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와 리차드 게리엇 [게임이야기] 2008/10/16 22:02:00
트랙백 주소 :

'울티마'시리즈 개발로 유명한 리차드 게리엇을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5월 미국 LA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E3였다.그 뒤로도 몇 차례 게리엇을 만났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크게 인상이 깊지 않았다.

당시 그는 '타뷸라 라사'를 들고 나와서 개발된 부분까지 시연을 했다.물론 시연 화면으로 볼 때는 그래픽이나 캐릭터의 움직임 등 모두 훌륭해 보였다.하지만 그게 다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엔 게임을 하는 걸 좋아하기만 하지 게임산업이나 유명인에게 더욱 문외한이었던 나는 그가 그렇게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인지도 몰랐다.나중에 동료 기자가 귀뜸해 줬다.
"야 저 사람이 그 유명한 리차드 게리엇이야"
"뭐가 유명한데?"
"울티마 온라인. 모르냐? 그거 이 바닥에선 거의 전설이라고"

근데 그 순간 나처럼 온지 얼마 안된 기자가 불쑥 말했다."근데 그런 사람이 내놓은 게임이 뭐 저래?" 기자들이 순간 쿡쿡하고 웃었다.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지 얼마 안된 문외한들의 에피소드지만 그때 인상때문이었는지 나는 게리엇에 대해 계속 의문을 갖고 있었다.저 사람은 정말 그 천재적 실력을 언제쯤 발휘하게 될까.

2006년 11월 텍사스 오스틴에서도 그를 직접 만났다.그때도 그는 게임에 대해 설명했다.그런데 그때 나는 두가지 재밌는 점을 발견했다.첫째는 그가 설명하면서 보여준 게임이 1년 전에 봤을 때랑 다른 점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었다.두번째는 엔씨 오스틴 직원들의 태도였다.직원들은 게리엇에 대해 물어보면 그가 개발중인 게임이나 게임에 대한 열정,그의 번득이는 게임 아이디어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집이 굉장히 호화롭고 비싸며,항상 우주인이 되고 싶은 꿈에 가득차 있다고.그런 점에서 아주 특이한 사람이라고....그에 대해 말할 때 게임 얘기가 나오면 항상 과거의 이야기만 나왔다.울티마,울티마,울티마,,,그런데 지금은?

내가 받은 느낌은 이거였다.
"실력보다 명성이 앞서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그랬을까..지난해 타뷸라 라사가 참패를 면치 못했을 때 전혀 놀랍지 않았다.
난 게으른 천재는 없다고 믿는 편이다.천재가 평소 생활엔 게으를지 몰라도 자기 본업을 할 때는 엄청나게 부지런하고 일반인이 따라올 수 없는 근면성과 성실함을 발휘한다고 알고 있다.리차드 게리엇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엔씨소프트와 게리엇은 최근 결국 결별했다.휴직상태라고는 하지만 그는 우주인이 돼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곳곳에 자신의 사진만 남겨놓은 채 떠났다.

엔씨소프트는 리차드 게리엇과 로버트 게리엇 형제로 인해 분명 막대한 유형,무형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미국 시장에서 초창기 정착하는데 이들의 명성과 실력,인맥 등이 가져다준 소득이 많았을 것이다.그들이 없었다면 엔씨소프트가 미국에서 이처럼 정착하기 힘들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가 과연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에 얼마나 득이 됐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한국 게임의 맏형인 엔씨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그를 통해 만든 타뷸라라사가 처참하게 실패하면서 그와 엔씨소프트,나아가 한국 온라인게임은 밑천이 다 드러났다는 평가를 현지에서 받게 됐다.엔씨소프트 역시 미국에 정착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말로 위안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2001년부터 그가 타뷸라라사를 개발한다고 쏟아부은 수백억원의 돈이 가져온 기회비용은 단순히 비용만 갖고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고 그것때문에 비난받아선 안돼지만 그가 대외적으로 보여준 자세가 너무나 아쉽다.

 그가 7년간의 엔씨소프트 생활 중에 남겨 놓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그가 남겨놓은 것이 실패한 게임 타뷸라라사 뿐이라면 말이다.명성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과 성실함이라는 것을.

엔씨소프트, 리차드 게리엇, 타뷸라라사, 온라인게임 댓글(2) l 트랙백(0) l 스크랩
엔씨 이재호 부사장은 누군가? [게임이야기] 2008/05/20 00:58:00
트랙백 주소 :

엔씨소프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이재호 부사장은 누구인가? 2005년 이후 엔씨소프트와 관련된 컨퍼런스콜을 들으면서 이재호 부사장이 누군지 정말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공식 석상에서 그의 얼굴은 본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최대한 객관적인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그의 발언을 듣다보면 걱정이 슬며시 들기도 한다..이거 이러다 이 사람 팬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의 CFO다.다른 CFO들과 구별되는 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랄까...‘솔직함’에 있다.그것도 아주 엄격한 순간에 빛을 발하는 솔직함이다.(물론 경우에 따라선 이런 솔직함이 그 기업의 홍보실이나 다른 임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컨퍼런스콜을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는 애널리스트의 날카로운(때로는 까칠한) 질문에 갑자기 긴장을 팍 놓는 것 같은 솔직한 답변을 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곤 한다.이번 엔씨소프트 실적 발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질문:아이온이 실패하면 엔씨소프트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까요?
 답변:(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글쎄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한다면..정말 우리 회사는 갑갑하겠죠.어려움이 많겠죠..

 

 이런 답변을 들으면서 나는 혼자서 쿡쿡거리며 웃는다.어느날 어떤 애널리스트 한 분이랑 통화를 하는데 이분도 나랑 비슷한 느낌을 갖고 계셨다.“그 분이 그런 장점이 있어요.그쵸? 갑자기 마음을 탁 터놓는 듯한 답변을 해요.어쩔 땐 분위기가 확 바뀌기도 합니다 ”

 

 연초에 있었던 작년 실적과 관련된 컨퍼런스콜에서도 그의 답변은 여기가 컨퍼런스콜하는 거 맞나 싶게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한 애널리스트가 “주가는 자꾸 떨어지고 실적 전망은 불확실한데 주주 가치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라고 질문하자 이재호 부사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 우리만의 꿈을 쫓아 달려왔습니다.우리의 꿈에 너무 매진하느라 주주들을 배려하는 점에서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답변의 방식이 참으로 특이하다.어찌보면 상당히 감상적이고,한편으로는 더 설득력있게 들릴 수도 있다.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하나의 문장으로 해결하고 넘어가는 것이다.어찌됐든 이런 답변은 최소한 일반적인 CFO가 답변하는 방식은 아니다.

 

 올해 실적을 예상하는 질문에서는 “목을 걸고 영업이익률을 지키겠다”고 답변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지난해 한 포럼에서는 “게임주는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니라 평균적인 기업이며,향후 전망 또한 밝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재호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졸업하고 아더앤더슨 컨설턴트,UN Finance Officer를 거쳐 삼성증권 M&A팀장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엔씨소프트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경력만 보면 전형적인 금융/회계쪽 전공자의 모습이다.결국 경력으로 보건대 그의 독특한 발언은 경력에서 나온 부분보다는 그의 선천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그의 발언을 주목해서 볼 것 같다.어느덧 그의 말 한마디에 관심이 갈 만큼 그의 발언은 특이하고,엔씨소프트의 미래,아울러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해 가늠하게 할 만큼 중요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컨퍼런스콜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길드워는 아시아와 맞지 않는다-엔씨 컨콜(2) [게임이야기] 2008/05/16 14:19:00
트랙백 주소 :

엔씨소프트 컨콜 두번째 입니다.질문과 답변이 이어집니다.

 

**유진투자증권 최찬석 연구원
-1)아이온 올해 상용화는 경영진의 의지인지,아니면 개발자들의 의지도 반영된 것인지요? 2)아이온 실패할 경우 회사가 떠안을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3)인력 효율성이 낮은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상용화 일정에 대해선 솔직히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저희들은 타뷸라라사 실패의 이유로 상용화 시기를 잘못잡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좀더 튜닝을 더 했어야 했는데,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 때 상용화하자고 얘기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물론 상용화 시기는 경영진의 의지만은 아닙니다.아이온 실패할 경우 고정비 떠안는 것은 많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개발 인력 문제가 아마 가장 클 텐데요.저희는 아무리 실패하더라도 고정 운영비 정도는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각한 실패의 경우 인력 재배치 등을 해결할 계획입니다.인력 효율화와 관련해서는 효율성과 서비스 질의 보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효율화 노력을 계속 하겠습니다.고 지금 MMORPG를 아이온 규모로 개발하려면 200-300억원 들어갑니다.개발 기간을 고려하면 매년 100억원 정도 들어가는 셈인데요.라이브 운영하는데만 100억 플러스 알파가 들어갑니다.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고정비를 커버하는 수준이면 그 게임은 실패라고 간주하는 겁니다.”

 

**삼성증권 박재석 팀장
-1)플레이엔씨의 일 방문자수가 대형 게임포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요,이게 게임만 추가한다고 되는 것인지?다른 전략이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닌지? 플레이엔씨의 전략이 궁금합니다. 2)하반기 비용 증가가 마케팅 비용 말고는 뭐가 있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작년 4분기처럼 실적이 안 좋아지나요? 3)PC방 등록제 시작되면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4)길드워 중국라이센스 22억 들어왔는데 3월말 종료됐으니 앞으로 길드워 중국 비즈니스는 어떻게 되는지요?

-답변: “플레이엔씨가 저조한 것 인정합니다.주료 게임 포털과 비교해 볼때 차이가 많이 납니다.캐주얼 및 아이온도 플레이엔씨에서 할 수 있도록 해서 사용자 기반을 넓히도록 하겠습니다.우려하시는 바를 압니다.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도 경쟁작들이 많은 비슷한 영역에서 게임들이 있지만 경쟁에 자신이 있습니다.

-다시 질문.엔씨 하드코어 유저들은 플레이엔씨 유저와는 서로 nature가 맞지 않는데요,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아이디 통합이 의미가 있을지,유저들을 확보하는 효과가 정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서로 많이 다릅니다.웹 사용을 잘 안하고 별도의 클라이언트에서 게임 하는 것에 익숙한 것이 우리 유저들입니다.플레이엔씨라는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유저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리고 2분기 이후에는 영업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PC방 규제 관련해서는 좀 조심스럽습니다.리니지와 리니지2 유저들은 정말 엔씨소프트의 제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환경에 상관없이 즐길 것이라고 믿습니다.다만 정부의 규제가 유저-PC방-게임업체 윈윈 모델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PC방 규제와 관련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길드워는 중국에서 서비스되지 않을 겁니다.길드워는 중,일,한국에서 서비스한 결과 아시아에서는 별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그래서 더너인도 서비스를 포기한 겁니다.길드워2로 아시아에서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CJ투자증권 심준보 연구원
-1)길드워2 상용화 일정과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언제 시작할 것인지 궁금합니다.2)콘솔게임은 하반기 언제 시작합니까?

-답변:“길드워2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큽니다.경우에 따라선 내년 상반기에 CBT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다만 내년 중 상용화는 분명합니다.”
-답변(크리스 정 사장):“콘솔은 올해 제품 하나를 발표한다는 겁니다.7월말 게임 런칭 행사에 콘솔 게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키움닷컴증권 장영수 연구원
-1)게임별 매출액 데이터 빠져있네요 보완해주십시오..2)사장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정부가 바뀌고 난 뒤 게임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지,그리고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세계 게임 환경에서 엔씨가 취해야 할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변(김택진 사장):“정부는 게임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가 분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 게임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리라 봅니다.말씀하신대로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엔씨소프트에도 협력의 기회가 늘고 있으며 이를 부지런히 모색하고 있습니다.엔씨는 아주 독특한 포지션에 있습니다.세계 게임시장에서.인터넷과 P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죠.제휴나 협력의 가능성을 최대한 모색해야 하며 어제 인도네시아 진출 건처럼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엔씨소프트 실적 내용을 올립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길드워, 길드워2, 플레이엔씨, 이재호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