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기닷컴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4/16 2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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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원기입니다.아직 이 곳을 오시는 분들이 꽤 되시는 것 같아 제 현황을 말씀드릴 겸,제 생각도 의논드릴 겸 겸사겸사해서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지난 3월2일자로 정치부로 발령을 받고 이후 한동안 블로그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핑계는 새로 바뀐 부서와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거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인터넷/게임 기업들의 CEO,창업자를 비롯한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그리고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썼습니다.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제가 IT부 기자였기 때문이었는데,제 처지가 바뀌는 바람에 정체성 고민이 시작된 겁니다.그래서 그러면 안되는데,블로그를 열어놓고 아무런 콘텐츠 생산을 못 해 왔습니다.너무나 죄송하고,그 동안 여러 방면에서 저를 지지하고,격려하고 질책해주셨던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민이 끝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사람들의 이야기는 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대신 정치부에 있으면서 새롭게 경험하는 정책적인 부분이나,소비자로서 느끼는 부분을 새롭게 추가할 것 같습니다.과거 썼던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전략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내일(17일) 블로거들의 구글코리아 방문을 기점 삼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구글코리아의 이원진 사장님과 김경숙 이사님 등 여러분을 만나뵙고 구글코리아의 기업문화와 구글코리아만의 서비스 동향 및 계획 등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잊지 않고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 분야에 대한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에 임원기닷컴(http://limwonki.com)을 열었습니다.기존 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은 대부분 임원기닷컴에도 올라와있습니다.제가 정치부 기자로서 회사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이 부분에 대한 조언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조만간 입장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임원기닷컴은 과거 콘텐츠들이 올라와있지만 새로운 처지에서,사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새롭게 시작하는 임원기닷컴이 되겠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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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스를 풀었습니다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1/29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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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깁스를 드디어 풀었습니다.지난 22일에 풀었는데 어제까지는 깁스 풀고도 계속 목발짚고 다녔습니다.오늘에야 두 다리로 걷기 시작했네요.딱 한달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반면 다쳤다고 놀렸던 분들은 각오하십시오^^)  덕분에 무릎도 잘 붙고 걸어다니는데는 무리없을 정도로 회복됐습니다.아직 뛸 정도는 아니지만,설 지나고 나면 다시 운동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어느 분이 깁스 풀면 사진도 좀 바꾸라고 구박(?)하셔서 사진도 바꿨습니다.)

 

 고작해야 한달동안 깁스를 했는데 깁스를 풀고나니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의 70% 정도 굵기 밖에 안되더군요.눈에 확 띄일만큼..의사선생님 말씀이..근육이란 게 조금만 안 써도 이렇게 없어진답니다.저는 한달이니깐 없어질 정도는 아니고 근육이 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한 달 정도 꾸준히 운동해야 다리 근육이 돌아온다고 하네요.좀 심한 사람,예를 들어 6개월 이상 깁스하거나 이럴 경우 평생 다리 굵기가 다른 채로 살아가야 한다고 합니다.(이 정도이길 얼마나 다행인지^^::)

 

 불과 한달 정도 기간 안 썼다고 이렇게 근육이 줄어들다니...그런데 근육만 그런 건 아니겠죠? 관심있는 분야도,생각하는 것도,안 쓰면 줄어들고,심할 경우 회복 못할 정도로 사라져 버리겠죠.나에게 그런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다리 깁스 한번 했다가 별 생각을 다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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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왜 감동이 없는가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1/29 0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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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쯤이었던가 어느 날 집에 들어오는데 아내가 웬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다.나는 그리 즐겨듣지 않지만 성악가들이 부르는 그런 노래였다.그런데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들렸던 그 노래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났다.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왠 눈물이람.스스로에게 놀라 아내에게 물었다.“이거 누가 부르는 거야?” 노래는 나도 익히 아는 곡이었다.너무나도 유명하고 흔하게 들어본 음악이었기에.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눈물이 났을까.

 “나도 잘 몰라.그냥 하나TV 이리저리 돌리다가 봤는데,영국에서 하는 무슨 아마추어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이래.노래를 아주 잘하네”

 아내의 설명을 듣고 옷 갈아 입는 것도 잊고 옆에 우두커니 같이 앉아 음악을 들었다.내가 퇴근하자마자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를 족히 두 시간은 붙들고 종알종알 얘기하곤 하는 아내도 이날은 내가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는데도 별 말이 없었다.그냥 둘이서 그 프로그램을 봤다.

 

 이 정도면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그날 아내와 내가 알게 된 사람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스타가 된 Paul Potts였다.영국의 ITV에서 방송하는 ‘Britains got talent’에 나온 Paul Potts의 첫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부러진 앞니에 못생긴 얼굴,자신감없는 표정으로 초라한 양복을 입고 나타난 그는 누가 봐도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의 첫 모습은 사실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차라리 연민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가 부른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Con Te Partiro’ (Time To Say Goodbye) 는 왠지 내가 예전에 많이 듣던 그 노래가 아니었다.보첼리가 불러서 유명해진  ‘Con Te Partiro’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빈정대던 심사위원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 이런 느낌이 나만의 것은 아니었나보다.이때 찍은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이미 작년 여름에 최고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히트를 친 것도 나는 지난 연말에야 알았다.

 

 그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게 있다.교통사고와 수술,특히 학창시절부터 계속된 왕따,평범한 외판원 생활을 하면서 계속되는 자신감 결여.그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사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었다.가수가 돼서 3테너와 함께 한 무대에 서고 싶다는-남들이 보기엔 가당치도 않은 그런-꿈을 갖고 있으면서 현실적으로 전혀 동떨어진 외판원으로서의 삶을 사는 그는,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살아 있으돼 죽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 와중에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니,그것이 놀랍다.그의 마음은 죽지 않았던 거다.아무도 알아주지 않고,지지해 주지 않는 가운데 무엇인가에 몰두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우리의 삶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의 삶에 대한 이력을 들으면 누구나 감동하게 된다.그의 동영상이 최고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나 그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도,바로 앨범을 제작하게 된 것도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아는 순간 모두 동일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그런데 내가 궁금했던 것은..왜 나는 그의 상세한 내력을 알기도 전에 그의 노래만 듣고 눈물이 났을까? 

 

 내가 요즘 유난히 감수성이 예민해지진 않았으니 그의 노래에 원인이 있었던 것 같다.이 느낌을 확인해보기 위해 나는 연말에 그의 첫 앨범 ‘One Chance’를 구매해서 틈만 나면 들었다.(앨범 이름도 범상치 않다.그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 감성과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감사함이 뭍어나는 것같다.)

 

 냉정하게 노래를 부르는 음성만 듣고 평가하면 그는 당연히 세계적인 성악가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어릴 적부터 신동 소리를 들으며 좋은 학교에서 음악 공부를 한 이들과 어찌 비교가 되겠는가.하지만 그에겐 그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있다.아마 성악을 그처럼 구슬프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감성이 실려 있는 것이다.그래서 똑같은 노래를 불러도 그가 부르면 다르게 느껴진다.다만 음색이 틀려서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보잘것없는 인생을 살아온 자신에 대한 회고와 지금의 기회에 대한 감사,꿈을 이뤘다는 잔잔한 기쁨...이런 복합적인 감성이 그의 노래엔 들어있다.

 

 나는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그에 대한 찬사를 보내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Paul Potts는 사실 그저 한 예에 불과할 뿐이다.그보다 더 한 고난과 역경 속에 자신을 극복한 사람이 왜 더 없겠는가.

 

 삶에 감동이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우리들 대부분의 삶은 감동이 없지 않은가.나름대로 열심히 살고,꿈도 갖고 있고,이를 위해 노력하는데 왜 감동이 없는가.살아있다는 것 만으로도,몸 건강히 꿈을 향해 매진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와 감동으로 가득차야 되거늘 왜 감동이 없단 말인가.


 

 꿈이 있돼 그것이 자신의 내면과 영혼을 살찌게 하는 꿈이 아닌 것이고,요행히 그런 꿈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극복하는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시상식에서 Paul Potts조차도 이런 말을 했다.‘가장 큰 장애물은 자신감 결여를 극복하는 것이었다'고

 

 그래도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그의 엄청난 꿈은 자신감이라곤 쥐꼬리만큼도 없고,인정이라곤 받아본 적도 없는 30대 후반의 한 남자를 수천명의 사람들로 가득찬 무대에 서게 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하고 있고 여전히 뒷걸음치고 있는 숱한 상황속에서 그걸 극복할 수 있을까.자신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사실 학식도,외모도,돈도,능력도 아니라는 것을 점점 알게 된다.

 

 자기를 극복할 만한 자기만의 내면 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결정적인 순간에 자기를 지탱해줄 정신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알게 되지만 이것은 자기 뜻대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나는 Paul Potts 역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꿈만이 아닌,그를 이렇게 이끈 또 다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한다.그건 아마 본인이 골방에 들어갔을 때,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신을 바라봤을 때나 알 수 있는 그런 걸꺼다.

 

나는 인생의 가장 큰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Paul Potts 댓글(6)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