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언젠가 뉴욕타임스가 1면에 광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자존심이자 민주주의 수호자라고들 하죠. 퓰리처상을 101차례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신문이 1851년 창간 이래 처음으로 1면에 광고를 실었던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뉴욕타임스는 빚더미에 짓눌려 멕시코 갑부로부터 연 14% 고리로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습니다. 돈이 된다면 1면에 광고 아니라 광고 하래비라도 실어야 할 형편입니다. 신문 1면 광고가 당연시되는 우리 눈에는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뉴욕타임스 홈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초기화면이 애플 광고로 떡칠이 돼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이젠 빤쓰까지 벗어야 할 만큼 힘든가 보다. 아무리 찬반 더운밥 가릴 계제가 아니라지만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독자한테 줘야 할 공간까지 애플한테 팔아버리다니….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는 애플 광고가 이렇게 실렸습니다.

*** 사진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
광고는 세 개로 구성됐습니다. 뉴욕타임스 제호 밑에는 가로로 길게 그래프가 있습니다. PC 메이커 소비자 조사에서 애플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오른쪽엔 ‘I'm a Mac' 광고에 등장하는 개그맨 존 호그만(양복)과 배우 저스틴 롱(캐주얼)이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어디 있을까요?
왼쪽에 있습니다. Before 사진, After 사진 보이죠? 미용학원 광고처럼 생긴 게 애플 광고입니다. 사진 속 인물은 애플 임원이라고 합니다. 오른쪽 박스에 있는 ‘click for sound’를 누르면 소리가 나옵니다. 두 광고 모델이 그래프를 보며 대화를 시작하면 왼쪽 광고 속 인물이 끼어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 ‘I'm a PC’ 광고 모델로 분장한 존 호그만은 애플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 믿기지 않은지 “하나의 조사일 뿐”이라고 대꾸합니다. 그러자 왼쪽 인물이 “사용하기 편하더라”,“바이러스가 없어서 좋더라”며 애플을 옹호합니다. 난처해진 호그만은 대화를 얼른 끝냅니다.
코믹한 광고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서글픈 광고이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거센 폭풍우를 만나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자존심 따질 계제가 아닙니다. 애플은 최근 맥 판매가 급감하자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광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광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