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은 좋은 주말, 나가기는 귀찮고. 그냥 TV만 보고 있자니 좀 그렇고…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집안 여기저기 있는 화초를 한 번 찍어봤다. 사진 소재가 꼭 멀리 나가야 있는 건 아니다.
마침 적당히 햇살도 들어오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찍었다. 화분을 좀 옮겨가며 성의껏 찍으면 좀 나은 사진이 나오겠지만, 귀찮기도 해서 그냥 있는 대로 눌러댔다.

창으로 들어오는 광선은 화초의 작은 반짝임과 고유의 색깔을 잘 표현해 준다.
집에 있는 화초를 촬영할 때도 포인트는 광선이다. 어둡다고 해서 스트로보를 터뜨리면 자연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접사렌즈를 사용하면 또 다른 맛을 살릴 수도 있다. 접사렌즈(도구)가 없으면 렌즈 앞에 돋보기를 놓으면 근접거리를 훨씬 가깝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질은 장담 못한다.
요즘 줌렌즈는 어느 정도의 접사기능을 가지고 있어, 곤충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찍을 것이 아니면, 굳이 돋보기를 들이대거나, 접사도구를 사용할 필요는 없겠다. 그런데 접사를 한 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 쉽게 헤어나지 못한다. 마이크로 세계의 신비함은 또 하나의 분명한 사진영역을 가지고 있다.

일반 렌즈도 어느 정도의 근접촬영이 가능하다.
잎파리를 반역광으로 촬영하여 질감이 살아났다.
실내에서의 화초 촬영은 우선 순광보다는 역광이나 측광을 추천한다. 이러한 광선은 잎사귀나 꽃의 질감(수분 이동 경로)를 극명하게 나타내 사진을 풍성하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약한 반사광도 피사체를 부드럽게 만들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역광으로 촬영하면 색상과 디테일이 살아난다.

측광은 작은 요철들의 그림자를 만들어 질감을 증폭시킨다.

측광에 반사된 아이비의 반짝임이 귀엽다.
‘막 찍다 보면 잘 나오는 사진이 있겠지’ 하며 찍다 보면 (디카의 경우 필름값도 안드니..) 어쩌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다음에 그렇게 찍으려 하면 찍을 수가 없다. 사진은 우연성이 많이 작용하는 예술이어서 꼭 의도하지 않아도 결과물이 기대 이상 나오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연일 뿐이다. 그래서 약간의 생각을 더 해서 접근해야 한다.
광선의 방향 뿐만 아니라 노출의 조절이다. 디카의 경우는 결과물을 대충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필카보다는 용이하게 조절을 할 수 있겠다. 디카의 경우는 측광방식을 스팟 측광(똑딱이 카메라의 경우는 이 기능이 없는 경우도 있다)으로 전환하여 찍고자 하는 부분만의 노출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배경이 넓고 밝은 경우 전체 평균 노출을 주면, 역광을 받아 훌륭하게 나올 수 있는 잎의 질감이, 그냥 까만 실루엣으로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스팟 측광 기능이 없는 경우는 촬영 시 노출을 1~2스톱 과다로 세팅해서 찍는다.

배경이 밝은 역광 상태에서는 평균 노출보다 1~2단계 노출을 더 주어야 색깔이 산다.

난초의 잎도 노출에 따라 잎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그리고 고려할 것은 피사계 심도다. 조리개를 많이 열면 핀트 맞는 범위가 좁아진다. 특히 근접촬영을 하게 되면 이 현상(out focus)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주제 강조를 위해 필요할 때도 있으나, 심도가 너무 낮아지면 표현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형태를 뭉개버릴 수도 있다. 실내에서 스트로보를 사용하지 않고 근접촬영을 하면 의도하지 않아도 생기는 현상이다.
어느 정도의 심도를 유지하려면, 자동모드 다이얼을 조리개우선모드(A)로 전환하여 조리개를 닫은 후 촬영한다. 이런 경우 셔터가 느리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흔들림에 주의 해야 한다.
필카의 경우는 심도 확인 레버를 눌러 심도를 확인하고, 노출은 한 단계씩 과부족으로 주는 브라케팅을 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 되겠다.(말을 너무 줄였다)


직접 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부드러운 멋이 있다.
이 모든 하드웨어적인 요소보다 중요한 것이 앵글과 프레이밍이다. 배란다에 있는 화초를 전체적으로 덩그라니 하나씩 찍는다면 그런 사진은 화분을 인터넷 시장에 팔려고 내놓을 때나 찍는 사진이 되겠다. 기록성을 중시하겠다고 하면 이런 사진도 필요하긴 하겠으나,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한다면, 그 개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포인트로 잡되, 여백의 미를 한껏 갈려서 프레이밍한다.



부분적으로 들어오는 광선도 자연스러움과 함께 시선 정리를 도와 준다.
여운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도 소재의 부족함을 커버해줄 수 있다. 집에서 풍경사진 같은 장면은 나올 수가 없으니 물체의 선을 찾고 광선을 찾고 배경과 여백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좁은 집에서도 넓은 들판에서보다 더 다양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