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사용설명서는 숱하게 접해 보았지만 인생사용설명서는 처음 본다. 작가 김홍신의 창의력이 놀랍다. 그의 사유세계에 큰 공감을 가졌다. 기쁨을 줬다.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훌륭하게 의정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정치인이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매도했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작가 김홍신이 제시한 인생사용설명서의 첫 번째 매뉴얼은 자존심을 가져라는 것이다. 지구의 중심을 자신의 발밑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의 중심도 바로 자신이며,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그 자존심이 곧 자신의 영혼이란다.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첫 번째 한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으며 성공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수 있겠는가?

지구촌에 0.2퍼센트 밖에 안 되는 유대인들이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것도 자기 자신과 민족 역사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존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는 참으로 흥미롭다. 자신들이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자긍심 하나 만으로도 책임감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을 법하다. 우리 한민족에게도 이 같은 자존심을 불어넣는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그도 아니면 월드컵 4강 신화처럼 끊임없이 신화가 창조되어 저절로 자긍심을 느끼는 계기라도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가 인용한 김수환 추기경과 성철 스님의 말씀은 사용설명서의 주요한 대목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포용,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는 말은 추기경의 고백과 같은 가르침으로 책을 덮고도 오래토록 기억에 남았다.

 

성철 스님의 “대나무처럼 살라!”는 말도 일생의 화두로 삼아야겠다.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란다. 속이 빈 것은 욕심을 덜어내어 가슴을 비우라는 뜻이란다. 사람마다 좌절 갈등 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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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용 설명서  (김홍신, 해냄, 2009)

 

“세상이 복잡한가? 머릿속이 복잡한가?”

지금 자신의 처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그 속에서 희망의 요소들을 찾아 하나하나 적어보십시오. 당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니 반드시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꿀 1킬로그램을 만들려면 꽃 560만 송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꿀벌들은 온 산하를 누비며 꿀을 모읍니다. 꽃을 찾고 꿀을 따고 먼 길을 날아와 애써 모으는 꿀벌들의 그 지루한 정성이 인간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종신수녀원은 신입 수녀가 들어오면 원장 수녀가 그 수녀를 뒤뜰로 데려가 삽 한 자루를 주고 훗날 그가 묻힐 묏자리를 파게 합니다.

 

이집트인들의 교훈 중에 사람이 죽어 신에게 불려 가면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 결정하는 질문 두 마디가 있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남에게 기쁨을 주었는가? 스스로 기쁘고 또한 남을 기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보람 있게 살고 세상에 보탬이 되도록 열정을 바치는 것입니다. 열정은 곧 창의력이고 지혜이며 기쁨이자 보람이고 희망입니다.

 

지구의 중심은 어디입니까? 자신이 서 있는곳, 바로 자신의 발밑이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영혼이 깨어있는 자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중심은 누구입니까? 바로 당신이어야 합니다. 당신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자존심이 곧 당신의 영혼입니다.

 

세계 인구의 불과 0.2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유대인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까닭을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합니다. 첫째, 스스로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존심(선민의식)을 가졌고 둘째, 역사(구약성서)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으며 셋째, 언어(히브리어)와 문화를 버리지 않았고 넷째, 민족의 핏줄을 귀하게 여기는 민족애(수천 년 동안 단 한 방울의 피만 섞여도 유대인으로 규정)때문이라고 합니다.

 

복은 받는 것이고 덕은 베푸는 것이라고 합니다. 베풂의 진정한 의미는 조건없이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보상을 바라거나 고맙다는 말을 기대하는 것은 덕을 베푸는 게 아니라 ‘거래’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옛말에 복을 받으려면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랑의 온도는 섭씨 100도가 넘어 자칫 델 수도 있지만 덕의 온도는 36.5도로 사람의 온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주어도 불편하지 않은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포용,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2009년 정초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기독교계 사립학교 코베넌트 스쿨과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댈러스아카데미 사이의 여고 농구경기가 있었습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100:0의 진기록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명문 사립학교의 대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베넌트 스쿨의 카일 퀼 교장인 ‘명예롭지 못한 승리는 오히려 커다란 패배이며 기독교적이도 못하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했습니다. 코베넌트 스쿨은 농구 감독을 해임하고 그 학교 임원들이 특수학교에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텍사스 지역학교 연합회에 명예롭지 못한 승리 기록을 삭제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승리는 아름다워야 합니다. 너그럽지도 않고 배려도 없이 오직 이겨야 한다는 욕심만으로 얻어낸 승리는 부끄러운 것입니다.

 

인생을 잘 살려면, 첫째 지혜로운 스승을 만나야 하고, 둘째 어려울 때 함께 할 수 있는 벗을 사귀어야 하며, 셋째 다사로운 동반자를 두고, 넷째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바쳐야 합니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서로 절대권을 가진 듯 배우자의 생각과 행동과 가치관을 바꾸려고 합니다. 그것도 자기 편한 대로, 자기 기분에 맞추어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종을 길들이려는 것이 됩니다. 부부싸움에서 이긴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져줄 수 있는 용기가 진정한 승리입니다. 그냥 지지말고 멋지게 져주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본디 선연과 악연은 없습니다. 두 사람이 만든 것일 뿐입니다. 상대 때문에 악연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은 핑계입니다. 내가 옳고 상대가 그르다는 분별심 때문에 스스로 악연의 싹을 틔운 것입니다.

 

용서는 이러저러한 조건 없이 그냥 관대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용서하기 싫은데 상황 때문에 용서했다면 스스로 잘 벼린 칼로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용서는 영적인 용서입니다. 영적인 용서를 하면 그 과정에서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됩니다. 참으로 행복하고 편안하고 자유로워집니다.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분노하고 싫어하는 것은 영혼의 쓰레기입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어지럽힌 것은 내 영혼을 깨끗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습니까? 누군가가 내 마음을 괴롭히고 속을 뒤집었다면 그 사람이 내 영혼의 쓰레기를 깨끗이 퍼내라고 일러준 것이라 생각하면 어떨까요?

상대방을 용서하지 않으면 평생을 그 사람에게 얽매여 사는 꼴이 됩니다. 용서하기 싫으면 잊어버리십시오. 미움과 분노는 가시와 같습니다. 상대방 때문에 화병이 생겼다고 주장하겠지만 자신의 영혼이 허약하기에 생긴 핑계이기 쉽습니다.

 

화 분노 미움 걱정 따위는 쌓아두지 마십시오. 쌓아둘수록 자신의 상처가 그만큼 깊어질 뿐입니다. 원망 핑계 가슴앓이 따위가 차곡차곡 가슴에 쌓이면 결국 그것들이 주인 노릇을 하게 됩니다.

 

대나무처럼 살라!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속이 빈 것은 욕심을 덜어내어 가슴을 비우라는 뜻이었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좌절 갈등 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는 대기업의 사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람을 마주 보고 맞으면 역풍이지만 뒤로 돌아서서 맞으면 순풍이 된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를 아프게 하고 힘겹게 하고 슬프게 하는 것들 투성이 입니다. 그 포위망을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긍정적 사고는 욕심을 퍼내는 힘입니다. 욕심이 넘치면 욕심이 주인 행세를 하고 내 영환과 육신은 종노릇을 하게 됩니다.

 

정말 나 자신을 아끼려면 덜어내야만 합니다.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 두툼해진 뱃살을 덜어내기 위해 소박하게 먹고 운동을 하는 게 지혜이듯 말입니다. 명망가들이 한순간에 추락하고, 망신당하고, 평생을 애써 쌓아온 명예와 권세를 놓치고, 돈을 잃는 것은 과욕 때문입니다.

 

희망은 정말 공짜입니다. 태양이 찬란해 보이는 것은 밤이 있기 때문입니다.희망은 좌절 실패 슬픔 불행 고통 같은 부정적인 것들을 통해 더욱 선명해집니다. 희망은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희망은 공짜입니다. 마음만 활짝 열면 말입니다.

 

사용법대로 사는 데는 특별히 돈이 더 들지도, 시간이 더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내 몸을 위해 기름지고 비싼 음식을 먹기보다는 소박하게 먹고 몸을 가볍게하고 적절히 운동하면 웃고 즐기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영혼을 위해서는 늘 좋은 생각을 하고 남을 기쁘게하며 세상에 보탬이 되고 행복에 겨워야 합니다.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인생사용설명서를 갖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