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죽음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9/18 2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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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두 사람의 삶은 정말 대조적이었다.

 한 사람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었다.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 한 채는 고사하고 차,번듯한 양복 한벌 없는 사람이었다.그는 살면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고 평생 돈 걱정없이 살아본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아니 그가 걱정했다기 보다는 그의 가족들이 걱정했다는 것이 맞다.그는 천성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이어서 별로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다.
 그렇다고 밖으로 돌거나 도박을 하는 등 나쁜 버릇이 있는 건 아니었다.그는 분명 겉으로 보기에 소시민이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낳은 아버지였던 그는 집안에서는 평범하고 무능력한 아버지였다.실패와 무능력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에서 유일한 성공이 있다면 그의 자식들이 모두 훌륭하게 장성했다는 것이다.두 자녀 모두 그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를 부양할 만큼 경제력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그는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을 복도 없었다.자식들이 성장해 그를 모실 만한 상황이 됐을 때 그의 생명이 다했다.
 평생 넉넉하게 살아오지 못한 그의 장례식에는 사람들도 별로 오지 않았다.그 흔한 화환 하나 그의 이름 앞으로 보낸 사람이 없었다.그의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찾아온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고 애도했다.그로부터 어떤 금전적인 도움도 받아본 적 없었지만 그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던 이 소수의 지인들은 장례식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다른 한 사람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큼 부와 성공을 이룬 사람이었다.그는 유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불굴의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엄청난 부를 손에 거머쥐었다.자신 뿐 아니라 그의 자식,일가친척까지 모두 평생을 다 써도 못 쓸만큼 부를 축적했다.
 그는 나이 70이 넘을 때까지 매일 5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았다.잠자는 시간은 죽는 시간이라는 것이 그의 모토였고 매일매일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하며 살아왔다.모든 것이 그의 통제 아래 있었고 그는 자신의 손에 한번 들어온 것을 놓지 않았다.
 사업도 번창했고 주식투자,부동산투자,채권,저축,보험,펀드 등 모든 투자에서 그의 사전에 실패란 단어는 없었다.세상을 뜨는 그순간까지 그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걱정하고 다음 투자를 고민했다.그는 모든 사람을 만나 오로지 성공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다.
 자신의 명예와 부를 축적하는 데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고 실패란 것을 모르고 살아온 그의 인생에서 유일한 실패는 가족이었다.
 그의 자식들 중 그가 바라는 대로 성장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그는 자식도 여럿 낳았지만 그 많은 자녀들 중 그가 그토록 원했던 대학 교육을 자신들의 힘으로 제대로 마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그는 평생 자녀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으며 결국 자녀들과는 거의 담을 쌓고 가정에서는 철저하게 고립된 사람으로 살았다.
 그는 결국 자식들을 믿지 못했다.그가 이룩한 엄청난 부에 대해서도 그는 가족 어느 누구에게도 한번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두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살았다.하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은 우연히 비슷한 시기를 살았다는 것과 이제는 삶을 다했다는 것 뿐이다.너무도 다른 삶을 살았지만 두 사람 모두 이제는 한 줌 재가 되가 다시 흙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삶과 죽음을 보면서 나는 톨스토이가 던진 명제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사람이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그리고 그토록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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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블로거인가?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8/01 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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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는,그래서 내가 블로거라고 생각하는 지인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사실 나는 블로거가 아닙니다’

 

이게 왠 자기 고백?

 

그러면서 말을 잇는다. ‘블로거라기 보다는 우연히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방법을 알게 된 글쟁이가 아마 맞을 겁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죽을 만큼 힘들어도,글을 쓰면서 재미를 찾는다.글쟁이라는 기준을 아주 엄격하게만 하지 않는다면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있고,거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으니 글쟁이라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블로거는? 예전에 지인들에게 위의 말을 할 때는 그저 농담처럼 한 말이었지만 정말 내가 생각해도 맞는 것 같았다.

 

블로거의 정의를 자기 글(또는 사진,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을 쓰는 오픈된 온라인 공간을 갖고 있는 사람 정도로 한다면 나도 블로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흔히 막연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블로거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뭐 하나 갖춘 게 없다.

 

 일단 나의 블로그는 너무 개인적인 공간이다.거의 내가 나에게 이메일 보내기,또는 일기장 뭐 그런 식이다.푸념도 하고 아무도 관심없는 고민도 혼자서 지껄이고,옛날 연애얘기도 쓰고 등등..네트워크도 거의 없다.내 성격이 인터넷에서 글을 오래 읽지 못하니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도 아주 제한적이다.무엇보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유명해진다거나 그러고 싶은 동기가 없다.아주 논쟁적이지도 못하다.그냥 내 기록을 남길 뿐이다.

 

‘블로그 히어로즈’의 부록을 쓰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나는 어떤 블로거인가?,아니 나는 과연 블로거인가?

 

그런데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을 보자면 나는 이상하게 전 세계적인 파워블로거라고 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결과물이야 어떨지 몰라도 동기나 하는 행동,생활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비록 내가 그들을 따라하거나(그럴 생각도 없지만) 그만한 결과물을 내놓을 능력은 없지만 그들의 생각에는 공감하는 측면도 많았다.

 

그러면 나는 블로거인가?

 

하긴 뭐 정의가 대순가.명제보다는 존재가 훨씬 중요하지 않겠나.나는 내가 스스로를 ‘우연히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방법을 알게 된 글쟁이’라고 생각할 지라도 나의 생활이 결과적으로 블로거가 된다면 말이다.그래도 의문은 계속 남는다..‘과연 나는 블로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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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도 없고,나쁜 소식도 없다 [夢幻泡影-살아가는 이야기] 2008/06/30 2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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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엔 정말 명대사가 많은데,나는 나의 요즘 상황이 그래선지 이 말이 와닿았다.
'좋은 소식도 없고,나쁜 소식도 없다.그냥 소식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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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대사부 우그웨이의 이 말은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던 말이었다.새옹지마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 것 같고...뭐랄까..내가 축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 저주였고,정말 저주라고 생각했던 것이 축복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요즘엔 왜 이리 많은지.

다리를 다쳐서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결국 그로 인해 내가 나를 바라보고,혼자만의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었고,그로 인해 다시 재활을 위해 운동을 하게 됐으니..꼭 나쁜 일 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치 '인간의 굴레'에서 필립이 절름발이로 태어났기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고 그 약점을 감싸안아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고..정말 하루하루 매일매일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사람들이 좋은 일이라고 부르거나 혹은 나쁜 일이라고 부르는..그런데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그래,정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딱히 있는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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