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 [책 다시 보기] 2008/11/09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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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의 유쾌한 반란,세상을 바꾸는 개인의 힘.

미국의 블로거이자 테네시 주립대 법학과 교수인 글렌 레이놀즈가 쓴 'An Army of David'(한국어 번역:다윗의 군대,세상을 정복하다)를 읽으면서 나는 별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일단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가 많아서기 때문이고,분명 주제가 명확한데,세부 내용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였다.

결론적으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 일었다."아니 이 사람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공부했길래 이렇게 세상의 온갖 것에 대해 박식할까? "

목차를 보고 진작에 파악했어야 했는데..'8장 가상세계는 경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갔는데,9장부터는 좀 어리둥절했다.갑자기 이야기가 우주와 나노기술로 넘어가기 때문이다.법대교수라는 사람이 갑자기 나노기술 얘기를?

나중에 이력을 보니 글렌 레이놀즈는 우주 공간에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 분야에 책도 쓴 인물이었다.하지만 그 밖에도 생물학,윤리학,철학,나노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듯 했다.

책 내용 중에는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예측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됐다.그를 만날 수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토론을 해보고 싶을 정도였다.(그가 블로거라고 하니 일단 어줍쟎게나마 블로그로 토론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물론 핵심은 영어다.)

그는 지금의 블로그가 신문,방송,잡지 등으로 대변되는 기존 미디어를 결코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즉 기존 미디어의 영역과 블로그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영역이 공존하리는 것이다.물론 그 과정에서 구미디어의 권위나 영향력에 있어서 상당한 침식과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측도 곁들였다.

그는 미디어의 긴 역사를 놓고 볼 때 앞으로 저널리즘은 직업이 아닌 활동이라는 면에서 초창기 지위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고 지금이 그런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PC게임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는 한편 PC게임의 해악만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고 있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블로그 활동을 하거나 미디어의 변화,특히 개인 역할의 부각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것 같다.
인터넷, 웹2.0, 블로그, 뉴미디어, 게임 댓글(2) l 트랙백(2) l 스크랩
미래를 말하다 [책 다시 보기] 2008/11/03 0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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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국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한국 사람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폴 크루그만이 쓴 '미래를 말하다'를 읽다보면 더욱 그것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반문하게 된다. "과연 내가 생각하고,내가 알고 있던 미국이란 나라는 어디 있는가?"

'미래를 말하다'는 미국에 대한 책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미국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된다는 점.미국에 대해 평소 쉽게 생각지 못했던 관점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아 새삼 다시 주목받게 됐지만 그 전에도 이미 충분히 유명했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이면서 저널리스트(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인 폴 크루그먼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미국의 역사에 대한 담담한 서술이다.

하지만 노벨경제학상을 아무나 타는 것이 아니듯,담담한 서술이고 일부 회고하듯 쓴 부분이 많지만 날카롭고,때론 거침없는 그의 글빨이 어디로 가진 않는다.복문을 많이 써서 좀 복잡하게 읽히는,그래서 떄론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그의 전작들과 유사하다.

이 책의 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국의 역사,그 중에서도 정치적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그는 거의 이를 흔히 말하는 '꼴보수' 관점에서 썼다)의 상호 투쟁과 대결의 구도 속에서 그려내고 있다.그리고 그 역사속에서 그는 묻는다."미국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폴 크루그먼은 진보적인 성향을 지녔다.보수적인 경제학자는 분명 아니다.자신이 케인스주의자임을 밝히고 있으며 시장의 실패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이 정부의 개입에 의해서 일정부분 조절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무엇보다 1%에 불과한 극소수의 상위계층,또는 지도층에 촛점을 맞추는 보수적인 정당들의 경제 정책에 반감을 품고 있다.그는 이것을 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언급하고 강하게 비판하기 때문에 논점이 분명하고 일견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는 특이한 경제학자다.그는 경제가 정치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정치적인 지형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부의 분배가 달라지고 행복감도 달라진다고 믿는다.시장을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여 알아서 부를 분배하고 불균형을 최소화한다는 것에 극도로 반감을 드러낸다.

이 책이 의미있게 읽히는 것은 비록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전세계적인 소득 불균형에 대한 그의 해결책을 엿볼수 있다는 점이다.발전과 침체,성장과 경제위기를 번갈아 겪으면서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그의 아이디어를 적용한다면 어떨까?

그는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특히 상속세를 대폭 감면하거나 폐지하고 소득세 누진율을 조정함으로써 부자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하는 것이 당장 성장에 좋은 것 같지만 사실 사회 전반적으로 불평등을 야기하고 그것이 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주의의 퇴보를 부른다고 강조한다.그의 글이 항상 그렇듯 충분히 논쟁이 될 만한 주장이 담긴 책이다.
폴 크루그만, 노벨경제학상, 자유주의, 미국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 [책 다시 보기] 2008/10/29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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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리빙스턴이 쓰고 안철수연구소 김익환 부사장이 번역한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은 사실 작년에 나온 책이다.당시 회사로 책이 처음 왔을 때 '아니 무슨 책이 이렇게 두꺼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paperback 스타일이지만 페이지가 무려 660쪽에 달하니 책이 무겁고 클 수밖에 없다.처음엔 엄두가 안 나서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다.(문학작품은 두꺼울수록 좋아하지만,이런 종류의 책이 두꺼운 것은 싫어하는 편이라 그렇기도 했다.)

두꺼운 책 치고는 책은 술술 넘어갔다.하지만 한글 제목을 잘 달았을 뿐이지,이 책에서 뭔가 거창한 통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이 책의 원제(Founders at work-stories of staret-ups early days)는 그저 초기 벤처창업자들의 스토리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구글(지메일),어도비,야후 등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이런 기업들의 초기 창업 모습을 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할 수 있다.나는 약간 그런 기대감을 갖고 책을 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책은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진 못했다.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한글 제목이 주는 중압감을 책의 내용이 감당하지 못한 것 같았다.항상 인터뷰를 하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경험상 이렇게 많은 인터뷰가 한꺼번에 실리면 사실 독자를 지치게 한다.32개가 아니라 12개,아니 단 2개의 통찰력에 대해 다루더라도 다양한 인터뷰가 기술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보다 재밌게 읽히지 않았을까.사람은 많고 책의 분량은 한정돼 있으니,질문에 비해 의미있는 대답이 나오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그러다보니 책을 읽고나면 버릴 페이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사실 인터뷰를 하면 그 중 절반 이상은 글로 옮기기 힘든 내용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글쓴이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32명에 대한 인터뷰 자체는 훌륭했고 그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하지만 거창한 한글 제목과는 달리 그냥 그 사람들의 초창기 어려움(어찌 보면 뻔한)을 마치 앞에서 듣는 것처럼 들을 수 있다는 것(약간은 지루하게)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벤처, 실리콘밸리, 창업 댓글(2)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