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빚 갚고 소송에 대비하는 인생 [San Francisco/Berkeley] 2009/04/01 0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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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에 갔다가 5년 전 미국에 와 이곳에서 사업을 하며 정착해 사시는 분을 만났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미국 사람들의 삶이란,평생 빚 갚고 소송에 대비해 저축하며 사는 인생이라고 할 것 같아"

한국에서 미국에 건너온 지 불과 5년이 안 돼 각종 소송에 시달리는 분이시라 그런가 싶었지만,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이분의 말씀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빚 문제는 대학에 갈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극빈자의 경우 얘기가 다르지만 가정의 소득이 6만 달러가 넘는 경우 대학에 갈 때 기본적으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출발한다고 한다(공부를 잘 해서 장학금을 받는 경우는 예외지만) 등록금이 주립대도 2만달러가 넘고 사립대의 경우 5만달러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학자금 대출이 시작된다.대학원까지 공부를 할 경우 학교 등록비와 생활비 대출로 인해 쌓이는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취직을 할 무렵이 되면 심한 경우 빚이 수십만달러에 달한다.여기에 집 사고 차사는데 빚을 지기 시작하면 이자에 원금까지 봉급 생활자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된다고 한다.빚이란게 대출할 때는 눈깜짝할새에 되지만 갚으려면 정말 오랜세월이 걸리는 것이어서 평범한 미국인들 역시 취직해서 평생 이 빚을 갚는다. "빚 갚으려고 직장 다니는게 미국인"이라고 할 정도라고 하니..

뭐 어느 사회든 그런 문제가 없을까.다만 빚이라면 한국도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한국이 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인데 비해 미국은 대학 등록금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 같다.오죽하면 결혼할 때 배우자의 조건으로 학자금 대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내세울까.학자금 대출이 없는 사람은 이성친구를 만날 때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한다."난 학자금 대출 안 받았어.아주 깨끗하지."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인들에게 일상화돼 있는 소송 문제 역시 미국인들의 삶을 죄는 것 같다.수십만달러를 훌쩍 넘기곤 하는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너도나도 저축을 한다고 하니,실제로 쓸 수 있는 자금은 얼마 안된다.저축을 열심히 하는데,그게 미래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소송을 위해서라면,휴...

 "여기서 통장에 1만달러 갖고 있는 사람은 정말 부자라고 할 수 있지"

캘리포니아가 유난히 더 심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기서 운전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미국인들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아마 이것도 편견의 일종이었는지 모른다.벌써 10년도 훨씬 넘게 지나서 그런 걸까? 1995년 즈음 미군 부대에 있을 때 교차로에서 점쟎게 양보하고,여유롭고 (기본적으로) 친절하던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보긴 힘들다.굳이 샌프란시스코 도심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작은 도로에서 운전할 때도 교차로에서 정지해있다가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고,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면 상향등을 번쩍이면서 신경질을 내고,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든다.

교회에서 만난,미국에서 10년을 살았다는 분의 말씀에 따르자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아주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제가 10년 전 처음에 왔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즘엔 정말 이 사람들도 여유를 잃고 신경질적이 되는 것 같아요.경제 위기 때문도 있겠지만,기본적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오던 정신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그래서 이 사람들이 더 오바마에게 한가닥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죠."

미국, 캘리포니아, 대출, 소송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Web 2.0 Expo에 대한 기대 [San Francisco/Berkeley] 2009/03/30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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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재작년에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출장 일정을 잡지 못해 올 수 없었던 web 2.0 Expo를 올해는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지리적인 잇점 덕분이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가 열렸던 샌프란시스코의 Moscone Center에서 3월31일-4월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Web 2.0 Expo는 일찌감치 알고 미리 신청한 덕분에 금방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EXPO가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Web 2.0 Expo는 온라인으로 등록할 때 각자 프로필을 올려놓고 그 프로필을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해 놓았다.내가 만약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떤 분야의 경력이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쉽게 그 사람을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나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명이 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인이 내가 올려놓은 프로필을 보고 컨퍼런스 장에서 한번 만나 인사하자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내가 이 정도이니 아마 기업인이나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요청을 받고 계획을 잡을지 상상이 간다. 각자의 경력과 관심 분야를 다 공개해놓고 만나고 싶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나로선 이런 시스템은 처음 보는데, 아주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이런 Expo의 성격상 어쩔 수 없이) 집중도나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심지어 요즘에는 웹 2.0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새로운 만남의 기회들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재밌는 시도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혹시 한국에서 이번 Expo에 참석하시거나 참석하시진 않더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이나 블로그 댓글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웹 2.0, 뉴미디어, 인터넷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짜장면 먹으러 300마일 가기 [San Francisco/Berkeley] 2009/03/23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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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익숙해지는 것 중 하나가 '장거리 운전'이다.얼마 되지도 않았지만,정말 여기엔 장거리 운전과 관련된 온갖 전설과도 같은 얘기들이 많다.차를 몰고 이틀만에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왔다는 둥의 그런 얘기 말이다.

미시간에서 오랫동안 살다온 친구에게 들은 재밌는 얘기 중 하나는 '짜장면 먹으러 300마일을 운전해서 간다'는,이른바 '뚝방 전설'같은 그런 옛날 얘기들이다.(맞춤법 상으로는 자장면이 맞지만,구어체 어감을 그냥 살리기 위해 여기선 짜장면이라고 쓰기로 하자)
1960,70년대에 미국에 이민왔던 분들 중에는 짜장면이 너무나 먹고 싶어서(아주 오랫동안, 이를 테면 4-5년 정도 짜장면을 못 먹다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하지만 나는 불과 한달 짜장면을 안 먹고도 그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유일하게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기 위해 300마일 정도를 차를 몰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300마일이면 480킬로미터다...대략 봐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거리보다 멀다.이 정도의 거리를 짜장면을 먹기 위해 간다? 말도 안되는 소리로 들리기 쉽다.물론 예전의 그 분들도 순전히 짜장면 만을 먹기 위해 가진 않았을 거다.몇달 동안 자르지 않은 머리도 좀 손질하고(미국 미용실은 예나 지금이나 머리 손질이 서투르다) 한인 마켓에 가서 장도 보고 등등.

그래도 분명한 것은 가장 핵심적인 동기는 '짜장면'이라는 거다.사실 김치 구하기는 차라리 쉬워도 제대로된 짜장면 먹기는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다.

지지난 주말에 친구와 함께 우리 차를 몰고 우리 집에서 정확히 407마일 떨어진 얼바인에 다녀왔다.spring break를 이용해 6박7일간의,여기 와서 가장 긴 기간 동안 여행을 한 셈인데,5번 도로를 타고 그야말로 계속.계속 달렸다.

처음엔,407마일을 어떻게 가나 싶었다.얼추 계산해도 650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당초 친구랑 같이 차를 번갈아 가면서 몰면서 가면 되겠지 했는데 가다보니 그냥 혼자 운전해서 가게 됐다.더욱 놀라운 건 아이였다.해가 쨍쨍 내리쬐는 5번 도로에서 그냥 직사광선을 받으면서 8시간을 달렸는데,칭얼대지도 않고 그냥 조용히 앉아서 따라왔다.(한국에서 훈련을 한 보람을 느꼈다 ㅎㅎ)

짜장면 얘기를 꺼낸 건 나도 여행 중간에 LA에서 한국인이 하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었기 때문이다.정말 맛있게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서 온 가족이 먹다가 문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짜장면 먹으러 400마일을 달려온 셈이 됐나?"

하여간,여행을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거의 사막의 태양과도 같은 캘리포니아 5번 도로의 무지막지하게 내리쬐는 태양을 받으며 그냥 차를 몰아 왔다. 불과(?) 7시간만에 집에 도착하고 나서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여기서 300마일 정도는 그냥 동네 운전해서 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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