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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모닝콜이 울린다
새벽 다섯시다. 동창은 이미 밝았다.
창 밖이 헌하다. 새벽이라기보다 이른 아침이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눈을 비비고 나간다
며칠 전부터 아침 산책을 시작했다. 점심시간은 넘 더워서 아침으로 바꿨다.
참새들이 바쁘다. 먹이를 나르는지 정신이 없다.
기와지붕아래 어미 참새와 젖먹이 새끼들
참새 이웃이 모여 이른아침부터 수다를 떤다.
거리엔 생업전선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참 바쁘게 산다. 조깅하는 사람도 산책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른 아침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산으로 가는 언덕 길의 마을
여기가 해뜨는 길이다.
빨간 해가 혀를 낼름거리며 구름속에서 얼굴을 드러 낸다
불그스레한 빛이 도는 구름사이로 해가 솟는다.

산자락을 자른 절개지에 들어선 집들
시멘트 벽에 나팔꽃이 피였다
나팔꽃은 새벽 세시부터 피기 시작하여 새벽 5시에 활짝 핀다.
햇볕이 들면 시들기 시작하여 오후 2시쯤이면 완전히 사그러든다.
그래서 나팔꽃은 영어로 아침의 영광(mornning glory)이라고 부른다.
오늘 핀 꽃은 내일이면 다시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 꽃이 활짝 피였다. 지금 시계는 아침 5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새벽에 피였다 낮이면 지는 꽃
어디 나팔꽃 뿐이겠는가.
헌데 이른아침 이 시간에 캐논 40D 무거운 가방을 메고 찍는 사람은 무엇인가.
구름속의 떠오는 태양이 넘 멋지고 새벽에 피는 나팔꽃도 아름답다
새들의 노래소리도 그리고 이슬 맺힌 나비도 렌즈에 담고 싶었다.

드디어 산속으로 들어간다. 도덕산의 한적한 오솔길이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이다. 한마디로 그림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풀향기가 일단 코를 씻어 준다. 향긋한 자극에 머리가 맑아진다.
깊섶에 그 많던 산딸기는 누가 다 먹었나.
이제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푸름을 자랑하는 산수유 열매만 탐스럽게 영글고 있다.
이슬맺힌 녹색의 열매는 싱그러움을 더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숲 속으로 들어간다.
한적한 길이다.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할머니들이다.
도대체 몇시에 올라 갔단 말인가.

산속 깊이 들어 갈수록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특히 까치의 텃새가 심하다. 이른 아침 산객들의 침입자들이 못마땅한가 보다.
이리 저리 왔다 갔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면서 떠든다.
술꾼들의 술주정처럼 시끄럽다. 여자들의 접시깨는 소리보다 듣기 거북한
떠벌이들이다.
저 쪽 나무에선 버꾹새가 운다.
탁란한 알이 부화 했나 보다. 자기 알을 남의 집에 맞기고
아기가 태어나면 자신이 어미라고 주입시키는 얌체 버꾹이
아침부터 목이 터저라 울어 댄다.
쑥욱 쑤욱~ 비둘기도 운다
아침 준비하고 아이들이 깨운가
모든 산새들이 인간들보다 앞서 활동을 시작했다.

산으로 오른다. 땀도 이마에서 등까지 이미 주욱 흘러 내린다.
땀 방울을 닦으며 두버번 거린다.
카메라를 들고 왔으니 뭔가를 담아 가야 하지 않는가.
오늘은 나비나 잠자리를 포착하면 된다.
산허리를 길게 감싸고 돈다. 인적이 뜸한 길섶에 이름모를 꽃들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파란꽃도 노란꽃도 이슬을 머금어 이쁘다.
갈길이 바쁘다. 이른시간에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가다니
나도 참 한심하다. 어찌보면 미친짓 아닌가. 나 자신도 잘 안다.
한 번 미치면 끝장 볼 때까지 가는 것이다.

눈부신 햇살이 비친다.
이제 하산해야 한다. 시계는 여섯시가 넘었다.
이슬방울 맺힌 꽃에 렌즈 들이대고 마구 찍는다.
렌즈에 이른 아침의 세상을 담아 본다.
점심시간 산책하기 어려우니 아침으로 바꾼지 1주일
광명 도덕산의 오솔길의 흙냄새
그림같은 숲길에서 보고 듣는다.
황토냄새가 상큼하다. 향긋한 풀향기가 좋다
참 기분이 좋다. 오늘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의 그림은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이른 아침이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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