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캐스트 본격 시행 100일(4월10일 전후)을 앞두고 이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이 서비스가 결국 누구에게 이로운 것인가라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네이버가 뉴스 유통 시장을 좌지우지해온 만큼 뉴스캐스트도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것이라는 경계심리 때문이었다.

일단 뉴스캐스트는 언론사 사이트에 트래픽 쓰나미를 선사하면서 '효과'가 정착되는 흐름을 보여줬다. 시장조사기관 랭키닷컴에 따르면 뉴스캐스트 시행 한 달 전인 2008년 12월부터 2009년 3월 4주까지 4개월간 주요 언론사 사이트의 방문자수(UV)는 최대 10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뉴스캐스트 시행 이전 한국일보 사이트는 주간 방문자수가 100만명이었으나 3월말 현재 7배나 증가했다. 뉴스캐스트 초기화면에 디폴트로 노출되는 36개사가 모두 이런 폭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리안클릭의 지난주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 웹사이트 주간 방문자수(845만명)는 네이버 뉴스 방문자수 1,009만명에 육박할 정도였다.

 

반면, 지난해말 1300만명대를 유지하던 네이버 뉴스의 주간 방문자수는 900만명대로 하락했다. 다음 뉴스에도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네이버 뉴스의 지속적인 '고전' 양상이 이어졌다.

 

이러한 정량적인 변화는 지난 십여년간의 포털 종속적 구도 속에서 허덕인 언론사에겐 좀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네이버가 기사 검색시 아웃링크를 도입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쌍전벽해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사 온라인 뉴스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뉴스룸도 뉴스캐스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접근방법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의 웹 생태계를 감안할 때 천우신조의 기회로 보는 언론사로서는 뉴스캐스트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언론사 내부에 뉴스캐스트 대응 수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뉴스캐스트 대응 전략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첫째, 언론사 뉴스룸 내부에 인터넷 뉴스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렸다. 하루 1~20만명의 방문자수에 불과하던 데서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들어오면서 '없던' 댓글도 쏟아졌다. 자연히 오프라인 뉴스룸 기자들마저도 인터넷 이용자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

 

일부 신문사는 ‘온라인뉴스국’, ‘온라인속보국’을 신설, 확대하는가 하면 닷컴 기자들의 역할을 재조정하거나 인력 충원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뉴스의 생산량이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뉴스를 고민하는 계기도 됐다.

 

둘째, 인터넷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도 생산했다. 뉴스캐스트에 의해 언론사 사이트로 유입된 이용자들은 친포털뉴스 이용자인만큼 이들을 어떻게 붙들어 둘 것인가, 이용자 로열티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논의가 이어졌다.

 

이 결과 일부 신문사는 차별화한 ‘연예 섹션’을 만들거나 스타 기자 등 고급화한 정보 서비스에 주력했다. 인물정보 등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비디오 서비스 등 다양한 온라인 뉴스 콘텐츠 제공이 정착했다.

 

즉, 뉴스캐스트는 이용자 친화적인 뉴스 서비스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각인시켜줬다고 할 수 있다. 뉴스캐스트 없이도 이용자가 찾아오는 언론사 사이트가 되려면 콘텐츠 질의 업그레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케 한 것이다.

<뉴스캐스트 시행전후의 언론사 뉴스룸 변화>

 

셋째, 뉴스룸과 기자들의 인식 변화 뿐만 아니라 경영진도 온라인 뉴스에 대한 인식전환을 이끄는 ‘묘약’이 됐다. 인터넷 이용자가 언론사 브랜드 파워 확대에 절대적이라는 이해를 할 수 있게 됐다.

 

광고 격감에도 온라인 뉴스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일부사는 서버를 추가 구입하거나 네트워크 회선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하면서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뉴스룸의 변신은 분명 뉴스캐스트가 주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 뉴스캐스트는 심각한-국내 언론사 뉴스룸의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병폐에 속하는-문제점도 유발했다.

 

첫째, 뉴스캐스트는 24시간 뉴스 생산이라는 강박증,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소모적 집착 등을 불러 일으키면서 기자들의 피로도를 가중시켰다. 인터넷 뉴스 생산을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언론사는 일과적인 대응만 할 뿐이었다.

 

소수의 몇 사람이 온라인 뉴스룸을 책임지는 일부 언론사는 즉흥적인 지시가 난무했고 낚시질 기사를 남발했다. 충분한 재원과 여건은 고사하고 뉴스캐스트 트래픽을 빨아들이겠다는 일념이 지배하면서 온라인 뉴스룸 실무자들의 고충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매체의 정체성까지 상실하는 연예, 스포츠 뉴스가 쏟아졌다. 해외토픽성 기사가 앞다퉈 게재됐다. 심지어 뉴스캐스트의 막대한 영향력을 염두에 둔 공세적인 뉴스편집까지 거들었다. 뉴스캐스트에 실리는 뉴스의 비중은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듯 극단적으로 오락가락했다.

 

둘째, 뉴스캐스트는 애초 언론사에 편집권을 넘겨줌으로써 인터넷 뉴스 유통시장에서 상생의 협력관계를 마련한다는 취지였다. 이용자들도 언론사 선별권을 준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뉴스캐스트는 트래픽 블랙홀이 되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뉴스캐스트 줄서기에 나섰다.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 2차 신청에는 100여개 언론사가 몰렸고, 네이버는 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선정권을 행사했다. 오히려 뉴스캐스트란 오픈 플랫폼이 네이버 권력을 강화시킨 꼴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신문협회는 공동 뉴스포털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뉴스캐스트에 의존해서는 인터넷 뉴스 유통시장에서 결코 힘을 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의 언론-포털간 줄다리기에서 언론사들이 원래부터 목표(?)로 한 것은 ‘트래픽’이 아니라 포털로 넘어간 유통 ‘주도권’을 가지고 오려고 한 것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7년 언론사 단체와 구글코리아간의 협의도, 뉴스뱅크 모델 추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마디로 공룡 네이버를 배제하려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하지만 뉴스캐스트는 지난 3개월여간 시장에 뿌리내렸고 일부 이용자들이 비록 네이버 뉴스를 떠났지만 네이버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각별하다.  

 

언론사 처지로 보면 뉴스캐스트 대응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제기되는 등 근본적인 인터넷 뉴스 서비스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더 많은 기자들을 인터넷 뉴스시장에 뛰어들게 할 필요가 있다. 단지 참여를 확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뉴스 소비 패턴이 더 강화되는한 핵심 역량이 오프라인 매체에 한정돼 있는 언론사 뉴스룸의 역학구도는 재설계될 수밖에 없다.

 

<뉴스캐스트 대응 전략>

 

또 언론사 사이트도 전면 개편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일부 신문사닷컴은 듀얼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뉴스캐스트 유입 이용자층과 ‘즐겨찾기를 해 두고 바로 언론사 사이트로 들어오는 이용자간의 차이를 감안, 웹 페이지 레이아웃에 미세한 변화를 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형 기자 블로그를 뉴스형 블로그로 개선하는 것도 가정할 수 있다. 네이버는 뉴스 외의 콘텐츠는 뉴스캐스트 노출을 사양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도 될 것이다. 영상 뉴스를 비롯 킬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부분도 제기된다.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은 결정적인 이슈다. 뉴스캐스트를 통해 늘어난 트래픽 기반으로 광고수익을 늘리려는 것은 가장 초보적인 편에 속한다. 구글 애드센스나 오버츄어에 의해 유지되는 언론사 사이트의 광고모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광고 매출이 늘고 있는 언론사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미디어렙사는 스스로 수수료율을 낮춰 언론사에게 넘겨주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결국 네이버 트래픽이 수익과 직결될 수 있도록 사이트를 최적화하는 과제가 부상한 상태다.

 

무엇보다 언론사 뉴스룸의 성찰이 요구된다.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준 낮은 접근방식은 이제 개선돼야 한다. 단기적인 트래픽 경쟁에 매돌된 지난 100여일간에 과연 언론사 사이트는 이용자의 로열티를 확보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물론 뉴스룸 내에는 현실과 이상간의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이 예상된다. 경쟁지와의 트래픽 우위가 실적평가의 재료로 쓰이는 뉴스룸에서 킬러 서비스 확보 같은 이상론이 힘을 얻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뉴스룸의 근본적인 개선 작업 없이 지금처럼 뉴스캐스트에 일과적이고 상업적으로 다가서는 한 명실상부한 시장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의 거의 대부분의 통계자료들은 그러한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방문자수는 늘어났지만 페이지뷰(PV)와 체류시간(duration)은 줄어들었다. 방문자는 ‘거품(bubble)'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 버블은 뉴스룸에게 종종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방문자 규모가 사이트의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뉴스캐스트 시행 이전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불편한 유저 인터페이스(UI)로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떠나 다음 등 다른 포털로 떠날 것이라거나 네이버 뉴스 홈페이지에서 인링크 소비를 할 것이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언론사 사이트로 몰려든 방문자 규모는 자사 사이트를 오판하기에 충분했다. 자사 사이트의 경쟁력이 제대로 검증됐다고 본 것이다.

 

3개월여 후인 4월 현재 언론사 사이트의 방문자수는 더 늘지 않고 있다. 네이버 초기화면의 뉴스박스에는 7초 간격으로 1개 매체가 노출돼, 1분 동안에 모두 8개 매체가 노출된다.

 

뉴스캐스트에 참여 언론사가 총 36개사이므로 최소 5분당 1회씩 노출되며 시간당 12회, 1일 총 244회가 노출된다. 언론사당 하루 28분이 네이버 초기화면에 걸리는 총 시간이다.

 

하루 동안 네이버 뉴스 이용자 규모가 일정하다고 할 경우 언론사 사이트에 물리적으로 유입되는 규모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임계점에 도달하려는 언론사의 ‘꿈(?)’이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몰려드는 방문자가 언론사 사이트와 그 뉴스, 서비스를 신뢰한 클릭이라고 ‘확신’하기보다는 언론사 사이트를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체계적이고 정교한 혁신 프로그램이 작동돼야 한다.

 

그러한 판단이 필요하단 것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자료도 있다(해묵은 것이긴 해도!). 랭키닷컴이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종합 포털사이트 방문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84% 이상이 한달에 101페이지 이상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합일간지는 2년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101페이지 이상 이용자 비중은 10%를 조금 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뉴스캐스트 시행에 따른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포털사이트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언론사 사이트이긴 해도 이 수치는 언론사 웹 서비스의 진정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아닐까 한다.

 

언론사가 사이트를 혁신하는 데 있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같은 커뮤니티에 좀더 공을 들인다거나 분석적이고 전문적인 뉴스를 생산하고 기자들의 소통 확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론사의 이같은 변화 노력과 함께 뉴스캐스트로 정치사회적 리스크를 단숨에 걷어낸 영리한 네이버도 성의 있는 후속조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네이버가 일부 스포츠지의 뉴스편집 선정성 논란 이후 이용자 불만을 내세워 뉴스캐스트 운영가이드를 마련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언론사는 초기화면 기본 노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으름장’ 압박도 있었다.

 

언론사들이 뉴스캐스트 활용전략 더 나아가 인터넷 뉴스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이용자들이 뉴스캐스트에서 언론사별 구독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등 기초적인 데이터는 통지해줘야 할 것이다. 최소한 자사에 대한 정보는 알려줘야 능동적인 변화의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웹 생태계 복원은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퇴로가 없어진 언론사를 뉴스캐스트 퇴출과 진입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둘러서가 아니라 이용자의 뉴스 소비패턴을 추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조치로 진정한 상생의 국면을 열어야 한다.

 

이미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게 포기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 네트워크, 하드웨어, 인력 등 투자가 이어졌다. 일과적으로 끝나선 안되는 것이 됐다. 뉴스캐스트에 기초한 비즈니스 모델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포털 초기화면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 넘겨줬다고 네이버가 공생 방안을 강구하는데 더 이상 느긋해져서는 안된다.

 

언론사의 추가 모집이나 제외 같은 액션을 취할 것이 아니라 혁신적이고 상호적인 광고 모델, 뉴스캐스트 적용 뉴스 콘텐츠의 확대, 수준높은 온라인 저널리즘(생산, 편집) 실천 언론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공급단가 재조정 등) 제도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도대체 제휴평가위원회가 하는 일이 언론사를 심판하는 것이라니 할 말을 잃을 정도다).

 

물론 언론사가 더 절박한 상황이다.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포털을 중심으로 한 뉴스 소비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내 포털사이트 중 상당수는 언론사 뉴스 콘텐츠 유통에 대해 종전의 인링크 형태의 서비스를 포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준비가 없는 대부분의 언론사로서는 더욱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네이버를 비롯 포털사이트의 뉴스 매개가 일손 없는 언론사 온라인 뉴스룸의 시름을 걷는 바람막이가 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투자도 없이 지금까지 견뎌온 언론사 뉴스룸은 이제야말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진검 승부를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권이 더욱 강력해지고 포털이 개방형 서비스를 지향하는 한 더 이상의 ‘우산’은 없기 때문이다.

 

뉴스캐스트 100일은 언론사에겐 온라인 오디언스와 뉴스 서비스의 전략 점검을, 포털사이트에겐 뉴스 유통 패러다임 재설계의 필요성을 재확인시켜 준 기간이었다고 할 것이다.

 

뉴스 콘텐츠를 둘러싼 시장의 변화는 좀 더 깊이 있는 변화의 국면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온라인 뉴스, 온라인저널리즘은 인터넷 정보를 인터넷에서 취재해 올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뉴스 소비자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뉴스캐스트가 준 기회와 위기를 발돋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 그것은 뉴스룸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전근대적인 구별이 아니라 통합과 협업의 틀을 짜는 일에서, 온라인저널리즘을 완전히 탈바꿈하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 융합과 같은 미디어 컨버전스는 인터넷 포털기업에도 화두가 된지 오래다. 국내 인터넷 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IPTV, 모바일 등으로 플랫폼을 이동하는 것은 전혀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포털 기업에겐 해외 인터넷 시장 진출이란 문도 하나 더 열려 있다.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 검색과 커뮤니티 솔루션들은 영화, 드라마 같은 콘텐츠보다 저비용 고효율에 가깝다.

 

또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는 시점이다. 해외 시장이 웹2.0 트렌드에 따라 소셜네트워크 비즈니스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단지 “돈을 버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원이 아니라 뚜렷한 성과가 없어도 해외 시장은 적극적으로 수렴돼야 할 복잡한 명분이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NHN이 1조원 매출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 이용자수, 페이지뷰 정체에 따른 온라인 광고시장 하향세가 우려되는 가운데 장기간의 경기침체마저 예고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한계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는 것이다.

 

포털 글로벌화는 한계시장 비상구

 

여기에 사이버모욕죄 신설, 제한적 본인확인제 확대, 저작권법 강화 등 정부의 인터넷 규제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털은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최근 지도,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중점 투자를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검색 부문의 업그레이드를 중심으로 게임, 커뮤니티의 역량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목하는 시장은 이미 시장판도가 굳어진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물론 주요 국내 포털사업자들의 초기 해외 시장 공략은 현지화 실패, 핵심역량 부족 등으로 부침을 거듭해왔다.

 

초유의 실적을 발판으로 2004년을 전후로 본격 투자에 나섰던 NHN,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도 2~3년간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글로벌 검색엔진의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는 NHN은 3천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한게임제팬을 제외하고는 일본 포털시장의 강자 야후제팬에게 두 손을 든채 짐을 싸야만 했다.

 

다음은 2004년 ‘라이코스’를 9,500만불에 인수 후 정착 실패를 거듭하다 끝내 해외법인의 구조조정 등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싸이월드를 내세우며 거침이 없어 보이던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도 지난해 투자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유럽법인 철수를 결정한데 이어 미국 싸이월드도 사실상 접었다.

 

커스터마이징에 공들이는 SK컴즈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포털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비록 초라한 성적표를 내고 있지만 지난 5년여간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인 것이 전혀 무의미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 후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말이다.

 

우선 새로운 전략 수립에 나선 SK컴즈의 경우 그동안 한국형 싸이월드 모델을 해외에 뿌리내리려던 시도들을 모두 재점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류(韓流) 기반으로 성격을 바꾸거나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등 사업방향의 궤도 수정을 추진 중이다. 한마디로 시장에서 그 역량이 검증된 소셜네트워크와 검색 분야를 제대로 다뤄보자는 것이다.

 

최근 엠파스와 통합을 위해 검색연구소를 설립, 차세대 검색기술인 시맨틱 검색 연구를 진행 중인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국내와 해외에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2~3개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 해외시장 진출의 구체적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2005년 론칭한 ‘중국 싸이월드’는 회원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고, 2006년 8월 미국시장에 진출한 싸이월드도 초기의 관심을 흡수하지 못한 채 명맥만 유지하게 됐다.

 

일단 SK컴즈는 아시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나머지 4개 해외법인은 공교롭게도 아시아권의 국가들이다. 문제는 해외 법인들이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조기에 해소하느냐가 SK컴즈의 차기 글로벌화 수위를 결정지을 것이다.

 

NHN, 공격적인 투자로 일본 넘는다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 애드캐스트 등 오픈형 플랫폼으로 웹 생태계의 일대 변화를 추구하는 네이버호(號)를 연착륙해야 할 NHN의 경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몰입 태세를 갖췄다. 한마디로 양수겸장을 취한 모양새다.

 

이를 위해 NHN은 지난 2006년`스노우랭크' 기술을 보유한 검색기업 첫눈을 인수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뜸을 들여왔다. 또 올해 벽두엔 일본내 검색사업을 전담할 NHST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포털의 절대지존 NHN의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 차례의 좌절이 좋은 약이 된 셈이다.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일본 검색엔진을 활용 이르면 상반기중 일본 시장에 NHN제팬으로 통합검색 서비스를 론칭할 NHN은 현재 사전 테스트 등 담금질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일본 인터넷 시장은 NHN이 중국을 비롯 아시아 전역으로 글로벌 브랜딩을 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길목이다.

 

더구나 올해는 일본 현지법인 한게임제팬을 설립한지 10년째이다. 일찌감치 2004년 글로벌운영센터를 신설한 NHN의 최휘영 대표는 올해 초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법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본 검색시장에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이해진 의장이 직접 검색TF팀을 챙기고 있는 일본 포털 서비스는 향후 기업 안팎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고 할만큼 핵심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2007년 NHN 최휘영 대표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등 해외 유수 업체들에 대항하기 위해 5년 안에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벌어들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NHN은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해 총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체 24개 계열사 중 38%가 해외 시장을 전담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포털사중 가장 방대한 규모로 올해에도 일본에만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다음의 수순은?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다음은 사정이 조금 어렵다. 라이코스 외에는 해외 시장 진출 성과가 없었던 만큼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창구로 글로벌센터를 오픈했다.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정도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라이코스재팬을 통해 일본기업 및 거주자용 IP식별 광고 판매모델을 선보이는 등 일본을 거점으로 한 광고 영업채널을 다각도로 활용하려는 틈새 시장 공략은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모바일 콘텐츠 업체인 (주)사미네트웍스와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다음제팬 설립 이후 이렇다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은 좀체 바뀌지 않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다소 늘었고 영업손실은 소폭 감소했다.

 

현재까지 다음이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6개 계열사 중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업을 위해 꾸려진 3개 법인에 대해 새로운 상황은 예고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지역에서 신규 서비스가 오픈하는 경우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국에서는 트렌드 및 시장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진 다음은 일단 유일한 해외 사업 창구인 라이코스를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뮤니티와 미디어 부문은 다음이 놓칠 수 없는 분야로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며 시장공략에 뛰어든 NHN, 해외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적극적인 커스터마이징에 나선 SK컴즈, 그리고 총체적인 글로벌 시장 전략 검토를 전개한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사업자들은 연내까지 '지리적 시장의 확장'을 어떤 식으로든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털의 승부처, 아시아 시장

 

게임, 검색, 커뮤니티 등 문화적 할인이나 언어적 장벽이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해외 시장의 가능성이 고조돼 있는 만큼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주공략 시장도 미국이나 유럽보다 문화적 차이가 적은 아시아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이나 야후 등이 아시아 시장에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전하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국내 포털 사업자가 제대로 파고 든다면 얼마든지 월등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재단 김영주 연구위원은 '포털비즈니스의 성과와 미래'에서 "구글의 글로벌화는 혁신적인 기술과 상품개발을 지속시키기 위해 전세계로부터 인력 풀을 형성했다"면서 차별화한 해외 시장 진출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김 연구위원은 또 "해외 이용자들의 필요와 요구,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때 성공 가능하다"면서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한편, 주요 포털이 회원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에서 인터넷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입법 추진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마침 지난해말 '인터넷서비스 진흥 및 이용자보호법' 관련 논의에서 세제 혜택 등 포털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일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범정부적으로 검색 개발자 육성 등 IT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터넷 시장의 건전성을 바라는 사회적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포털의 해외시장 진출은 분명 새로운 선택을 받는 상황에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교훈을 되새기는 일이다. 올해 포털의 글로벌 부문 성적표는 그 첫 검증대가 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하는 전문지 미디어퓨처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이 3월 초임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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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디어업계의 심각한 상황


이 포스트는 일본 주간지 '동양경제'의 보도내용을 간추려 요약한 것입니다.

□ 일본TV 업계  

 

o 일본 주요 방송사들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광고매출 때문에 현 시기를 최악의 위기로 판단

 

- 경제주간지 ‘동양경제’ 최근호(2월9일자)에 따르면 일본 4대TV중 하나인 아사히TV가 도서지역 케이블TV 광고단가로 낮춰 출혈경쟁돌입

· TBS TV는 고위 임원 등의 연봉을 삭감하는 등 지난 2007년 10월 이래 일본 TV 업계가 광고매출 격감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

· 부동산 지가가 올라 결손이 만회된 아사히TV를 제외하면 지난해 일본TV업계 대부분이 초유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남

· 이에 따라 ‘일본TV’ 등 TV업계는 20~40% 규모의 제작비 삭감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 

 

o 제작비, 임금 등이 축소되면서 프로그램 질 저하가 나타나는 것. 이는 시청률 저하로 이어져 결국 광고영업이 더 어려워짐

- 일부에서는 신문, TV를 비롯 미디어 기업 안팎으로 합병 등 경영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음

· 예를 들면 계열사인 TV 뉴스룸과 신문 뉴스룸을 합하고 중복 업무자를 구조조정하거나 재배치하는 등의 형식. 비보도국, 비편집국 분야도 마찬가지임

· 일본은 동일 지역내 신문/TV/라디오 등 3사업 지배금지를 할 뿐 신문, 지상파방송, 유료 플랫폼(위성, 케이블TV, IPTV 등)간 결합제한 없음 

 

□ 일본신문 업계  

 

o 아사히신문 아키야마 경타로 사장은 지난 1월5일 사내 신년 축하회에서 광고수입 감소를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로 평가

- 아키야마 사장은 사내 신년 축하회에서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

· 아사히신문은 200억엔 이상의 수입 감소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아사히TV와의 연결재무제표로 보면 더욱 심각한 영업적자 발생

· 지난해 봄부터 용지대가 인상되고, 물류비용-지국관리비용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일본 신문업계 대부분이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있음

· 산케이신문의 경우 지난해 5월 자회사 산케이리빙신문 등을 매각하고 희망퇴직도 시행 

 

o 일본 신문업계는 신문산업 위기의 본질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가 급감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음

- 5대 전국지의 지난해 12월 기준 발행부수에 따르면 요미우리 1001만부, 아사히 802만부, 마이니치 381만, 니케이 306만, 산케이 205만부 순

· 전 세계적으로 봐도 유례없는 발행부수를 보유한 일본 신문업계지만 이미 5~6년 전부터 발행부수 감소세가 심화하고 있음

- 이 발행부수 중 약 30%는 거품으로 이 거품 부수에 의해 유지돼온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부터 붕괴되고 있다고 보고 있음

· 영리해지고 비용절감에 시달리는 광고주들이 광고효용을 내세우며 ‘가격인하’압력을 가하고 있음 

 

o 계열사들과의 통합, 슬림화,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등 강도 높은 ‘혁신’이 본격화

- 산케이신문은 관계가 있는 후지TV와의 경영적 결합도 고려하고 있음

· 이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아사히TV와 통합했으나 여전히 문화적 결합이 안돼 불만 속출.

· 니케이신문도 도쿄TV와 협력강화가 필요하나 종사자들은 냉소적이어서 경영진들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 돈이 될만한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으며 이 비용을 토대로 뉴미디어 등 새로운 분야에 투자 논의

· 특히 토지 등 부동산 매각에 의해 부채를 경감하고, 조직 슬림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관련 논의를 진행

· 일본도 한국의 네이버처럼 포털사이트 야후제팬의 영향력이 커 뉴미디어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상황이나 인터넷 시장 중요도가 커지고 있음 

 

□ 비상구는 없나? 

 

o 일본 신문, 방송업계는 뚜렷한 대응전략 수립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음

- 특히 TV디지털전환에 따른 유휴 주파수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보고에 눈길 돌려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음

· 미국 FCC(연방 통신 위원회)가 지상파 디지털화에 따라 비는 700 메가헤르츠대의 경매를 실시했는데 전미를 커버하는 주파수대는 오테도리신회사의 베라이존이 낙찰. 매각 총액은 196억 달러

· 이 주파수대로 구글등이 고속 무선 서비스를 실시할 것으로 관측됨

 

- 일본 정부는 지상파TV 디지털화 후에 비는 전파의 재할당 계획이 공개됐으며 TV의 경우 VHF대(90222 메가헤르츠)의 일부를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방송 관심이 고조됨

· 디지털화에 의해 23개 프로그램의 멀티 편성 등 다채로운 방송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됨.

· 예컨대 TV 아사히가 멀티 편성을 이용해 오사카의 아사히 방송 제작 프로그램도 볼 수 있도록 하면 도쿄 거주 오사카 출신인은 시청할 것이란 시나리오

 

- 일부에서는 멀티 편성이 시청률을 떨어뜨려 시청률 본위의 광고단가 구조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음

·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소스멀티유스 등 다양한 콘텐츠 소스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만이 살길이라고 강조

· 즉, 신문사도 취재 결과를 종이 뿐만이 아니라, 넷, 데이터 방송, 휴대 전화 등에 제공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 아래는 일본TV 우지이에 제이치로 이사회 의장과 현재 시장상황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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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업계의 위기 구조


□ 광고매출 격감,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o '일본TV' 우지이에 제이치로 이사회 의장은 “현재의 광고 감소는 경기순환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

- 우지이에 의장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더 큰 구조적인 변화로 3년 전부터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

· 1926년생인 우지에이 의장은 지난 1951년 요미우리 신문사에 입사. 동사 상무 이사를 거치고, 1982년 ‘일본TV’ 부사장을 거친뒤 1992년 사장, 2001년 CEO, 05년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중

 

- 그는 ‘구조적 변화’란 “유통의 과점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콘텐츠 생산자보다 유통 플랫폼 사업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

· 아담 스미스가 주창하여 정설로 굳어진 시장 메커니즘은,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불특정 다수의 수요자가 모이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일정한 균형점이 주어진다는 것. 물론 그 전제는 완전하게 자유로운 시장이 존재하는 것

· 그러나 최근 독점적 지위를 갖는 기업이 각 분야에 속속 등장하고 특히 유통의 독점이 전개됨

· (예) 일본에서는 30년 전쯤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맥주 가격은 제조기업(national brand)에서 결정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대 편의점군과 체인 스토어군이 결정. 특히 대형 할인매장이 가격 결정권을 가져 제조기업은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할 수 없게 됨

 

o 유통 플랫폼 과점과 올드 미디어 기업의 광고 감소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게 됨

- 우지이에 의장은 “원래 광고란 자유로운 시장에 있고, 공급자와 수요자의 사이의 정보교환 기능의 하나”라면서 “그 원활한 정보교환에 의해서 수요자는 균형잡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면서

- 하지만 과점이 진행되면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정보를 갖는 광고기능이 약화된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

· 즉 아담 스미스의 시장 메커니즘 전제인 공급자와 수요자의 자유로운 거래가 실종되고 있는 것

· 이에 따라 공급자는 매스컴을 통해 직접 수요자에게 선전하는 것보다 강력한 유통 플랫폼 사업자에 세일즈 프로모션비까지 지불하면서 판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함. 매스미디어 광고는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게 된 것

· (예) 상당히 오래도록 유통과점의 영향이 없었던 자동차 업계의 경우 30~40년전엔 토요타, 닛산, 마츠다, 혼다 등이 대등하게 경쟁했고 그 시대엔 각사가 빠짐없이 광고를 했음. 그러나 지금처럼 토요타가 과점체제를 확립한 이후에는 광고를 대량으로 내서 시장을 나눠 가지려는 시도가 생기지 않는 등 완전히 일방적인 질서가 구축됨. 즉 중소형 제조기업들은 마케팅 물량을 넓힐 경우 되레 안팎의 역풍을 맞을 수 있게 되는 것

 

- 물론 기존 제조업 시장에서 과점체제가 심화하고 있긴 해도 소비자 금융이나 파친코 등 새로운 산업이 큰 광고주가 되면서 대체효과가 나타나지 않느냐는 견해에 대해선?

· 우지이에 의장은 “확실히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지만 그쪽도 과점화가 급속도로 이뤄져 상위 한 두 개 업체가 과점하는 상황이 되면 매스미디어 광고는 다시 쓸모없게 된다”면서 모든 산업이 그러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

 

- 그러나 토요타도 신차를 출시할 때 매스미디어에 우선 광고를 게재하는 등 광고기능 자체가 완전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 물론 그러한 현상은 변하지 않겠지만 광고량 자체는 점점 줄게 되는 것이 바로 구조의 변화라고 답변함

- 하지만 국내 광고시장이 축소되는 것과는 다르게 토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해외에서 광고를 늘리지 않느냐?

· 신흥국을 비롯 다수의 해외 시장은 아직 자유로운 경쟁체제가 있고 그 시장에서는 매스미디어 광고가 효과를 발휘하므로 해외 광고비를 늘리는 건 전략적으로 당연함 

 

o 일본 시장이 왜 3년전 구조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은 TV시청률과 광고매출 부분으로,

- ‘일본TV’社의 경우 1993년~2003년까지 톱시청률을 기록하고 그 덕분에 광고수입이 크게 성장했으나

- 그 이후 시청률 수위에 오른 ‘후지TV'社는 톱시청률이 돼도 광고매출은 정비례하지 않았고, 최근 2년간은 오히려 매출이 감소

· 다시 말해 시청률이 오르면(신문의 경우, 발행부수가 늘어나면) 광고매출이 올라야 정상이지만 일본에서는 적어도 3년전부터 그 법칙이 깨지고 있어 이것이 구조변화라고 판단했음 

 

o TV뿐만 아니라 신문업계의 광고수입 감소폭도 커지고 있는데,

- 신문은 완전하게 수요가 한계점에 도달해 발행부수의 감소가 지속되면서 광고수입도 감소해왔음

- 30년전 요미우리신문은 판매수입 대 광고수입 비율이 5:5로 같았으나 현재는 7:3이 됨

· 일본 신문업계는 일반적으로 구독료를 인상해왔으며 신문광고시장은 TV에 의해 잠식됐음 

 

o 신문의 광고수입 의존도가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신문경영은 광고수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가?

- 물론 광고가 급감하면 상대적으로 부수가 적은 전국지 중 한두개는 경영이 어려울 수 있음

-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경우 톱 컴퍼니, 세컨드 컴퍼니가 되는 것이 아주 중요해지는데, 그 열쇠는 얼마나 호응이 높은 킬러 콘텐츠를 만드냐가 관건

· 장기간의 경기불황이 예고되는 현 시점부터는 한정된 예산으로 고품질의 콘텐츠를 생산해야하므로 디렉터의 능력이 핵심

· 제작비의 격차가 큰 편이라면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는 곳이 비즈니스에서도 이기지만 (시장내 경쟁기업간) 제작비 격차가 적은 편이라면 지혜를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중요 

 

o 인터넷은 구조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인터넷은 하드(hardware)에 불과하고 문제는 거기에 어떤 소프트를 유통하느냐임

· TV가 인터넷에 흡수될 것이라고 보는 주장은 잘못된 것. 왜냐하면 TV처럼 다수에게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은 없음. 인터넷은 TV처럼 하려면 막대한 인프라 비용이 들고 또 기본적으로 유료 서비스임

· 올드미디어 업계는 수십년에서 수백년의 전통에서 확보한 신뢰도를 무기로 콘텐츠에 승부수를 띄워야 할때임

- 그러나 현재 일본 TV광고시장은 2조엔인데 인터넷은 6000억엔으로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는가?

· 중요한 것은 TV 광고시장의 수요 그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지 TV 광고시장이 인터넷에 의해 잠식된다고 생각하지 않음.

· 결국 올드미디어 기업은 본업인 콘텐츠 생산의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함  

 

o 올드미디어기업의 사업다각화, 예컨대 엔터테인먼트 채널 확대에 대해서는?

- 그러한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나 결정적인 힘이 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음

- 남들이 다 할 수 있는 비슷비슷한 콘텐츠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만큼 새로운 테마를 발굴하는 것이 당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