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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가 검색 부문에서 10년 제휴한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0년’이란 기간이 너무 길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고, IT 분야 1년은 7년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검색 제휴 10년이면 강산이 7번 바뀔 수 있는 긴 세월입니다.
조금 전에 출근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이번 제휴에 대해 ‘야후가 오늘 할복했다(Yahoo committed seppuku today)’는 섬뜩한 제목의 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글에는 사무라이로 보이는 사람이 칼을 빼들고 할복하려는 그림이 첨부돼 있습니다.
[제휴 내용]. MS는 10년 간 야후 검색 기술을 사용한다, 야후 사이트에서는 검색 플랫폼으로 MS 빙(Bing)을 사용한다, 야후는 MS 검색 기술을 사용하지만 검색을 포함한 각종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다, 양사의 검색광고 영업은 야후가 담당하며 처음 5년 동안은 검색광고 매출의 88%를 야후가 차지한다.
[출처:calacanis.com]
이번 제휴를 사무라이의 ‘할복’에 비유한 이유를 아시겠죠? 검색 시장에서 야후는 구글에 이어 2위, MS는 3위입니다. 그런데 2위 야후가 3위 MS한테 검색 기술을 넘겨주고 MS 검색 플랫폼 빙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막말로 야후로서는 검색 기술 경쟁은 포기하고 MS한테 맡기겠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또 놀랐습니다. 지난달 MS가 빙을 내놓은 후 가끔 사용해보면서 동영상 검색 등에서 뭔가 다르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구글이 편하다…이런 생각을 했는데…이번 제휴만 놓고 보면 야후가 빙의 우위를 인정해준 셈입니다. 야후 검색엔진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믿기지 않는 드라마입니다. MS가 야후한테 47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던 게 1년 남짓밖에 안됐습니다. 창업자 제리 양이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죠. 야후가 후회할 즈음엔 MS는 이미 돌아선 뒤였습니다.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캐롤 바츠로 바뀐 뒤에야 협상을 재개해 이번에 타결했습니다.
야후의 할복이라. 동의하십니까? 검색만 놓고 보면 ‘할복’이란 표현도 틀린 건 아닙니다. 검색 기술 넘겨주고 MS 빙을 사용할 바엔 475억 달러 챙기고 회사 넘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협상 결과가 예상보다 야후에게 불리하다며 ‘악몽’이란 표현까지 썼습니다.

[야후+MS의 검색 점유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출처: Business Insider]
그러나 남의 결정을 함부로 재단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야후로서는 최선을 택했고 실리를 택했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야후는 10년 동안 검색 경쟁은 MS한테 맡기고 다른 인터넷 서비스에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5년 동안은 MS 쪽에서 발생한 검색광고 매출의 88%도 챙길 수 있습니다.
이번 제휴는 큰 파장을 몰고올 겁니다. MS는 야후의 검색 기술, 검색 정보를 활용해 빙을 강화할 테고, 야후+MS의 검색 점유율은 오름세로 바뀔 수도 있겠죠. 야후는 검색광고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다른 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MS 빙을 쓰기로 한 것은 야후로선 굴욕이겠죠.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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