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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팔고, 고수익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게 소위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해외 투자에 나선 일본의 가정주부를 통칭)입니다.‘주로 달러 자산에 투자했던 와타나베 부인들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달러 폭락-엔화 급등’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최근 이런 의문이 문득 들어 일본에서도 유명한 와타나베 부인인 도리이 마유미 씨(43.사진)를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생인 외아들을 둔 전업주부 도리이 씨는 증거금(원금)의 최고 100배까지 외화를 사고 팔수 있는 FX마진 거래(이 거래는 한국에서도 요즘 유행중이죠.)를 하는 와타나베 부인입니다.3년전부터 FX거래를 시작한 그는 ‘FX미녀회’라는 회원 200명의 투자클럽까지 직접 운영할 정도로 ‘프로급’이죠.그녀는 자신의 투자경험을 소개한 'FX로 월 100만엔 버는 방법'이란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이 때문에 2007년 여름에도 저는 도리이 씨와 투자클럽 멤버 3명을 동시 인터뷰한 적이 있었습니다.)

 

'100년만의 위기가 아니라 찬스'

 

 지난 1월말 도쿄 시나가와 인근의 자택에서 만난 도리이 씨는 “그동안 큰 손해를 보지 않았느냐”고 걱정스럽게 묻는 기자에게 밝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작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엔·달러 환율 변동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어요.주로 엔·달러를 거래하는데, 월평균 100%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외환거래를 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에겐 ‘100년만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인 셈이죠.” 그녀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합니다.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엔화가치가 급등했습니다.(엔화가치는 지난 9월 달러당 120엔선에서 최근 90엔선까지 25% 정도 올랐죠.) 달러에 많이 투자했을 텐데, 손해는 보지 않았습니까.
“손해를 보지는 않았습니다.저는 주로 데이트레이드를 합니다.그날 달러나 엔화를 샀다가 팔아 거래를 끝내죠.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엔고든,엔저든 큰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FX거래는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래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증거금의 최고 400배까지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저는 최고 100배까지만 투자합니다.보통의 경우는 50~70배 정도의 배율로 투자하지요.”

 

-원금은 얼마정도 투자하고 있나요.
“제 경우 100만엔(약 1500만원)을 원금으로 투자합니다.1개월에 100%의 수익률이 목표죠.한달에 100만엔씩을 벌겠다는 얘깁니다.어쨌든 월말엔 수익금을 모두 출금하고, 매월초에 100만엔의 증거금으로 다시 투자를 시작하죠.”

 

-작년 9월 이후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줄 수 있나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매달 목표수익률 100% 이상을 달성했습니다.그 이전엔 월평균 수익률이 60~70%였지요.그러니까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수익률이 더 올라간 겁니다.환율 변동이 심해진 만큼 외환거래로 환차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기 때문이죠.”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엔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그땐 어떤 식으로 투자했습니까.
“아무래도 엔화가 올라갔기 때문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주변에서 FX거래를 하는 주부들중에도 외화를 팔고 엔화 사는 사람 많았지요.”

 

-결국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팔아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것) 거래를 청산했다는 얘긴데.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주변에서 작년 9월 이후 손해를 본 사람은 없나요.
“물론 있지요.환율 변동이 컸기 때문에 수익 기회도 많았지만 리스크 역시 커졌지요.투자클럽에 속한 주부중에는 1억엔(약 15억원)을 손해본 사람도 있습니다.그러나 큰 이익을 본 사람이 더 많습니다.”

 

-도리이 씨가 손해를 보지 않고, 큰 수익을 낸 비결이 있다면….
“저만의 리스크 관리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원금(100만엔)의 5%까지 손해가 나면 무조건 손절매를 합니다.그랬다가 다시 냉정을 되찾고 투자를 시작하지요.비교적 신중하게 투자를 하는 편입니다.그런 보수적 투자 자세가 안정적 수익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앞으로 엔화가치는 어떻게 변동할 것으로 보십니까.
“기본적으론 엔고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미국의 오바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도 있겠지요.그러나 3월부터는 달러 약세-엔화 강세로 반전될 것으로 봅니다.미국 경기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데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이죠.최악의 경우 달러당 70엔대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작년 9월 이후 한국의 원화 가치도 많이 떨어졌습니다.혹시 한국의 원화에 투자한 적은 없나요.
“한국의 원화엔 투자한 적이 없습니다.다만 한국에서도 2월부터 선물회사 뿐아니라 증권사를 통해서도 FX증거금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그럼 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FX거래에 참여할 것으로 봅니다.그 때문에 한국의 한 선물회사로부터 한국에 와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올 봄에 서울에 갈지도 모르겠네요.”

 

-FX거래를 하기 시작한 동기는.
“몇년전 이혼을 하고 난 뒤 주부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됐습니다.그래서 3년전부터 FX거래를 시작했지요.특히 불안한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재테크를 꼭 하긴 해야겠다고 맘 먹고 다양한 투자 대상을 고려했습니다.FX거래는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서 집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란 점에서 선택했어요.”

 

-원금의 수십배 수백배를 투자하는 FX거래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요.
“손절매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리스크는 얼마든지 피하면서 투자할 수 있지요.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한국에서도 FX증거금 거래를 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습니다.한국의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절대로 여윳 돈을 갖고 투자해야 합니다.은행 빚을 내서 투자하는 건 금물이죠.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위험도 크기 때문입니다.또 손절매할 손실 한도를 미리 정해 놓아야 합니다.‘나중에 다시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버티다간 손해만 커질 뿐이죠.손절매한 뒤에 냉정히 기회를 다시 노리는 게 현명한 투자 자세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