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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드라마 모래시계가 끝나자마자 촬영무대가 되었던 정동진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때는 조용한 驛舍와 사람의 손이 가지 않은 원시적인 바닷가의 분위기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간판도 없는 분식집 하나 외엔 작은 어촌마을밖에 없던 곳이었다.

桑田碧海라는 말은 정동진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지금 가보니 해변가 언덕 위에 크루즈 선박이 올라가 있지 않은가. 이 동네에 사공이 너무 많았나하는 썰렁한 생각이 스친다. 사진의 대상으론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좋아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인공적인 조형물도 감동을 주기도 하고 사진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번 휴가 여행에서 자연적이지 않지만, 눈에 들어온 두 장소가 강릉 정동진의 '하슬라 아트월드'와 '선크루즈'다.

정동진에서 자동차로 5분도 채 안 걸리는 곳에 있는 하슬라 아트월드. 하슬라는 강릉의 신라시대 때 지명이라는 것을 입장권을 보고 알았다. 사전 정보 없이 들른 곳이라, 좋은 바다전망 정도만 기대했다. 지방에 설치된 예술작품의 수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마침 이곳은 공사 중이라 입구부터 어수선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과 이미지는 입구 언덕에 여기저기 설치된 작은 조각물들을 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렌즈를 들이댈 곳이 너무나 많았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그 속에 작품을 숨겨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산을 오르는 듯한 동선에 중간중간 나타나는 작품들은 마치 날 찾아보라는 듯 자연 속에서 숨쉬고 있었다. 이 곳에 작품을 만든 작가들의 센스 내지 예술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정상부근에 다다르면, 갑자기 안내원이 나타나,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가만 들어 보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또 한 번 작품들의 시도에 감동 받는다. 작은 돌에서부터 간이 전시관과 카페에 이르기까지 아주 작은 곳에까지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반나절 시간의 여유를 두고 의미를 만끽하며 구경해봄 직한 곳이다. 이곳 작품들을 전체적으로 찍어서 여기에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직접 봐야 좋을 듯) 이미지컷 몇 장만 올려놓는다.

 

입구에 사색에 잠긴 동상들이 언덕을 따라 불쑥불쑥 나와 있다.

카페 앞 전망대의 조형물. 날씨가 좋았다면 수평선과 함께 더 좋은 그림이 나왔을 듯.

산책길 초입에 있는 문. 무심코 놓여진 바위도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근접해보면... 아이비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나무 바닥으로 된 산책로 중간중간에 소나무가 솟아나 있다.

군데군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작품들이 놓여 있다.

 

정상부근 쉼터의 난간

이런 모빌 작품들도 있고..

입구 부분은 공사 중에 있다. 이 또한 조형적으로 보이는 건 선입견일까.

공사장의 출입금지를 이런 식으로 표시하고 있다. 작업자들의 센스.

솟대를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한다. 앙증 맞은 사이즈라 하나 구매했다.

 

정동진 해변에 있는 선크루즈는 일단 그 큰 배를 산 위에 올려 놓겠다는 발상이 참신하다는 생각이다. 그게 지어진 지 얼마나 됐는데 지금 이야기 하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그 규모에서 주는 감흥이 틀리다.

명소에는 이런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배 꼭대기에서 보는 전망도 훌륭하다. 그것만 해도 입장료의 본전은 나온 듯하다. 수영장도 있고예술 작품 정원도 있다.

 

 

정동진 모래시계 조형물 앞에서 본 선크루즈

선크루즈 뱃머리 부분. 날씨가 흐려 무채색의 배합이 됐다.

 

조형물에 새가 앉았다. 이 역시 흑백톤의 포인트를 두었다.

 

수영장 이미지-- 오전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기(섬으로 한사람이 역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행복기원 돈 던지기를 한다.(잉어가 무척 컸다)

 

사진의 소재로는 오히려 인공적인 작업이나 조형물이, 자연이 가지고 있지 못한, 특별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자연과 잘 어우러졌을 땐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