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폭설 속에 고향가는 길 [여행]

설 귀향길

얄밉게도 날이 궂다.

폭설 내린다.

눈이 눈 앞을 가린다.

펑펑 쏟아진다.

한순간에 눈사람이 된다.

앞선 사람도 뒷선 사람도 눈사람으로 변신

딸아이가 모델을 자청한다.

폭설이 내려도

눈은 녹는가 보다.

처마끝엔 기다란 고드름

아이들은 신났다.

고드름을 들고 겨룬다.

고향집으로 간다.

좁다란 논길을 지나간다.

폭설이 앞을 가린다.

눈을 뜰수가 없다.

마을 초입의 길이 미끄럽다.

큰 길에서 산길로 접어 든다.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간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갈수록 눈발이 커진다.

금요일 칼바람에 얼굴이 얼얼

밤새 하얀 세상으로 만들었다.

어젯밤 찾아 온 요술공주

앞집도 뒷집도 하얀 페인트를 곱게 칠했다.

고운 눈을 밟으며 집을 나서 고향으로 향한다.

열차가 쌩하고 지나간다.

하얀 눈가루를 뿌린다.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눈보라

저 차를 타고 간다.


지하철역 승강장

한 순간에 스쳐간다.

희미한 하얀 운무

눈가루가 먼지처럼 날린다.


서울에도 눈

고향집에도 하얀 눈

눈은 계속 내린다.

내리는 눈은 브레이크가 없나보다.


 

폭설, , 고향
posted at 2009/01/27 20:42: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새해 첫 주말 정동진 해맞이 [여행]

숯불의 빛이 검은 곳에서 솟는다.

어두운 바다를 뚫고서 멀리 비친다.

가느다란 빛이 장작불처럼 활활 탄다.

바닷물이 끊는다.

어느새 붉은 불덩어리가 불끈 일어선다.


정동진의 해돋이 풍경이다.

일출보기는 무척 힘들다.

저번에 왔을 땐 구름이 잔뜩 끼어서 보지 못했다.

추위에 덜덜 떨다가 아쉬움만 삼키고 발길을 돌렸다.


해돋이의 장관은 1년에 며칠 안된다고 한다.

지리산의 천황봉에서의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고 한다.

그만큼 일출을 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열차는 덜컹거리며 밤새 달린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달리던 새마을 관광열차

비포장길을 달리는 완행버스처럼 승객은 짐짝취급이다.

지칠대로 지친 힘겨운 객을 내려놓는다.

도착 예정시간을 15분이나 넘긴 6시 30분

찬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정동진역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생태탕이다.

이름은 생태인데 동태와 비슷하다.

여기서 맛을 찾는다면 욕심이 과하지 않는가.

얼렁뚱땅 아침을 해결하고 바닷가로 나간다.


어두침침하지만 고운 모랫바닥

파도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든다.

아주 성난표정이다.


해가 뜰려면 시간이 남았다.

바닷가에는 해맞이 관광객으로 꽉 찼다.

거친파도의 출렁임 속에 사람들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든다.


고등학생인 딸과 대학생인 아들도 어린아이 처럼 논다.

아주 개구쟁이가 된다.

그동안 갇혀진 창틀에서 벗어난 것이다.

자유를 찾은 것인가.

저 멀리 수평선에 하얗고 검은 산

그 곳에 강렬한 불빛이 비친다.

물속에서 쑤욱 올라온다.


뜨거운 기운이 순식간에 드러난다.

하얀 면사포를 쓰고서~

여기 저기서 떠들던 관광객들

갑자기 조용해진다.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순간이다.

일순간의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탄성이 이어진다.

오메가의 해돋이는 아니다.

관광가이드는 오늘 일출은 별로라고 평한다.

해무에 가려져 오메가의 해는 구경 못했다.


2009년 해돋이는 대박인 셈이다.

새해 첫날 서강대교에서 본 일출도 장관이였다.

그리고 3일 아침 정동진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올해 해맞이

이 정도면 만족한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고

그 행복은 만족에 있다고 한다.

삶은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해마다 해맞이 장소는 북적인다.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망을 빈다고 한다.

우리식구 네 명은 각자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정동진, 해맞이, 일출
posted at 2009/01/04 21:24:00 트랙백(0) | 댓글(2)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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