 허리를 돌아서 간다.

좁은 숲길이다. 길은 살짝 허리를 낮추어 계곡과 만난다.

물이 적은 계곡가 나무의 얼굴빛에는 무성했던 여름의 짙푸름이

가셔져 있다. 억세게만 보이던 거친 잎이 이른 봄의 연두빛에 가까운

표정으로 바뀌어 간다. 그 나뭇잎에 구름을 통과한 햇살이 곱게 앉아 있다.

하지만 덥다.


계곡을 건너 다시 오솔길 오르막이다. 숲이 하늘을 가려 산도 안보이고 나무만 보인다. 족두리봉에선 왁자지껄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하지만 이 곳은 한적하다. 지하철역에 그 많던 산객들은 어디로 오르고 있는가.


산행 시작 30분 조금 지났는데 땀이 쏟아진다. 이마와 등줄기에서 줄줄 흐른다.

처서가 지난후 잠시 선선하던 날이 다시 뜨거워진가 보다. 엄청 덥다.

다행이 옅은 구름으로 땡볕은 아니다. 그래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헉헉 거리며 오르니 족두리봉이 보인다. 언제 보아도 암봉이 시원스럽다.

매끈한 조각 미녀의 몸매라고나 할까. 우뚝 솟은 암봉은 멀리서도 환상이다.

족두리봉에서 비봉으로 가는 능선에 산객이 모여든다. 곳곳의 골에서 올라와

능선에서 만나 복잡해진다.


*향로봉을 향해서


족두리봉을 지나서 향로봉으로 간다. 한 고개 떨어져 본 향로봉은 우람하다.

뽀쪽한 암봉이다. 산객들이 저 멀리 보이는 길을 언제 가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간다고 하지 않는가. 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도달한다.


향로봉 가는 길은 가파르다. 모두가 헐떡거린다. 헉헉거리며 오르다 보면 향로봉이다.

하지만 위험구간이라 진입금지다. 안전장구가를 갖춘 산객만 오를 수 있다.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지만 맨몸이라 우회로를 선택한다. 가파른 비탈길의 너덜을 지난다.


향로봉을 오르면 조망이 아주 좋다고 한다. 암봉의 열악한 환경에서 생을 유지한 야생화도 많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사는 꽃들은 아주 화려하고 향이 강하다. 그런 꽃을 담으려면 험한 곳도 가야한다.

하지만 그 유혹을 담으로 미룬다.


*비봉을 오른다


비봉에 가는길목에 마당바위가 나온다. 대부분 이곳에서 쉬며 간식을 즐긴다

조망이 아주 좋다. 한발 건너 비봉이 보인다. 바로 앞에 응봉능선, 그 건너편에 알봉인 노적봉이 들어온다. 바로 뒤에는 만경대 그리고 인수봉의 삼각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봉은 암봉이다. 길은 험한 외길이다. 오르고 내릴려면 줄을 서야 한다.

그래서 늘 붐비게 된다. 특히 여성인이 막으면 모두 정체가 된다.

안전이 제일 우선이라 참고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하다.


성질 급해 옆으로 뚜벅뚜벅 오르는 사람도 있다. 위험구간은 피하는게 좋다.

더뎌도 기다려 주는 여유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늘 바쁘게 살아 왔는데

산에선 느린 삶을 즐겨보자. 누가 나무랄 사람도 없는데…


사방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풀한포기 없는 비봉 정상엔 진흥왕순수비만 있다. 물론 진품은 아니다. 그 주변 산객들이 빙둘러 서있다. 기념 샷 때문이다. 여기저시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진흥왕순수비만 담을 수 없다.



*사모관대를 닮은 바위


승가봉으로 가는 길목에 우뚝 솟은 바위가 눈에 띈다.

멀리서 보면 옛날 양반님들이 쓴 사모관대다. 이 바위를 둘러싸고 오른 산객들이 많다.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기도 하고 한숨 자기도 한다.


보기도 위험스런 곳이지만 그냥 지나치기 못하는 모험맨들의 산객.

험하면 험한대로 순하면 순한대로 적응해가는 산객들의 힘은 대단하다.

가파른 곳에 있는 모델을 배경으로 한 컴 담는다.


승가봉으로 가기 전에 좌측으로 간다. 응봉능선이다.

처음 가는 길이다. 능선이 밋밋하다. 하지만 바로 앞에 의상능선이 보인다.

문수봉을 필두로 조각공원 같은 봉우리의 연결이 멋들어지다.



*의상봉의 옆모습이 멋지다


응봉에서 바라보는 의상능선의 봉우리들

문수봉에서 의상봉까지는 여섯 개의 암봉을 넘고 넘어야 한다.

낙타등 같은 의상능선을 옆에서 보면 제대로 보

한국의 산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 곳곳의 사찰마다 무학대사와

원효 그리고 의상대사가 깊이 관여한다. 북한산도 마찬가지다.

이름부터 의상봉과 원효봉이 있다.


만경대와 노적봉의 앞에 둥글고 원만한 원효봉은 대중적인 삶을 살았던

원효의 생애를, 북한산 탐방대에서 가파르게 치솟은 의상봉은 학승으로 빈틈없이 살았던 의상의 생애를 비유한 것이다.


둘은 동시대를 살았던 선각자였으나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원효는 육두품 출신이고 의상은 진골 출신이다. 함께 당나라 유학길을 떠났으나 원효는 평택 포승에서 되돌아 왔다.

목이 말라서 달게 마셨던 물이 해골에 고인 썩은 물이었다는 원효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해골 물을 마신 원효는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의상대사는 무사히 당나라로 가서 화엄학을 배워 돌아 왔다. 즉 원효는 국내파고 의상은 유학파다. 이런 두 사람의 특성에 맞춰 봉우리의 이름을 붙인 선조들은 대단한 작명가다.


밋밋하게 이어지는 응봉능선을 따라서 삼천사로 갈 계획이였다. 의상봉을 보면서 말이다. 그런데 내려오다 보니 진관사가 나온다.

길이 틀어진 것이다. 삼천사이면 어떻고 진관사이면 어떤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얼굴을 씻는다. 물이 아주 맑다.

진관사에 내려 오는 물로 세속의 마음도 떨어내며 낸다.


일자:2009년 9월 5일 북한산 응봉능선 동행 마눌이와 함께

코스: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응봉-진관사

     (오전 9시30분 산행시작 하산 오후 2시 30분)


북한산
posted at 2009/09/07 21:58: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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