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효창공원에 연꽃이 피였다 [들꽃]

효창공원엔 숲이 있고 연못에 연꽃이 피였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점심시간

숲속에 꾸며놓은 늪지대가 있다

헌대 출입금지 푯말이 발길을 막는다.


이때 공원에서 허락한 완장을 차고 들어가는 사람들

어디를 가든 완장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유치원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공원 해설사 할머니

우리도 따라 들어 갈려고 하니 출입금지라고 막는다.


수업방해 안되게 연꽃 몆장 찍겠다고 사정하여 허락을 받았다.

아이들 뒷꽁지 졸졸 따라가면서 설명도 듣고 이쁜꽃 렌즈에 담는다.

작은 늪이 나온다. 위에서부터 물이 흘러 내리고 곳곳에 작은 소가 있다.


해설사 할머니가 살림망을 주면서 올챙이 몇 마리 담아 달라고 한다

졸지에 할머니 해설사 조수가 된다.

연잎이 덮고 있는 작은 연못에 올챙이가 많다. 중간 중간에 노란 어리연이 눈부시다.

올챙이 잡아 아이들에 설명하고 다시 연못으로 넣어 준다.


 

어리연

 

어리연 무리에서 벗어나 나홀로 핀 수련

연못에 물이 말라 버려 진흙속에 꽃만 밖으로 나왔다.

위에는 어리연 밭이고 밑에는 이 연꽃인데 혼자라 주목을 받지 못한다.


보라색 각시붓꽃의 뒷부분이 족두리

활짝 핀 모습이 여고 갓 졸업한 숙녀같이 곱다

사실 붓꽃 종류도 너무 많아 이 꽃이 각시붓꽃인지 정확하지 않다.


 

효창공원에 웬 논이 있어

벼가 무럭무럭 잘도 자란다

사실 도심 효창공원에 무슨 논이 있겠는가

큰 화분에 물을 담아 벼를 심은 것이다.


섬초롱은 종같은 모양이지만 모두 밑으로 향해 있다

꽃 속의 오묘함을 렌즈에 담기 어렵다

그래서 부러 거꾸로 세워 속살을 본다.


무슨꽃인가

꽃모양과 색깔은 잔대 같은데

이름을 알 수가 없다.

효창공원, 어리연, 연꽃
posted at 2008/07/03 18:43:00 트랙백(0) | 댓글(4) | 스크랩
칠월 첫날 천사나팔 불어라 [들꽃]

 

빠빵~ ♪ 빠빠빠~♩ 빰빠밤♫

천사나팔 힘차게 불어라

칠월의 문을 열렸다.


어둠의 터널은 멀어지고

행복의 미래가 다가온다

엔젤스트럼펫 불어라.

 

 

 

세상에서 하루만 사는 꽃

빨갛게 화장하고 초록의 몸을 비틀며

나무 울타리나 돌담장을 올라간다.


단 한번뿐인 삶

나 나팔꽃은 아침의 여인

새벽에 일어나 색시처럼 화장하고

싱싱하고 아름답게 칠월의 아침을 연다.


 

 

초록에 빨간 족두리의 낭자

사모관대 쓴 귀공자

칠월 첫 날 만났다.


가을이 되면

몸과 마음은 농익고

석류는 하얀 금을 쏟아내지~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시인은 노래했지.


칠월 첫날 내마음도

꿈과 낭만이 익어간다고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파리면 파리 모기면 모기

가리지 않고 잡아내는

왕성한 해충포식자 알라타


지난날의 어두움

싹 걷어 드리고

칠월의 새아침 연다.

 

 


벌이 한층 한층 탑을 쌓는다

아주 천천히

튼실하게 집을 짓는다.


장인정신이 투절한 꿀벌

한치의 오차도 없다

층층꽃 집들이는 가을에 한다.


 

 

방울방울 하얀꽃

복실복실 하얀 복실이

칠월의 동반자다.


땅에는 하얀 까치수영

키다리 나무에는 산까치

둘이 함께 칠월 창문을 연다.


 

 

궂은 일 좋은 일

보고 듣고도 못 본 척

눈감고 귀막고 산다.


자주색 부처꽃

세상의 모든 일

내 손바닥 안에 있다.

칠월, 청포도, 천사나팔, 부처꽃
posted at 2008/07/01 17:45: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도덕산의 오솔길 새벽산책 [들꽃]

 

핸드폰 모닝콜이 울린다

새벽 다섯시다. 동창은 이미 밝았다.

창 밖이 헌하다. 새벽이라기보다 이른 아침이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눈을 비비고 나간다

며칠 전부터 아침 산책을 시작했다. 점심시간은 넘 더워서 아침으로 바꿨다.


참새들이 바쁘다. 먹이를 나르는지 정신이 없다.

기와지붕아래 어미 참새와 젖먹이 새끼들

참새 이웃이 모여 이른아침부터 수다를 떤다.


거리엔 생업전선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참 바쁘게 산다. 조깅하는 사람도 산책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른 아침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산으로 가는 언덕 길의 마을

여기가 해뜨는 길이다.

빨간 해가 혀를 낼름거리며 구름속에서 얼굴을 드러 낸다

불그스레한 빛이 도는 구름사이로 해가 솟는다.


 

산자락을 자른 절개지에 들어선 집들

시멘트 벽에 나팔꽃이 피였다

나팔꽃은 새벽 세시부터 피기 시작하여 새벽 5시에 활짝 핀다.


햇볕이 들면 시들기 시작하여 오후 2시쯤이면 완전히 사그러든다.

그래서 나팔꽃은 영어로 아침의 영광(mornning glory)이라고 부른다.

오늘 핀 꽃은 내일이면 다시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 꽃이 활짝 피였다. 지금 시계는 아침 5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새벽에 피였다 낮이면 지는 꽃

어디 나팔꽃 뿐이겠는가.


헌데 이른아침 이 시간에 캐논 40D 무거운 가방을 메고 찍는 사람은 무엇인가.

구름속의 떠오는 태양이 넘 멋지고 새벽에 피는 나팔꽃도 아름답다

새들의 노래소리도 그리고 이슬 맺힌 나비도 렌즈에 담고 싶었다.


 

드디어 산속으로 들어간다. 도덕산의 한적한 오솔길이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이다. 한마디로 그림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풀향기가 일단 코를 씻어 준다. 향긋한 자극에 머리가 맑아진다.


깊섶에 그 많던 산딸기는 누가 다 먹었나.

이제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푸름을 자랑하는 산수유 열매만 탐스럽게 영글고 있다.

이슬맺힌 녹색의 열매는 싱그러움을 더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숲 속으로 들어간다.

한적한 길이다.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할머니들이다.

도대체 몇시에 올라 갔단 말인가.

 

 

 

산속 깊이 들어 갈수록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특히 까치의 텃새가 심하다. 이른 아침 산객들의 침입자들이 못마땅한가 보다.

이리 저리 왔다 갔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면서 떠든다.

술꾼들의 술주정처럼 시끄럽다. 여자들의 접시깨는 소리보다 듣기 거북한

떠벌이들이다.


저 쪽 나무에선 버꾹새가 운다.

탁란한 알이 부화 했나 보다. 자기 알을 남의 집에 맞기고

아기가 태어나면 자신이 어미라고 주입시키는 얌체 버꾹이

아침부터 목이 터저라 울어 댄다.


쑥욱 쑤욱~ 비둘기도 운다

아침 준비하고 아이들이 깨운가

모든 산새들이 인간들보다 앞서 활동을 시작했다.


 

 

산으로 오른다. 땀도 이마에서 등까지 이미 주욱 흘러 내린다.

땀 방울을 닦으며 두버번 거린다.

카메라를 들고 왔으니 뭔가를 담아 가야 하지 않는가.


오늘은 나비나 잠자리를 포착하면 된다.

산허리를 길게 감싸고 돈다. 인적이 뜸한 길섶에 이름모를 꽃들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파란꽃도 노란꽃도 이슬을 머금어 이쁘다.


갈길이 바쁘다. 이른시간에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가다니

나도 참 한심하다. 어찌보면 미친짓 아닌가. 나 자신도 잘 안다.

한 번 미치면 끝장 볼 때까지 가는 것이다.

 

 

눈부신 햇살이 비친다.

이제 하산해야 한다. 시계는 여섯시가 넘었다.

이슬방울 맺힌 꽃에 렌즈 들이대고 마구 찍는다.


렌즈에 이른 아침의 세상을 담아 본다.

점심시간 산책하기 어려우니 아침으로 바꾼지 1주일

광명 도덕산의 오솔길의 흙냄새

그림같은 숲길에서 보고 듣는다.


황토냄새가 상큼하다. 향긋한 풀향기가 좋다

참 기분이 좋다. 오늘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의 그림은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이른 아침이면 계속된다.


도덕산, 새벽산책, 나팔꽃
posted at 2008/06/30 14:00: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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