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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가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이 지갑~ 지갑~
혹시 아저씨 지갑 아니요"
헉~내 지갑이다.
"예, 감사~감사합니다"
벌초하기위해 열차를 탔다.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장장 5시간 걸린다.
지루한 시간이다.
초가을 차창밖의 풍경이 즐겁다.
그것도 잠시 뿐이다. 지루함을 잊기위해선 잠자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차내서 자는 것은 길어야 30분이다.
자리도 불편할 뿐더러 승객들의 기침소리에 깬다.
여기저기서 콜록 거린다.
콜록콜록 기침소리는 독감이다. 에취는 알레기성 비염의 일종이다.
신종플루 탓에 신경이 쓰인다.
바로 옆좌석 손님이 훌쩍이거나 콜록거리면 찜찜하다.
혹시 신종플루~
승객들의 옷차림이 두 종류로 구별된다.
간편한 복장과 깔끔한 차림으로 여행목적을 알 수 있다.
대충 입은 옷은 벌초가는 길이고 멋을 낸 패션은 결혼식 하객이다.
또 있다. 나이가 들어 보이면 벌초이고 젊은 친구는 예식장 간다.
승객들의 겉모습으로 어디 가는지 짐작하니 재밌기도 하다.
내려가면서 탑승객들이 계속 바뀐다.
내리고 또 타고 앞뒤 좌석에 낯선 얼굴로 교체된다.
5시간은 길지도 않지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종착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고향역은 멀기는 멀다.

창밖을 보다가 잠 자기를 반복해도 열차는 달린다.
남으로 남으로
옆에 아들녀석은 몸을 뒤틀고 난리다.
요새 열차는 밀고다면서 물건 파는 판매원이 없다.
계란이 왔습니다. 계란~ 땅콩이나 맥주가 있습니다.
외치며 다니던 시절은 옛 추억이 된 듯 싶다.
이제 열차 중간에 카페를 운영한다.
그곳에서 맥주와 노래방 그리고 게임기가 있다.
종착역 목포에 다가 갈수록 차내는 한산해진다.
승객들은 내리고 올라 오는 사람들이 없다.
꽉 찼던 곳에 빈자리가 듬성듬성 생기면서 조용해진다.
기침하는 사람도 없어 신경 쓸 일도 없다.
아들녀석이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한다.
지갑에서 돈을 빼서 주고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사온 맥주를 한 캔씩 마시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서둘러 배낭을 챙겨 출입문으로 나가는데
뒷 좌석의 아주머니가 달려 나온다.
이 지갑 맞죠. 헉~ 주머니에 지갑이 없다.
예, 감사를 연발하고 일단 하차했다. 아주머니가 내릴때까지 기다려서
다시 고맙다는 인사말 전하고~
아찔한 순간이다. 신용카드에 신분증
그리고 시골에 갈려고 빵빵하게 넣어둔 돈
제일 중요한 상행선 열차표까지 고스란히 잃어버릴 뻔 했다.
삶이 힘들고 사회가 복잡할수록 인심이 각박해진다.
하지만 우리주변에 따뜻한 사람도 많다.
아직까진 살기에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아주머니에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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