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여행 떠나는 영흥도 갈매기 [여행]

블로그 이웃 무님의 작품

무님 감사합니다.

 

봄 날 같은 겨울 끝자락

날이 포근합니다.

대부도 바닷가에도 찬기운이 없습니다.


방아머리 선착장의 고깃배

갈매기가 깃봉에 앉아 있네요

배가 출항합니다.

그래도 날아가 가지 않습니다.

배와 함께 여행을 떠나나 봅니다.


영흥도 가는 길에 오이도에 들렀습니다.

물이 빠진 포구에 끝없는 갯벌

갈매기들은 날개를 접습니다.

더 이상 날고 싶지 않나 봅니다.

물도 고깃배도 없으니 꿈을 접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오이도를 지나서 대부도로 갑니다.

육지와 섬을 연결한 10km가 넘는 방조제

시화방조제를 지나갑니다.


다수호가 된 시화방조제는 오염 덩어리였죠

언제간부터 방조제 수문을 개방하여

바닷물과 육수가 섞이게 되면서 많이 정화됐지요.


지금은 조력발전소를 만들고 있더군요.

시화방조제 중간 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방아머리 선착장의 고깃배

뱃고동 소리도 없이 힘차게 물살을 가릅니다.

갈매기는 날개를 펴지 않네요.

고깃배와 함께 먼 여행을 떠나나 봅니다.


대부도에서 다시 선재도를 지납니다.

그리고 한참 가다 보면 영흥도가 나옵니다.

저 다리가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다리입니다.

아치형 다리가 참 멋들어지죠.


물이 빠진 영흥도

긴 뻘밭과 바닷물 그리고 점점이 떠있는 이름없는 섬

그 사이를 쉴새 없이 지나가는 고깃배

그런데 대부도에서 떠난 갈매기는 보이지 않네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걸까요.


영흥도에 갈매기도 대부도의 갈매기도

더 이상 날지 않습니다.

날개 없는 연이 날고 있네요.

아주 높이 높이 날고 싶은데

줄이 더 이상 높이 날지 못하게 잡고 있네요.

높이 날도록 줄을 끊어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색동옷 입은 비행기도 납니다.

하늘 높이 날고 싶다고 아우성입니다.

하지만 줄은 더 이상 놓아주지 않습니다.


연은 바람 부는대로

발끝 가는대로 가고 싶다고 하네요.

하지만 벗어 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틀안에서 나는 게 운명이거든요.


오징어 연도 비행기 연도

날개 없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지요.

갈매기가 더 이상 날지 않듯이…

 

 

영흥도, 선재도, 오이도, 갈매기, 대부도
posted at 2009/02/04 10:17: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눈사람과 데이트하는 아이들 [여행]

폭설이 내리네요.

산모롱이 돌아 고향집으로 가는 길

눈이 눈앞을 가립니다.


어른도 아이도

세상 누구도 순한 마음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듭니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듭니다.

굴리고 굴려 뭉친 눈덩이

못생긴 눈사람이 탄생합니다.


어쩜 그렇게도

못난 눈탱이

너도 나도 보고 허허 웃습니다.


이 아이가 대학생입니다.

겉은 아이 이지만

노는 것은 어른입니다.


눈이 내리는 날

갑자기 생각이 아이가 됩니다.

엊그제 동심으로 돌아가네요.


동네에 묻혀진 논

뜨거운 여름동안

부들이 가득합니다.


눈이 내리는 날

부들의 가는 털이 날리고

아직도 떠나지 못한 채 남은 촌놈의 부들입니다.


유치원생 조카입니다.

서해안에 폭설이 내리는 토요일

동생에 전화를 합니다.

차 끌고 내려 오지 말라고~


새벽에 전화가 오네요.

밤새 눈길을 뚫고 내려 왔다고

유치원생 조카가

할머니집에 가서 눈사람 만들어야 된다고 떼를 썼다고 합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눈길을 지나 왔다고 합니다.


눈을 뭉치는 소녀

몸집도 키도  작지요.

지금 고3 이랍니다.


노는 게

유치원생과 똑 같지 않나요.

눈이 내리면 어른도 아이도 같아져요.

대학생이랍니다.

유치원 동생과 함께 놉니다.

저도 동심은 있답니다.


설날 떡국은 먹어도

나이는 먹고 싶지 않겠지요.

애나 어른이나 똑 같답니다.


유치원생이 뭉친 눈

고3이 굴린 눈덩이

대학생이 비빈 눈


모이고 모여 만든

큰 눈사람이 죽은깨가 잔득

늙은이를 만들었네.

이름은 눈쿤이라고 지었답니다.

 

눈사람
posted at 2009/01/29 22:01: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설날 담은 고향풍경 [여행]

쉼없이 쏟아지는 눈

소복소복 쌓여만 간다.

산에도 들에도

지붕에도 소담하게 층층 집을 짓는다.


펑펑 내리던 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맑다.

깊숙이 빠지는 눈밭에 소녀

눈처럼 순백한 아이다.


논둑에도 논도 하얗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은 허전하다.

어린시절 저 곳은

겨울이면 운동장으로 변신

공차며 신나게 놀았었다.

산모퉁이 돌아오는 마을

길도 집도 그대로인데

옛 친구는 어디 가고

하얀 눈발만 말없이 날리는가.

좁은 논길

우거진 잡초만 하얀눈을 둘러쓰고 있다.

찬바람 부는 겨울

찾는이 없는 논밭

산짐승 발자국도 안보인다.


저 건너가 배의 고장 나주

여기는 나비의 고장 함평

영산강은 강은 강인데 흐르지 않는다.

푸른 물은 어디로 가고

거무튀튀한 물의 신음소리만 깊어간다.


눈이 쌓인 도로

아직도 빙판길

차도 사람도 엉금엉금

저 길로 들어 왔다.

이 길로 다시 나가야 한다.

하얀 고깔모자 쓴 소나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소나무

보기는 아름다운데

축 쳐진 어깨가 안타갑다.


설날 붉은 해가 떴다.

눈이 내려 습기가 많은 산동네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나무엔 하얀 상고대가 맺힌다.

눈 대신 서리꽃을 만들어 낸다.


 

설날, 고향, 영산강, 나주, 함평
posted at 2009/01/28 21:3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2009/11 
S M T W T F 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day : 506 | Total : 727,727
skin by freelo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