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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운영한지 약 1년만에 누적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12월4일 부터 시작해 ‘빼빼로의 날’인 지난 11월11일 ‘백만돌이’가 됐으니 아직 1년은 조금 안되는군요. 강호의 고수라 할 수 있는 여러 파워 블로거분들에 비하면 방문객수를 논하기가 좀 부끄럽긴 합니다. (사실 방문객수를 세보고 기념한다는 게 일견 유치한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또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가 쓰는 ‘기자블로그’다 보니 여러분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저로선 그동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셔서 관심을 표해주시고 의견을 피력해 주신데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음 한편에선 약간 자랑스런 마음도 없지는 않습니다.^^)

<'블로그 폐인'이 된뒤 수면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사진출처:슈피겔>
사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미처 예상치 못했던 점은,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에는 결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소중한 경험을 지난 1년간 ‘진하게’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블로그라는 일종의 마약에 빠졌다고나 할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블로그를 들락날락 거리며 ‘폐인의 길’로 접어든 듯 합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비록 얼굴은 뵙진 못했지만, 매일 친한 친구처럼 접했던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그동안 읽었던 책들 중 인상 깊은 내용들을 정리하는 일종의 독서노트를 마련해 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10여년간 기자생활의 경험을 투사해 나름 정리해 보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습니다.)

<제 블로그의 주제인 '역사'는 매우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또 한편으론 역사는 박물관이나 책갈피에 쌓인 먼지 속에 죽어있는 단순한 학창시절 암기의 대상이 아니라 오늘날 삶에 끊임없이 재현되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라는 점을 멋지게 표현해보고자 하는 허랑한 욕심도 있었습니다. 또 역사의 유기적 복합성과 다면성, 이와 함께 역사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좋은점, 나쁜점, 자랑스러운 점, 부끄러운 점을 모두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나름 원대한 목표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많은 분들을 뵙기위해 자극적인 소제로 어설픈 '낚시질'을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모피반대운동 단체인 PETA의 홍보 포스터>
한마디로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제 딴에는 멋드러진 풍부한 내용을 갖춘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비견될 만한 집을 짓고 싶은 욕망도 있었는데, 실제로 지어진 것은 이래저래 균형과 이빨이 맞지 않는 얼키설키, 뒤죽박죽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공간이 된 듯 합니다.
그렇지만 세계의 온갖 신기한 박물학적 물건들을 잡다하게 모아놨던 근세 독일의 ‘분더카머(Wunderkammer)’가 후대의 멋진 박물관으로 발전했듯 이 블로그가 제 생각을 정리하는 멋진 거름이 되고 있다며 위안을 삼고, 희망을 가져보려 합니다.

<질서정연하게 논리적으로 정리된 박물관을 꿈꿨지만 실상은 제 눈에만 신기한 것들을 잡다하게 모아놓은 '분더카머'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무엇보다 글을 쓰고 정리하고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점, 부족했던 점을 다시 짚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 듯 합니다.
때론 예의없는 인신공격성 악플도 접하고, 때로는 국수주의적인 유사역사학에 빠진 사람의 스토킹도 당해보며, 가끔 이분법적 사고관에 바탕을 둔 공격을 받으면서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여러분들의 도움과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블로그운영중 접한 따끔한 지적은 큰 힘이 됐습니다. 사진출처:슈피겔>

<하지만 막가파식 악플러는 곤혹스런 경험이었습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약 1년간 130여개 포스트를 작성했는데, 돌이켜 보면 한편 뿌듯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선 부끄럽기도 합니다. 누군가 “블로그는 자기 파멸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개하는 것”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봤습니다. 저도 이제 슬슬 밑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언제까지 블로그를 계속 쓸 수 있을지 간혹 자신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맺고, 느끼고, 소통하며 배운 점들은 언젠가 블로그를 접더라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점입니다.

<블로그 운영중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방문자 여러분의 격려였습니다.추천은 나의 힘^^. 사진출처:슈피겔>
역사관련 블로그를 운영해 보면서, 이 블로그에 자체의 조그마한 역사기록을 남겨놓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몇자 끄적여 봤습니다. 지난 1년간 저 자신의 행적을 되돌아 보면서,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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