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인터넷 포털사업자에겐 시련기였다. 신문, 방송이 포털사업자를 상대로 서비스의 윤리성, 비즈니스의 독점성을 문제삼으며 연일 직격탄을 날렸고, 마침내는 정치권에서 다양한 포털 규제법안 입법화의 시동을 거는 데까지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임원들은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가야 했고 검색서비스 사업자법 등 국회에 계류중인 십여개의 규제장치들은 오늘도 시한폭탄처럼 잠복하고 있다.

진보적인 집권세력과 인터넷 포털이 끈끈한(?) 관계라는 정치적 견해로부터 출발한 대포털 비판론도득세했다. 특히 탄핵정국 등을 거치면서 포털뉴스 편집의 편파의혹 논란이 거세졌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권력이동이 이뤄짐에 따라 포털의 보수화 의혹으로 반전됐다. 새 정부 출범은 포털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위치를 바꾸면서 또다른 전선을 만든 것이다.

대포털 정치공방이 격해지는 동안 실제로 포털사이트를 이탈하는 기류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1년간 콘텐츠 기업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포털 연합전선은 대표적이다. 언론사들의 경우 표준 가이드라인을 지키라며 포털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CP의 이익을 보전해주는 명분으로 아웃링크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포털 서비스의 점진적 개선도 이뤄졌다.

그러나 개방형이 아닌 폐쇄적인 국내 포털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 모았다.포털이 아닌 전문 검색 사이트도 생겼다.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 확대는 포털 종속형 블로그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사건’이었다. 집단지성이 포털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연대하고 소통하는 트렌드가 전개된 것이다.

더구나 포털 서비스에 대한 의문과 반론이 잇따라 제기됐다. 네이버 지식iN서비스는 콘텐츠의 질과 양에 있어 심각한 비관론이 대두됐다. 쓰레기 정보가 넘치는 반면 양질의 정보는 사라졌다는 비평이 그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블로거 기자단은 뉴스편집과 선정에 있어 조작과 왜곡 가능성이 비등했다.

최종 목적지로서의 포털이 아니라 경유지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포털 비즈니스가 인터넷 생태계에서 점유한 비중이 확고해지는 한 켠에서 똬리를 튼 대포털 비판론은 어느새 포털이 정점에 이른 뒤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담화로 이어졌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주요 포털 사업자의 주가는 눈에 띄게 고전했고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2월한 때 NHN의 주가는 19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국내 양대 포털 중 하나인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주가의 하락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물론 NHN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사상 초유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MS의 야후 인수제안 등 해외 포털들의 M&A
기류에도 아랑곳 않는 국내 포털 사업자의 지위를 표상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포털 규제장치 도입의 향배에 따라 자체 성장의 재료가 바닥난 포털이 무너질 것으로 보는 전망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신문법, 검색서비스사업자법 등 만만찮은 타율규제의 암초들이 2008년에도 포털의 앞길에 가로놓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털을 철저한 기업규제의 측면에서 다뤄서 포털 서비스 부작용 더 나아가 포털의 힘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최근까지도 정치사회적 집중포화로부터 살아남았고 앞으로 다가올 여러가지 타율규제로부터의 안전도 가정할 수 있는 포털의 힘은 따로 있어서이다.

포털은 이미 21세기 신인류의 삶의 패러다임에 완전히 뿌리 내린 가족과 같은 존재감을 갖고 있다. 포털 검색, 이메일,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야말로 신인류의 동선과 인식을 장악한 거대한 메트릭스(Matrix)로 볼 수 있다. 모바일, IPTV로 이식되는 등 아메바처럼 분열하는 포털의 힘은 더욱 위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포털 와해론과 건재론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포털의 현재와 미래를 공공적인 역할로 상정하려는 이들의 고민과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국가기구의 포털 통제를 허용할 경우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본원적인 부작용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통제의 적정선을 찾는 지점에서 혁신을 통해 변신하는 포털이 찾아낸 새로운 출구는 나타날 것이고, 우리는 그때 다시 전망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포털업체들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한 끝에 NHN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고 수십 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NHN은 인터넷 환경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면서 법적 대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NHN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70%가 넘는 시장 지배적 위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주가에 단기 영향은 받겠지만, 장기적인 파급력은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NHN은 이번 조치의 상징적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신정부 출범 이후 포털사업자들에 대한 규제장치 도입이 적극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포털 사업자가 공정거래 프로그램 가동에 나선 것도 그러한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하는 미디어 전문 월간지 '미디어+퓨처'의 포털 관련 기획특집에 실린 글입니다. 포털 관련 기획특집은 여러 개의 주제를 갖고 다수의 전문가가 기고해 구성돼 있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트에 담긴 원고 작성 시점은 2월 초순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잡지에 게재된 원고와 이 포스트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포스트 등록시 최근 사안을 재정리해 추가한 것입니다.

덧글.
그림 출처

KBS인터넷·iMBC·SBSi 등 지상파방송사의 자회사 3사(이하 i3사)는 지난 1월 동영상 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OSP) 7곳에 저작권 침해행위 중지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협상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인터넷 업계의 쟁점으로 끌어 올렸다.

공문을 받은 곳은 야후 코리아, SK커뮤니케이션즈, 판도라TV, 엠군미디어, 나우콤, 프리챌, SM온라인 등이다.

지난 2006년 10월 64개 인터넷 업체에 첫 공문을 발송한 이후 세번째 공문을 보낸 i3사는 지난해 9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각각 네이버, 다음)과 방송 콘텐츠 저작권 보호 협약(이하 저작권 협약)을 맺으면서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반면 최종 경고장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7개 업체들은 i3사와 1차 협상을 끝내고 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세부 협상에 나서 활용 범위, 공동 수익모델 등을 서둘러 일괄 타결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네이버, 다음이 i3사와 맺은 저작권 협약의 경우 불법 저작물을 즉시 삭제하기로 하고, 상호간에 저작권 전담인력 배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사전·사후 후속 조치 강화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더 살펴 보면, △방송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리스트 등을 바탕으로 포털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사례 모니터링 △방송사 저작권 전담 인력 확보 및 365일 가동 △회원에 대한 정기적이고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 공지 △커뮤니티에 대한 적극적 관리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온·오프라인 캠페인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i3사가 7개 업체에 대해 요구하는 사항도 대체로 비슷하다. i3사가 마련한 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OSP) 즉 UCC 업체와의 합의기준(안)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방송 콘텐츠 관련 저작물이 해당 사이트에 올라왔을 경우 즉시 삭제하고, 저작권 담당자를 선정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핫 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는 수준이다.

또 UCC 업체가 수용해야 할 원칙에 해당하는 것으로 방송 저작물 관련 검색어 리스트, 회원 및 자체 커뮤니티-블로그, 카페 등의 제재조치, 콘텐츠 삭제 내역, 금칙어 및 필터링 사항 전반에 대해 정기보고토록 하는 것도 들어 있다. 제휴 CP들의 콘텐츠 제공시 저작권 침해 여부를 사전에 검수한 후 방송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은 것만 서비스토록 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UCC 업체 등이 이미 자체 인력으로 모니터링 해 왔다는 점에서 새롭고 무리한 요구라고 볼 수는 없다. 공문을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부터 i3사의 저작권 관리 대행사의 삭제 요청을 실시간 처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용해오고 있다”면서 “손해배상이나 저작물 활용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 등에 있어 상호간 합의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 협상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대화를 거부하며 강경노선을 걸어온 i3사가 UCC 업체와 대화국면을 조성한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과거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즉, 어떤 식이든 UCC 업체의 방송 저작물 침해와 관련된 손해배상을 받으려는 방송업계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방송 콘텐츠를 재가공하거나 제한적으로 유통하는 데 따른 트래픽 증가로 광고유치를 하는 비즈니스에 의존하는 UCC 업체들로서는 i3사와의 협력관계가 절대적이다. 현재 시장의 논리와 흐름이 i3사가 원하는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방송 콘텐츠를 활용하는 업체들로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일괄 타결을 해야 할 형편인 셈이다.

그러나 액수가 문제다. 한 동영상 플랫폼 업체 대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i3사와 양대 포털간에는 콘텐츠 활용 또는 손해배상 명목으로 큰 단위의 금액이 오고 갔을 것”이라면서 “중소 UCC 업체에겐 월 억대의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세부 협상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소 UCC 업체들의 여건을 고려할 때 월 5천만원 미만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UCC 업체들은 트래픽을 감당하는 서버 유지를 위해 월 억대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또 미디어 렙사에 20~30%를 떼주는 현재의 온라인 광고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트래픽을 끌어 올려야 하지만 관리비용이 올라가는 악순환에 직면하고 있다.

한 동영상 UCC 업체 관계자는 “주력 비즈니스 모델구조상 트래픽 상승에 따른 하드웨어 비용 증가를 조직 슬림화 등으로 상쇄시켜야 할 판”이라면서 “그러나 i3사가 요구한대로 1년 365일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등 방송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늘 수밖에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동영상 광고를 붙이는 실적 기반의 수익쉐어 모델을 원하는 UCC 업체와는 다르게 고정 금액을 요구하는 i3사간의 현격한 인식차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UCC 업체들은 방송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기반을 보장하고 그 토대 위에서 광고 수익 등을 함께 분배할 때 공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기본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판도라TV는 지난해 초 이용자가 방송 콘텐츠를 5분 한도 내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사이트 운영자가 저작권자에게 대신 이용료를 지급하는 ‘인용권’을 제안한 바 있다. 이용료는 이용자가 1회 조회할 때마다 발생하는 2원의 광고료(수수료 제외) 중 50%인 1원을 방송사에게 지불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는 올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에게 2차적인 콘텐츠 유통의 자율성을 부여해 해당 콘텐츠의 인지도와 활용도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려는 UCC 산업의 기본 가치와 결부되는 개념이다. 또 한편으로는 웹2.
0 등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서 이용자의 콘텐츠 활용의 자율성을 앞세워 저작권자의 압력을 비껴서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그러나 방송사의 생각은 다르다. iMBC 한 관계자는 “방송 저작물의 권리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걸려 있는 등 방송 콘텐츠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웹2.0, UCC산업 활성화 등 추상적 개념만 들먹이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한다.

SBSi의 한 관계자도 “방송 콘텐츠의 불법 유통으로 방송사의 VOD 매출 손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면서 “저작권법에도 없는 인용권을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저작권자들과 협의를 원만히 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각론 협상을 타결한 뒤 이용자 관점을 풀어가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즉, 방송 콘텐츠의 유통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i3사는 저작권자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확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i3사는 저작권 침해 근절 대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언제든 광고 수익 쉐어 등 비즈니스 모델로 논의의 중심을 바꾸려는 7개 업체와는 초점이 다른 것이다.

이와 관련 이미 일부 방송사들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방송 콘텐츠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합법적 콘텐츠 이용 경로를 제공하는 SBSi ‘내티비(NeTV)’의 경우 지난해 8월 오픈한 이후 월 200~3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SBSi는 일부 포털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유통창구를 두되 자사 전략에 따라 선별 마케팅하고 있다.

SBSi 측은 “내티비 등을 통해 이용자의 권리, 즐거움을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편집 저작을 허락한 것은 아니고 극히 낮은 단계의 제한적인 권리만 허락하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방송 콘텐츠의 특성을 감안, 합법적 유통에 국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KBS, CBS 등 지상파 방송사 연합이 팟캐스트 서비스 상용화 위해 오픈한 단팥 컨소시엄은 방송사 콘텐츠의 저작권적 보호 움직임을 구체화하는 한편 독자적인 UCC 사업을 위한 행보로 주목받은 바 있다.

또 iMBC를 비롯 i3사는 한류와 함께 드라마, 쇼 등 콘텐츠 비즈니스가 글로벌 마켓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저작권 침해를 방치할 경우 해외에서도 똑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해외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세계적 콘텐츠를 국내에 유통하는 방송사들의 신인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어 저작권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물론 i3사는 동영상 UCC 업체와 사업적 이슈가 존재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 저작물을 UCC 플랫폼에서 활용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공식적 채널을 통해 외부에 유통하는 등 불법 유통 방식을 근절하여 시장 유통의 정상적인 흐름을 만드는 것이 UCC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절실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렇게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 압박에 시달리면서 UCC 업계도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자체 콘텐츠 생산에 나서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나우콤은 유관 업체들과 e스포츠 전문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를 개관해 인터넷 방송 시스템을 확보했다. 프리챌도 인터넷 생방송과 동영상 제작이 가능한 전용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저작권 문제를 해소한 UCC 콘텐츠를 IPTV 등에 제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는 UCC의 80% 이상이 지상파 콘텐츠를 재가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사와 UCC 업체간 협상 결과에 따라 방송 콘텐츠 불법이용 제한조치가 확대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UCC 업계는 전면적으로 사업전략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지난 3년간 동영상 UCC 시장을 지켜낸 업계로서는 아직 내세울 것이 없는 처지에서 저작권 이슈는 최대 난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법원이 지상파 방송의 TV 프로그램을 동영상 파일로 저장한 후 유료로 다운로드받게 하는 ‘인터넷TV녹화대행서비스’를 해온 ‘엔탈(ental)’의 서비스를 중지시키는 등 사회 전반의 저작권 보호 의지가 커져 이래저래 위축된 상황이다.  

결국 UCC 시장 내 방송 콘텐츠 저작권 활용을 풀고 가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도약의 출구를 찾기 어려워 진 것이다. UCC 업체는 이번 협상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방송 콘텐츠의 합법적 활용 조건 및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할 절박함이 있다.

반면 저작권 압력이 UCC 시장에 재갈을 물려 결국 방송사의 배만 불리려 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사는 UCC를 활용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규모를 키워야 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양측의 대타협을 전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결국 공멸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물론 타협의 내용에 따라 이용자의 방송 콘텐츠 활용의 폭과 UCC 업체들간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될 것이지만 말이다.

 

[참고] 방송사-OSP 저작권 이슈 흐름

2008.1.23. 법원, 인터넷 TV 녹화대행 서비스 금지 가처분 결정
2008.1.17. i3사, OSP 7개업체 공문발송
2007.9. 4. i3사-네이버, 다음 방송콘텐츠 저작권 보호협약
2007.8.21. SBSi, 네티비(NeTV) 퍼가기 오픈
2007.4. 6. 지상파방송사연합 단팥 컨소시엄(KBS, CBS 등), 팟캐스트 서비스
2007.2.20. i3사 등, 38개 업체에 2차 공문 발송
2006.10.30. i3사 등, 64개 업체에 1차 공문 발송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하는 미디어 전문 월간지 '미디어+퓨처'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이 2월 초순이었음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UGC(User Generated Content)가 언론사가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뉴스룸 편집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저널리즘을 연구하고 있는 영국 런던 시립대(City University) 닐 트루만(Neil Thurman)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영국 내 언론사 웹사이트가 형식적인 UGC 강화를 추진해오면서 이용자 참여를 극대화하는 실질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뉴스룸의 편집자들은 UGC에 개입하고 조직화하는 방법들을 학습하는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단 편집자들은 UGC에 대한 권위적인 태도와 현실적 이슈를 해소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첫째, 뉴스룸은 UGC의 수준과 규모를 끌어올리려고 하는데 반해서 재정적 지원은 쥐꼬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편집자들이 UGC를 가능한한 뉴스 페이지에 올려주는 것이 보상책의 전부로 이해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둘째, 편집자들은 UGC에 개입(gatekeeper)하는데 있어서 브랜드의 명예를 지키고,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UGC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일일 수 있음에도 말이다.

 

셋째, 어떤 식이든 UGC를 확대할수록 비용이 들 수밖에 없지만 실제적 효과-트래픽은 여전히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는 뉴스룸 편집자들이 UGC를 적극적으로 껴안기를 망설이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언론사 사이트 이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역동적인 참여-글을 등록하고 소통하는-와 단순하고 평이한 참여-다른 사람의 글을 보기만 하는- 사이의 간극이 큰 편이다.

 

BBC의 'Have Your Say'의 경우 순방문자수의 단 0.05%만이 참여,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일반적인 뉴스가 생성된 페이지의 약 5/1 정도에서만 참여가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영국에서는엄정한 법제도-저작권, 명예훼손 등 때문에 뉴스룸이 UGC를 다루는 데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편집자들은 이용자들이 등록한 콘텐츠에서 발견되는 오탈자, 문법, 이중성, 현학성,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비평,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부분 등에 대해 엄정하게 개입하려 든다.

 

편집자들이 UGC의 데스크로서 기득권을 행사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지지하는 부분은 전통적 저널리스트의 균형적 자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적극적인 UGC 통제는 많은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어 UCC 활성화에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사실상 영국내 언론사의 UGC 실험은 비용이 드는 것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편집자들이 UGC에 가하는 너무 많은 필터링과 통제는 이용자의 참여와 뉴스룸과 이용자간 소통을 좌절시킨다. 또 어떤 측면에서는 게이트키핑이 이용자들이나 편집자에게 흥미로운 일도 아니다.

 

문제는 언론사가 UGC를 구축하기 이전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自社 또는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진화를 제대로 인식하느냐의 여부, 브랜드 가치 또는 신뢰도에 대한 냉정한 성찰, 이용자와의 파트너십(구독자 관리 체계 포함) 전반에 걸친 개선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영국 가디언지의 '지적 커뮤니티' 전략은 오랜 시간 많은 뉴스룸 관계자들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이용자들에 대한 충분한 사전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반면 국내 상당수의 (닷컴) 온라인 저널리스트는 UGC를 설계하라는 올드미디어(또는 스스로의 판단)의 지시를 수용했지만 이것의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UGC가 단지 시설과 장치, 즉흥적인 기구와 소수의 전문가로서만 구현된다고 보는 판단을 버려야 한다. 언론사가 원하는 UGC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용자들과 제대로 소통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지만 말이다.  

 

덧글. 닐 트루만의 보고서는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BBC뉴스, 파이낸셜타임스, 더인디펜던트 등 영국의 유명 매체들의 온라인 편집자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다.

덧글. 가디언지의 지적커뮤니티와 관련된 책이 3월 중 발간된다. 동아닷컴에 근무했던 최은숙 씨가 가디언지 뉴스룸 관계자들과 장기간 소통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다. 외국 신문의 뉴스룸 심장부에서 얻은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나는 이 책의 원고를 사전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아주 조금의 의견을 전달했다.

 

덧글. 이미지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