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초에 세계 IT업계의 주목을 끄는 행사가 둘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맥월드 컨퍼런스입니다. CES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맥월드에서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년 이상씩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신기술/신제품을 발표하며 탁월한 말솜씨로 청중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두 사람이 없습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마지막 연설을 했고 6월 말 MS를 떠났죠. 건강악화설에 시달리는 스티브 잡스는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맥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하지 않습니다. 에이~ 그럼 볼 거 없겠네. 벌써부터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행사는 맥월드가 먼저 시작합니다. 5일(월)부터 9일(금)까지 5일 동안 열립니다. CES는 8일(목)일부터 11일(일)까지 열리죠. 그러니까 이틀 겹칩니다.
아시다시피 스티브 잡스는 IT업계의 ‘영웅’이고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그의 손에서 나온 신제품은 매번 세상을 바꿔놓았습니다. 맥북이 그랬고 아이팟이 그랬고 아이폰이 그랬습니다. 헐렁한 청바지에 검은 스웨터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청중을 휘어잡는 잡스. 그의 프리젠테이션 솜씨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애플이 맥월드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티브 잡스가 연설하지 않습니다. 필 쉴러 선임부사장이 무대에 오를 거라고 합니다. 쉴러가 ‘잡스 없는 아쉬움’을 달래주긴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려진 잡스의 맥월드 기조연설 모음집이 눈길을 끕니다. 샘플 하나 보시죠.
지난 연말에는 또 한 차례 스티브 잡스 건강악화설이 퍼졌습니다. 맥월드 기조연설을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거라고 추측도 합니다. 성급한 인간들은 잡스 이후의 애플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루머로 끝나긴 했죠.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기조연설은 않더라도 맥월드에 모습을 드러낼 순 있지 않을까요?
빌 게이츠에 대한 아쉬움은 덜한 편입니다. 반년 전 MS를 떠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CES 기조연설은 그냥 쇼(기타 히어로의 쇼)였습니다. 기조연설 직후에는 ‘백조의 노래’란 평도 나왔습니다. 백조가 죽기 전에 부른다는 아름다운 노래…. 올해는 스티브 발머가 부르는 새로운 노래를 들어야 합니다.
스티브 발머는 빌 게이츠 후계자이고 MS 최고경영자(CEO)입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김 빠지는 얘기가 나옵니다. 발머가 기조연설에서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꺼리는 없을 것이란 얘깁니다. 테크크런치의 에릭 숀펠트는 발머 기조연설이든 CES든 모두 졸릴 것이라며 ‘CES 끝나거든 깨워달라’고 썼습니다.
테크크런치는 MS가 엠바고 붙여 넘겨준 자료를 거침없이 휘갈겨 놨습니다. (이 매체는 지난달 ‘엠바고 파기’를 선언). 자료의 핵심은 △윈도7 베타 서비스 선언 △윈도모바일의 플래시 지원 △올해 Xbox용 헤일로 타이틀 2개 발표 등입니다. 실망감이 큰데… 발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첫선을 뵐까요?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