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만든 인터넷 룰 [책 다시 보기] 2009/03/02 0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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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블로거인 Jeff Jarvis가 쓴 'What would Google do?'는 구글이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라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인터넷 세계의 패자인 구글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새로운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라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똑 부러지게 구글이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기보다는 구글이 세운 인터넷 상의 법칙과 구글이 만약 세상을 지배한다면(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구글이 구체적으로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고 그것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다루는 것은 이른바 '구글 법칙'이다.구글의 성공이 인터넷 생태계를 어떻게 바꿨고 어떤 법칙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즉,구글의 확립한 새로운 관계,새로운 구조,새로운 공공성,새로운 사회와 비즈니스 현실,새로운 윤리와 스피드에 이르기까지. 구글로 인해 달라진 점들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특히 달라진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 대한 지적을 두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Your worst customer is your best friend
Your best customer is your partner.

상당수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이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몸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런 것들을 분야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링크(Link)가 모든 것을 바꾼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다 링크해라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플랫폼이 되라.
-모으지 말고 분산시켜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인터넷 기업 역시 고객들을 자꾸 자신들이 있는 곳(홈페이지,지점 등)으로 끌어오려고 애를 쓰지만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지다.즉 구글은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으며 정보를 모으지 않고 분산시키고 있다.야후를 비롯해 다른 포털들이 고객에게 자신들의 사이트가 최종 목적지이자 종착점이 되기를 희망하지만(즉 그곳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 구글은 자신들이 그저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이런 차이점이 구글을 변화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최강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희소성의 시대는 갔다.이제는 풍요로움의 시대.
-정보가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기업 가치 판단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삶은 영원한 베타,인터넷도 영원한 베타.

전반부만 놓고 보면 이 책은 별로 소장가치는 없다.서점에서 서서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 또는 필요한 부분-그것도 제목만-메모하면 되기 떄문이다.이 책이 가치를 갖는 것은 후반부 때문인데,
전반부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면 후반부는 구글이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영역에 진출할 때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예측했다.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구글, 인터넷, 웹2.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경제 위기가 구글 식단을 바꿨다? [블로거 IT기업 탐방] 2009/02/23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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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를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본사에서 일하시는 한 PM께서 우리를 초대하고 그날 2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해 안내해줬다.

버클리에서 구글 본사까지는 40분 정도 걸렸는데 처음엔 멋도 모르고 제일 큰 건물쪽으로 들어가다가 Security guard에게 제지를 당했다."저리로 가서 주차하시오"

40동 앞으로 가니 방문객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우리를 맞이하러 나온 PM께서 우리를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  "구글의 자랑거리인 식사를 하러 가셔야죠.그런데 좋은 시절 지난 다음에 오셨네요.메뉴가 대폭 간소화됐어요."

"아 그래요? 정말 아쉽네요..구글 식사가 어떤지 정말 제대로 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그분의 말씀과는 달리 식사는 굉장했다.세상에 둘도 없는 맛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미국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음식들의 수준을 생각할 때 분명 훌륭했다.아내가 식사 도중 불쑥 한마디 했다."이 정도가 간소화된 거면 예전엔 어느 정도였다는 건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인 식당이 위치한 구글 본사 40동 전경>


우리가 식사를 한 곳은 40동에 있는 Charlie's cafe(이름이 정확한지 모르겠다)라는 곳인데 주로 외부 손님들이 오면 식사하는 메인 식당이라고 한다.이날은 근래 보기 드물게 날이 좋아서 뜨거운 캘리포니아 햇살을 받으며 밖에서 식사를 하는데 긴팔 남방이 덥게 느껴질 정도였다.

*랍스터가 식단에서 사라졌다
메인 요리로 중식,일식,이탈리안,인도,미국식,스테이크 중에서 맘에 드는 것을 선택해서 먹으면 되고(물론 위장이 허락한다면 다 먹어도 된다) 뷔페 집에서 흔히 보는 그런 모양으로 디스플레이된 과일과 샐러드가 따로 차려져 있었다.멕시칸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은 바로 옆에 Andele라는 멕시칸 음식 전용 카페가 있었고 가벼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No name Cafe(이름을 공모했는데 이름을 결국 못 지어서 이런 이름이 됐다고 한다)도 바로 옆에 마련돼 있었다.

구글 식단이 간소화됐다는  것은 랍스터같은 만찬용 요리가 빠졌다는 것.토끼 뒷다리 같이 평소에는 먹어보기 힘든 요리들도 종종 나왔었는데,이제는 그런 요리를 거의 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하나에 10달러씩 하는 피지 워터도 경제 위기가 닥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라진 대표적인 식품이라고 한다.그래도 아주 싸구려에 속하는 브랜드인 애로우헤드(보통 일반인들이 많이 먹는) 같은 물은 안 먹는다고 하니..

어쨋든 갑부 사장이 직원들을 위해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식단에 돈을 펑펑쓰던 그런 분위기는 지금 구글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할지..어쨋든 나는 절정인 순간에 식사를 해보지 못해서 상당히 아쉽긴 했다.(식사는 물론 맛있었지만)

*직원들 살 안찌게 아이스크림도 직접 주문제작하고,점심시간에 직원들은 비치발리볼
식사를 하고 나서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그야말로 구글표 아이스크림이었다.아이스크림에 구글 마크가 큼지막하게 찍혀 있는..구글이 직원들 살 안찌게 하려고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만들도록 특별히 주문제작한 것이라고 한다.건강 챙긴다고 오트밀을 잔뜩 넣어서 그런지 상당히 뻑뻑했다.

식당 뒷쪽에는 당근,오렌지  등을 직접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주는 코너가 있었다.나는 유기농 당근 주스를 먹었는데,유기농인지는 믿거나 말거나.

식사를 하고 있는 야외 테이블 바로 옆에는 비치발리볼 코트가 있는데,짧은 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남녀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비치발리볼을 하고 있었다.(정말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풍경)

*Introduce a girl to engineer's day!!
식사를 마치고 건물을 둘러보는데 41동이었던가..계단 한 쪽에 introduce a girl to engineer's day! 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엔지니어 데이를 앞두고 여자친구를 좀 데리고 오라는 홍보성 멘트인데,맨날 일에만 파뭍혀 있고 여자친구 사귈 생각을 안하는 엔지니어들을 풍자한 것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그 건물 천장엔 스페이스 셔틀 모형이 걸려있었는데,저게 뭐냐고 물으니,창업자가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을 곳곳에 꾸며놨다고 한다.

*CEO를 제외하곤 아무도 단독 방을 쓸 수 없다.
아마 CEO인 에릭 슈미트 방이 42동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가까이 가보지는 못하고(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어서) 멀리서 보기만 했다.

구글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미국에서 자기 방을 단독으로 쓸 정도가 되면 굉장히,엄청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구글은 유독 혼자 사무실을 쓰는 사람이 없다.창업자도 단독으로 사무실을 쓰지는 못하고 유일한 예외가 CEO인 에릭 슈미트라고 한다.그런데 CEO의 방 조차도 엄청 좁다고 하니..가까이 가서 보질 못해서 정확히 판단은 안 되지만 책상,의자 하나만 달랑 있는 방이라고 한다.

구글의 모든 직원들은 3-4명씩 방을 나눠서 같이 쓰고 있는데,직원들간 대화를 하라는 창업자의 의지라고 하는데,꼭 그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창업자에게 차고를 빌려준 수잔 보이지스키
정확히 몇동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창업할 당시 차고를 빌려준 수잔 보이지스키 구글 제품담당 부사장의 커다란 사진이 벽에 걸려있었다.(아,생각해보니 사진이 아니라 스틸영상을 벽에 띄워놓은 것 같다)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당시 차고를 빌려준 인연으로 수잔 보이지스키 부사장의 여동생 앤 보이지스키를 소개받았는데, 두 사람은 지난 2007년에 결혼했다.앤 보이지스키가 땡 잡았다고 생각할 분도 있겠지만,그 역시 23앤미라는 실리콘밸리 바이오벤처의 CEO다.이래저래 대단한 부부다.

*구글 법칙의 예외,한국
수잔 사진 아래쪽에는 구글의 검색 쿼리가 발생하는 모습을 3D 지구본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있었다.(이 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서 만든 거였다)

인터넷 활용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구글을 사용하는 검색 쿼리가 하늘로 치솟고 있었지만,그 중에서도 유난히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곳이 한국이었다.(당연한 일이다.한국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 등을 고려한다면)
한때 한국만큼이나 저조했던 중국은 구글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이제는 검색 쿼리가 꽤 발생하고 있었다.터키고 한국과 유사하게 구글이 저조하다고 한다.
 
*Give the people control and we will use it
짧은 시간이지만 구글을 둘러보면서 느낀 것은 철저하게 직원들에게 자율을 적용했다는 것.많은 미국 기업들이 그렇지만 구글 역시 직원들을 평가할 때 이른바 '근태'(근무 태도) 항목이 없다.즉 근무를 성실하게 했느냐 안 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몇시에 출근해서 몇시에 퇴근했는지,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생각해보면 정말 출퇴근 시간을 체크한다는 것은 개인의 자율성이나 독립된 인간성을 아주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이날 사무실을 둘러보는 와중에도 곳곳에 있는 사무실 복도 소파엔 드러누워 자고 있는 직원들도 있는가 하면 상당수가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마치 수다를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걸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구글의 이런 조직 문화는 아주 의도된 것이다.직원들에게 충분히 자율성을 주고 그들이 스스로를 컨트롤하게 하고,구글은 이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것이다.이는 구글이 자신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점에서나 조직 운영에 있어서나 최소한 비슷한 것 같다.사실은 모든 것을 알고 통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통제하려고 하지 않고 고객이나,직원들 모두에게 스스로 통제하고 발전하도록 강력한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구글 식당, 실리콘밸리, 인터넷, 마운틴뷰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소유의 종말? 접속의 시대! [책 다시 보기] 2008/12/15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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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책장에 꽂아 놓고 읽지 않는 그런 책이 아마 누구나 집에서 뒤져보면 꽤 나올 것이다.'노동의 종말'로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이 쓴 '소유의 종말'은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벌써 몇 해전인가 선배가 "니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며 준 것인데,제목을 보고 "앞으론 그럼 렌트의 시대가 온다는 얘긴가?'하며 별 흥미를 못 느끼고 책장 구석에 뒀었다.

갑자기 흥미가 생긴 것은 아주 우연히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의 원제를 보고 나서부터였다.소유의 종말의 원제는 'The Age of Access'.굳이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자면 '접속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아마 출판사에서 저자가 워낙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에 이를 마치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번역을 한 것 같았다.

내 입장에선 원제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고나 할까.물론 이 책은 개인의 소유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세계가 소유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소유의 종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기본적으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접속의 시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즉 뭔가가 끝났다는 과거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미래학적인 저술이다.

역시 석학의 반열에 오르면 하나의 현상을 보면서 좀 더 깊이있는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걸까.비록 좀 시간이 지난 책이지만(2000년에 쓰여졌다) 지금 읽어봐도 인터넷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현실 세계를 바라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의미있게 와 닿는 구절은 많지만 몇 개만 뽑아보면,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팔아치우는 양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점 좌우된다.상품과 서비스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유념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그가 규정한 소유의 시대로서의 산업 자본주의 종말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그가 이미 이런 생각을 1990년대 중반부터 했다는 것,그리고 그것을 이런 책으로 자세히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학자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서평을 쓰면서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만큼 그는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의 미래와 새롭게 등장할직업,변화될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거론했다.자동차 대리점의 운명과 자동차 대여점의 등장,앞으로 사람들의 생활은 장시간 소유하는 것보다는 빌려쓰고 빨리 다음 버전으로 옮겨가는 것이 중요해지며 경쟁 자체가 시간 싸움으로 변화될 것이란 점 등등...

그가 한 말 중에 가장 의미 심장한 것은 앞으로의 시대가-사실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시대다.-재산의 소유 그리고 상품화로상징되던 자본주의의 여정을 끝내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결국은 우리의 삶까지도 점점 상품화된다는 것이다.변화와 혁신이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소유에 따르는 비용과 책임을 부담스러워하게 되고-그의 얘기를 듣자면 집,차 등 고정 자본에 대한 지출은 줄이는 것이 좋다.뭐든 빌려 쓰는 게 최고다.-이런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리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의 삶까지 상품화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예견이다.린든랩이 만든 세컨드라이프는 우리의 삶이 온라인에서 상품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예가 아닐지..물론 리프킨이 말하는 것은 이런 차원의 것만이 아니다.개인이 겪은 경험과 고유한 삶 자체가 접속이라는 방식을 통해 공유되고 교환되면서 상품화되는 과정을 예상한 것이다.

이런 변화와 혁신이 지속되는 삶에서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더 행복해질까? 그는 그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았다.다만 그런 질문은 행간에서 던지고 있었다.행복에 대해서만큼은 그도 자신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인터넷, 소유의 종말, 접속, 웹2.0, 제러미 러프킨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