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발효됨에 따라 인터넷 게시판, 뉴스 댓글 등에 대한 ‘제한적 본인확인제(이하 본인 확인제)’가 지난 7월27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제한적 본인확인제, 정보접근 임시차단조치제도, 명예훼손분쟁조정부, 개인정보보호강화, 불법정보에 대한 장관명령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게시판이나 댓글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 사전에 본인 여부를 거치도록 하는 것으로 1,150개 공공기관, 35개 인터넷서비스사업자(포털, 인터넷언론, UCC사업자)가 우선 적용대상이 됐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경우 일 평균 이용자수 기준 20만~30만 이상의 사이트만 포함됐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이용자가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확인을 반드시 받아야만 글을 게재할 수 있다.


글 게시자보다는 악성 댓글로 피해를 입은 사람의 권리는 대폭 확대됐다. 정보접근 임시차단조치제도에 의하면 악성 댓글 때문에 명예훼손 등 사생활의 침해를 받은 피해자의 청구가 있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30일 이내 기간동안 임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피해자 신고가 없어도 자율적으로 임시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갖는다.


 

또 지난 7월26일 업무를 시작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내 명예훼손분쟁조정부는 사이버상의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발생시 신속한 피해구제를 전담한다. 즉, 이용자 사이에 분쟁이 일 경우 명예훼손분쟁조정부는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피해자에게 알려줘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토대로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한다. 

 

특히 정통부는 친북게시물 등 불법정보가 게시된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장관명령권 대상을 전기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모든 게시판 관리ㆍ운영자로 확대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비영리단체의 홈페이지에 실린 게재물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감독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7일 이내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신속심의 및 시정요구를 거친 후, 이에 불응시 해당 사이트의 차단 차단ㆍ폐쇄 또는 접근제한 등의 장관명령권 발동을 의무화했다.


 

또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ㆍ제공에 대한 고지 및 동의 제도를 개선, 사업자는 개인정보 수집시 수집 및 이용 목적, 수집항목, 보유 및 이용기간,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을 이용자에게 명확히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했다. 개인정보취급에 대한 제반 방침은 이용자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취급방침을 공개해야 한다.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이용자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보통신부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인터넷 이용자의 권리 및 개인정보 침해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전제하면서 “인터넷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고 이용자의 자기책임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은 시대적 요청사항”이라고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악플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본인확인제에 대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개똥녀 사건'과 '연예인 X파일 사건' 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주체는 악플러였고, 그 배경은 익명성 때문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공인은 물론이고 불특정 개인에 대해 명예훼손, 인격모독, 인권침해, 간접 살인 등을 초래하는 악플(러)문제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선 본인확인제가 불가피하다는 관점이다.

 

정통부는 물론 본인확인제가 모든 사이버 공간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ID, 별명 등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제약만 두는 제한적 실명제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급변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을 반영하지 못해 악플 감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인확인제 본격시행에 앞서 6월 말부터 1개월간 시범실시한 네이버, 다음의 경우만 보더라도 악플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악성댓글 삭제건수가 30만5천건으로 전체 뉴스댓글 636만3천 건의 4.8%를 기록해 6월의 악성댓글 비중 4.8%와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7월중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관련 뉴스댓글에 ‘악플’이 쏟아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네이버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300여명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아프간 관련 악플삭제에 나서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넘치는 악플에 대한 근본적 개선은 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본인확인제를 도입한 포털과 언론사 사이트가 사실상 예전부터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인 만큼 익명성과 악플은 무관하다는 견해가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익명성과 악성 댓글의 관련성 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구나 명예훼손 시비를 우려해 사업자가 이용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임시조치를 남발할 수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이해 관계자가 불분명한 이유로 정당한 댓글마저 피해구제를 요청할 경우 객관적이고 충분한 논의없이 신속한 접근금지와 정보공개가 가능하다.

 

실명 확인을 거치기 위해 일정한 개인정보가 노출됨에 따라 악플이 일정하게 감소할 수 있는 여지는 갖게 되지만 이에 비례해서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테러, 스토킹, 사이버 감시체제 일상화 등의 또다른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7월23일 SK커뮤니케이션즈는 회원 11명의 미니홈피를 일시 정지 조치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사람들의 홈피에 비방댓글들이 올라와 가족들이 사용정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시물의 성격과 수준을 막론하고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공방이 잇따랐다. 


 

경찰청 사이버대응센터가 7월말부터 8월10일까지 2,545명의 사어비 명예경찰 ‘누리캅스’를 상대로 신고대회를 연 것도 신감시체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리캅스’는 대회 기간 동안 타인에 대한 비방행위, 협박, 공갈, 성폭력, 스토킹 등의 게시글을 신고해 실적에 따라 포상금을 받았다. 일반 네티즌들이 타인의 글을 명확한 근거나 기준도 없이 국가기구에 신고해 이를 적발하는 행사가 적정한지 의문스럽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도 그때문이다. 

 

특히 블로그, 홈페이지, 까페, UCC채널 등은 개인공간으로 인정해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한 본인확인 절차 없이 ID기반 로그인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본인확인제의 예외지역이 되고 있다. 정통부는 사적인 영역은 업체가 관리할 대상이 아니고 개별 운영자의 선택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블로그가 주류인 인터넷 트렌드와 펌질 중심의 게시문화를 감안할 때 실명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댓글을 게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기준이 없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진보네트워크센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23개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실명제와 게시물 격리조치 등을 통해 인터넷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행위”라면서 정보통신망법 불복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들은 2004년부터 시행된 공직선거법상 선거시기 실명제에 이어 최근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 문화관광부 및 정보통신부의 UCC(저작권) 가이드라인 도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UCC 지침(e-Clean 선거협약),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일련의 법제도 도입이 사이버 공간의 표현자유 위축으로 흐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본인확인제 시행을 전후로 블로고스피어의 ‘검열’이 구체화된 것은 대표적인 표현자유 침해 사례로 꼽히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블로그커뮤니티에서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블로그에 대한 이용제한과 접속제한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관련 게시물의 경우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정확한 사실 유.무가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불명확한 정보들은 사전에 차단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용자 블로그의 포스트가 제한당하거나 삭제압력을 받는 일이 속출했다. 블로고스피어는 이것이 사실상 블로그 검열이라며 경계하고 나섰다. 사실관계를 인용한 일반적인 게시물도 차단하는 데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터넷상의 표현자유 화두가 재점화된 것이다.


 

인권운동단체에서는 본인확인제 도입의 핵심은 ‘악플방지’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사이버공간의 개인정보를 낱낱이 확인이 가능해졌다는 데 있다고 보고, 이것 자체만 해도 국민을 ‘위축(chilling effect)’시킨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사이버경찰청이나 검찰 등 기존 사법기구나 절차를 통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손해배상이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이용자 및 정보에 대한 추적을 용이하게 하는 전방위적 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본인확인제를 정점으로 구축되고 있는 전방위적인 국가 시스템이 악플 방지는 물론이고 이용자의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현실에 익숙하게 유도하면서 광범위한 자발적 복종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러한 복종이 거대한 ‘원형감옥(Panopticon)’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플에서 비롯된 사이버공간에 대한 정화 이슈는 국가의 통제기구와 법제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용자와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사이버 윤리 회복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분위기다. 현재 시민단체 일각에서 ‘선(善)플 달기운동’ 등 악플 추방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사업자들도 ‘댓글 숨기기 기능’ 등 부분적인 서비스 개선에 앞장서고 있어 기대감도 적지 않다. 본인확인제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서 보듯 악플은 법제도로서만 해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확인제 시행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사이버 폭력에 대처하는 국가, 인터넷서비스사업자는 물론이고 이용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보완책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중복되고 엄정한 통제체계는 극소수의 악플러 극복이라는 과제에 비해서 과도하다는 비판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표현자유를 지탱하는 공간으로서 인터넷은 무한한 성장가치를 지닌 우리의 미래 자산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의 책임과 자유를 적절히 조화하는 묘약을 기대해본다.

 

참고

 

악플 사건 사례

 

2004.1. 연예인 X파일 둘러싼 악플 확대
2006.2. 가수 비 ‘라디오 괴담’ 유포 악플러 4명 70만원 벌금
2006.3. 임수경씨 아들 사망 기사 악플 단 1명 70~100만원 벌금
2006.8.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에 대한 사이버 테러
2006.9. 김태희, 고현정씨 악플 올린 네티즌 11명 불구속 입건
2007.1. 사망한 개그우먼 김형은, 가수 유니씨 홈피에 악플 테러
2007.2. 탤런트 정다빈 씨 자살 이후 악플러 양산
2007.7.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악플 속출

 

덧글. 이 글은 미디어퓨처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이 8월 초임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트는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대선UCC 기본부터 충실하라
후보들 팬클럽·보좌진에 의한 제작 많아
무조건적인 홍보 전략은 역효과 날 수도
콘텐츠 교류·쌍방향 소통이 성패 열쇠

 

대통령 선거일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 못지않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각 후보 지지자들의 캠프가 있다.


그것은 지난 대선 ‘노사모’, ‘창사랑’처럼 팬클럽 류의 단순한 자발성과 인간적 유대 형태를 벗어나서 목적성과 체계성을 띠는 홍보 전문조직으로 진화한지 오래다.

 

이들은 정치현안마다 성명이나 단체행동을 보여주며 개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터넷에서 UCC(User Created Contents)로 노출되면서 뜨거운 이슈 메이커로 부상했다.

 

특히 과거 글이나 패러디 이미지 정도로 산발적인 사이버 여론몰이를 하던 것과는 다르게 작품성 있는 동영상을 중심으로 후보자의 감성을 노출하는 선거운동원을 자처하고 있다.

 

여기에 각 후보자들의 공식, 비공식라인이 UCC를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대선후보자 캠프에서는 아예 인터넷신문 창간을 통해 후보자에 유리한 UCC를 모으고 여론화하는 진지로 삼으려는 것을 검토한 적도 있다.

 

또다른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다수의 UCC 채널을 보유하다 보니 집약이 되지 않고 중구난방이 된다는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현재 여야 각 정당의 대선 후보자군 가운데 일찌감치 UCC와 선을 대고 있는 곳은 단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이 두 후보는 오래 전부터 팬클럽 사이트, 미니홈피 등을 운영하면서 사이버 입지를 굳혀 왔다.

 

이 전 시장의 경우는 UCC 팬카페 ‘희망세상21미디어포럼(www.hope21media.com)’이 대표적이다. 희망세상은 자체제작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이용자들의 ‘응모’로 구성되는 채널도 운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호박넷(www.hopark.net)’을 개설했다. ‘호박넷’은 사이버 포인트나 호박꾼 등 회원의 급수를 두면서 일반 네티즌의 흥미와 참여를 끄는 전략을 펴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범여권의 경우에는 아직 UCC의 세가 떨어지는 편이다. 대학생 중심의 팬클럽 ‘손학규와 UCC’를 시작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홈페이지에 UCC 동영상과 사진을 올리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정도다.

 

이밖에 이해찬 전 총리의 ‘아이러브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의 ‘위한’ 팬클럽이 수백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UCC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 선거법 위반 속출 등 과열 현상

 

‘노사모’로 꿈 같은 대선승리를 거머쥔 범여권은 현재 UCC 트렌드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지만 개혁성향의 젊은 층 중심의 인터넷 이용자를 가정할 때 단숨에 역전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뢰도 높은 인터넷 매체군의 범여권 지지논조도 UCC를 확대할 경우 우호적인 조건으로 보고 있다.

 

각 정당 대선후보자들이 UCC에 몰두하는 것은 정책 및 후보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매력 때문이다. 올해 초 동영상 UCC 포털업체인 판도라TV의 ‘UCC를 활용한 선거전략설명회’에 후보자들이 대거 몰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일부 후보자들은 UCC 팀을 가동하면서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고 입소문 강한 사이버 세계에 올인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자들이 UCC를 전략적으로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속출 등 과열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후보나 캠프쪽보다는 팬클럽 등 외곽조직이나 사조직에 의해 발생한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 있다.

 

이미 지난 2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UCC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여지가 많아 게시물 삭제조치를 받은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피아노 연주 모습을 담은 ‘피아노 치는 근혜공주’, 개그 소재인 ‘마빡이’를 패러디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명빡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 장면이 UCC 형태로 올라온 것이다.

 

문제는 이들 UCC가 대선후보들의 팬클럽이나 보좌진에 의해 주로 제작된 것으로 사실상 ‘이용자가 없는 UCC’라는 것이다. 즉, UCC 일반의 순수성, 창의성 대신에 고도의 전문성과 목적성이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UCC가 후보에 대한 가감없는 전달로 정리되지 않고 주제와 목표에 얽매인 나머지 일방적인 미화와 홍보 위주로 제작돼 역효과마저 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언론학회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지성 UCC의 30% 가량이 일부 특정 네티즌에 의해 제작되는 등 대부분 후보자들의 경우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UCC 비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렇게 특정 대선후보자에 대한 지지 일색의 UCC가 단지 지지자들 내부에서만 공유되지 않음으로써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선후보자를 다룬 UCC가 동영상 전문 UCC 사이트나 포털사이트로 공유되면서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찬사 위주로 제작된 UCC의 경우 정국과 겉돌게 될 때는 무참한 결과를 맺을 수 있다.

 

예컨대 현재 비리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후보를 도와준다고 만든 UCC가 정작 이용자들로부터는 “역겹다”, “연기했냐?”는 린치를 맞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원용진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손학규 전 지사의 눈물 UCC는 외주제작에 가깝다”, “이명박 전 시장의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 묘소 참배는 부자 몸조심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너무 계산적이고 비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사조직에 의한 UCC 관리는 과잉충성에 의해 정치공작이나 네거티브 선거운동 악용으로 흐르고 있다. 사이버 테러의 진앙지가 되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UCC역기능 대책 시급하다’ 보고서에도 대선UCC가 명예훼손 등 선거법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 후보자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 네거티브 선거운동 악용되기도

 

당연히 UCC에 대한 설익은 접근이나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각 후보자들의 UCC가 기본부터 새로 정의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예를 들면 무조건적인 홍보 전략으로서의 UCC나 다른 후보자를 비판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UCC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가장 비판받는 부분은 대부분의 대선후보자들이 홈페이지나 UCC 채널에서 보여주는 콘텐츠가 일방향적이라는 데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확산되도록 하는 데만 주력할 뿐 유권자와 소통하는 것은 등한히 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자극적인 내용의 UCC가 범람하면서 결국 한계를 노정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현행 선거법이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선거의사 표현을 규제하고 있어 일반 이용자들이 소극성을 띠면서 UCC 효과가 기대 이하일 것이란 회의론도 적지 않다.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반 UCC 환경에서 대선UCC 도약의 성패는 결국 네티즌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교류와 기초공사에 해당하는 쌍방향 소통 전략에 있다고 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2주전 작성된 원고로 주간한국에 게재됐습니다.

조직 안에 억눌려 있던 개인의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스타 연예인, 스타 정치인, 스타 기자 등 우리 사회 전 영역에 '유명도' 그 자체가 자신이 몸담는 조직의 가치를 뛰어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인기가수 보아의 가치는 2,000억원. 배용준의 가치는 1조 4,700억원을 웃돈다는 외신 보도는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 연예인은 실제로 브랜드 가치때문에 벌어들이는 수익도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배용준 씨는 개인소득세로 100억원 가까이 납부했다. 소득세 근거가 된 2005년 실제 소득은 329억원이었으니 3분의 1을 낸 셈이다.

 

이 액수는 국내 신문사들의 인터넷 자회사인 신문사닷컴의 총매출도 앞질렀다. 2005년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디지틀조선일보(033130)와 조인스닷컴은 각각 258억원,  114억원. 수백 명이 디지털 콘텐츠를 웹 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의 매출을 영화배우 배용준 한 사람이 앞지른 것이다.

 

연예인들의 가치를 좀 더 살펴 보면 배용준이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054780)는 2일 오전 현재 1주당 6,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 총액은 848억원. 보아, 동방신기 등이 소속사로 있는 SM엔터테인먼트(041510)는 5,530원에 시가총액은 889억원.

 

이에 반해 최근 드라마 제작까지 나서며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로 탈바꿈하려는 일간스포츠(036420)는 1,040원, 시가총액은 724억원 정도다.

 

한 개인의 브랜드가 쟁쟁한 올드미디어 기업들을 꺾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인터넷이 확산된 2000년 초반부터 스타와 스타 콘텐츠의 주가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인터넷에서 유명세는 바로 비즈니스로 이어지고 무한가치로 승계된다. 즉, 누가 콘텐츠를 올리느냐, 그리고 어떤 콘텐츠인가, 특히 이것들을 다른 서비스 채널과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해 접점을 만들어 놓는가는 중요한 화두가 된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1인 미디어 블로그는 일종의 개인 브랜드의 시험대다. 그것은 단순히 홍보의 장으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구글의 '애드센스'나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의 '애드클릭스'는 개인 블로그의 지명도가 광고수익 모델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개인 브랜드를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비록 유명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어떤 콘텐츠를 올리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구조가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유명인사가 블로그를 만드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수많은 무명의 개인 블로그가 힘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소우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ig Service)는 위키피디아나 유튜브 같은 것으로 결집력의 가치를 낸다.

 

수많은 유저들이 만든 콘텐츠가 모여져서 평가되고 재창조, 재유통되는 이러한 흐름들은 단순히 스타 브랜드 파워보다 더욱 결정적인 비즈니스 기반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 블로그의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측정하는 사이트도 나왔다. 도메인 가치를 감정(http://leapfish.com/)하거나 블로그를 평가(http://www.simplelog.net/)하는 곳까지 나왔다.

 

이 평가 솔루션을 써 보면 국내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에서 유명한 한 블로거(http://channy.creation.net/blog/)는 약 25,000달러라는 값이 나온다.

 

배용준, 보아 같은 스타 연예인이 스타성을 얻게 된 것은 다양한 가치들이 혼합돼서 브랜드를 형성했다. 가창력, 연기력, 외모 등과 같은 것들이 좋은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브랜드 파워를 형성했고 그것은 브랜드 가치를 폭등시켰다.

 

개인의 경우에도 타고난 재능을 보여줄 기회가 많아졌다. 인터넷을 개인의 홍보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UCC의 폭발적 성장세는 판도라TV 같은 UCC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의 기업가치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기업과 개인에게 있어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는 일은 종전보다 더욱 결정적인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신문, TV 같은 매스미디어로 광고를 내면 끝났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같은 쌍방향 미디어로 콘텐츠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콘텐츠 제공 뿐만이 아니라 콘텐츠 후속작업이 요구된다. 즉, 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것으로 브랜드 가치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유통과 상호작용(시장과 이용자)까지 모두 컨트롤해야 하는 것이다.

 

신문, TV 같은 올드 미디어가 현재의 미디어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잃는 것은 SKT나 KT, 삼성전자나 LG같은 콘텐츠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대기업들의 시장내 후속 커뮤니케이션 작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SKT와 KT, 삼성전자와 LG의 웹 사이트가 보여주는 독보적이고 중요한 브랜드 마케팅은 이벤트, 회원 관리, 제품 홍보 등 다양한 채널에서 형성되고 있다.

 

반면, 신문과 TV는 여전히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과 독자간에 어떤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없는 콘텐츠(서비스)는 브랜드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린다.

 

새로운 뉴미디어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는 콘텐츠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된다.

 

그래서 스타 연예인이나 스타 기자, 스타 정치인은 분명히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단정해도 틀림이 없다.

 

그것이 신비주의 전략 같은 마케팅으로 나타날 뿐이지 결국에 브랜드는 한번 생산된 콘텐츠(제품, Product)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소통할 때 새로운 부가가치로 이어진다고 하겠다.

 

코카콜라가 20세기의 대표적인 브랜드였다면 21세기는 상호소통의 브랜드들이 부상하는 것을 본다. Google, 미니홈페이지 싸이, 네이버... 이런 흐름들에 의해 전통적인 브랜드 기업 역시 상호소통의 옷을 입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가전기업, 이동통신사업자 등이 콘텐츠와 플랫폼에 진입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그것이 소통이라는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브랜드는 이제 커뮤니케이션이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브랜드가 뜰 수밖에 없는 것은 거대 조직의 소통 과정보다 더욱 발빠르고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스타가 탄생되는 것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띄우는 소통에 나설 것인가. 여기에 브랜드의 흥망이 달려 있다.

 

이미지 출처 : 김태우의 블로그(http://twlog.net) '엔터프라이즈2.0:기업의 본질을 바꾸는 웹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