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관들이 갑자기 바빠졌다.그간 뜸했던 언론인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정책 홍보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을 받았을때 보다 더 적극적이다.

 

 모 장관은 얼마전 중견 언론인과의 식사 자리를 두번이나 잡았다고 한다.또다른 장관도 비슷한 밥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다른 일부 부처도 비슷하다.각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대 언론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 잘 챙기지 않다가 왜 갑자기 장관들이 바빠진 것일까.이유가 있다.한나라당이 지난달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후 여권의 쇄신 방향이 인적쇄신으로 모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벌써부터 7월말 개각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적어도 5,6명정도의 장관이 갈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한마디로 요즘 장관들은 좌불안석이다.교체대상 장관들은 한마디로 가시방석이다.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선 상시 검증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만 서면 즉각 후보군을 압축해 올릴 준비가 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일부에선 이미 대통령에 올릴 후보군을 정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은 부처들이 교체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교육개혁과 노사문제 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사업의 예산문제가 큰 혼선을 빚은 것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법무장관의 교체여부도 관심사다.

 

 일부 경제부처와 외교안보라인도 교체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다만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과 북핵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개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청와대도 3-4명의 수석이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일각에선 특정 인사에게 힘이 실리면서 왕 수석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결국 최근 장관들의 활발한 대 언론접촉은 개각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로 압축된다.평소에 열심이 챙기지 않다가 예상되는 개각을 눈앞에 두고 언론접촉에 나서는 것은 너무 속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개각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속셈아니냐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요즘 말을 아끼고 있다.친이계 일부와 당 쇄신위가 화합형 대표론을 내세워 박 전대표가 전당대회에 참여하거나 대리인을 내세우라고 압박하지만 별 반응이 없다.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요즘 답답해 하고 있다”고 전한다.여러가지 돌아가는 여권의 사정을 보면 전면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는게 사실이지만 한나라당의 대주주로서 마냥 위기상황을 구경만 할 수는 없지않느냐는 여론이 적지않아서다.
 
 현재의 쇄신 논의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쇄신의 본질적인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다.민심이반을 가져온 소통부재를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이 청와대에 있는만큼 당 대표 거취 논의는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이 10일 당 회의에서 화합형 대표론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홍사덕 의원은 “박희태 대표께서 6월 말을 시한으로 해서 자신의 직과 관련한 말을 하신 것은 일시적인 실수를 했다고 굳게 믿는다”고 힐난했다.

 

 이경재 의원도 ’화합형 대표추대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정말 마음을 털어놓는 화합과 통합의 정신이 있고 난 다음에 화합이 있는 것”이라며 “억지로 협박해서 얼기설기 만든다고 화합이 되는 것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이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박 전 대표와의 화해에 나서야만 당내 화합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지 당 대표 자리만 친박에게 넘겨준다고 해결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위기의 본질이 친이 친박의 갈등인데 이의 근본원인을 치료하지 않은채 자리 흥정으로 풀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박 전대표가 고민스런 대목에서 꺼내드는 카드는 다름아닌 원칙이다.그런 맥락에서 박 전 대표는 쇄신논의를 일단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그 결과를 보고 자신의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표는 어떤 경우든 대표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자신이 맡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대리인을 내세우지도 않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직은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친박인사는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표를 맡아봐야 빛날 일 보다는 타격을 입을 일이 많다”며 “자칫 수세에 몰린 여권의 또다른 희생양이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같이 민심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공연히 당의 전면에 나서봐야 득 될 게 없다는 인식이다.대표자리가 잇단 악재에 대해 책임만 지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박 전 대표로선 긴 호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차기 대선까진 3년반이나 남아있다.한마디로 장기전이다.지금 대표직을 고사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다.

 

 대표직을 맡는 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울수 없을 것이다.더욱이 민심이반으로 여권으로선 딱히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대표직을 맡을 경우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

 

 그 보다는 단기적으로 국민의 불신이 깊은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당분간은 차기 주자로서 이미지를 관리하고 내년 이후 결정적일때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여권의 쇄신 논의를 보면 열린우리당을 떠올리게 된다.열린우리당과는 색깔면에서 정반대편에 위치해 너무나 다를 것 같은 한나라당이 걷고 있는 길은 너무나 유사하다.

 

높은 지지율속에 과반의석의 거대여당으로 출발한 한나라당이 내부 갈등과 무력감속에 잇단 재보선 패배로 민심을 잃었던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는 듯 하다. 


 

 두 당은 과반의석을 확보,강한 여당으로 출발했지만 채 1년도 안돼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노무현 탄핵역풍’덕에 152석을 차지했던 우리당은 1년여간 국가보안법 등 이념법안 처리에 매달리다 민심을 잃었다.

 

170석의 한나라당도 각종 경제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다짐했지만 ‘모래알당’이라는 비아냥속에 소수 야당에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여당이 돼버렸다.보수층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선거패배 이후 불거진 쇄신 논란도 닮은꼴이다.쇄신파가 대폭 개각을 포함한 여권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한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청와대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다보니 “당 대표라도 갈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비본질적인 결론에 도달한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열린우리당은 총선 이후 치러진 재보선에서 연전연패,0대40이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선거에서 질때마다 대표(당 의장) 퇴진론이 불거졌다.

 

대표가 줄 사퇴했다.그러다보니 대표의 평균 임기는 100일을 겨우 넘길 정도였다.덕분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임기 2년동안 7명의 여당 대표를 상대해야 했다.

 

 한나라당의 쇄신 논란의 종착역도 박희태 대표의 거취다.쇄신파는 “박 대표의 사퇴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압박하고 있다.청와대는 난색을 표한다.대안이 마땅치 않은 터에 박 대표 퇴진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쇄신파는 연판장을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당내 불협화음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 같다.

 

 당내의 뿌리깊은 계파대결도 판박이다.열린우리당은 전신인 민주당 내홍의 산물이었다.당 개혁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백바지(개혁)-난닝구(실용)논쟁’을 낳았고 결국 두 세력은 결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이 탈당해 만든 게 열린우리당이었다.열린우리당은 노 전 대통령 세력과 중도파간의 대립으로 주요 정책에 대해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 대결은 이미 도를 넘었다.이들 사이에 신뢰라는 용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친이 친박의 분열은 보수세력의 분열을 의미한다.

 

한지붕 두가족의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와 총선을 거치면서 결국 결별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게다가 청와대에 대한 여론이 안좋긴 마찬가지다.노 전 대통령은 거침없는 말과 코드인사로 민심이반을 불러와 임기내내 고전했다.

 

이 대통령도 임기초반부터 조각 실패와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MB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적지않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떠난 민심을 되돌리기는 어려운 구조다.적어도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손잡지 않는한 상황은 더 나빠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0대40 기록과 4년8개월여간 지지율 10%대에 묶여있었던 열린우리당의 치욕이 이젠 한나라당 얘기가 될수도 있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