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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토안보부가 미국의 모든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열 손가락 지문 채취를 전면 시행한 18일,공교롭게도 첫 '경험'을 겪었다.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입국 절차를 받으려는 찰나 그 황당한 시스템을 보게 된 것이다.
먼저 여권을 제출하자 늘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의 출입국 관리원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내 가슴께 있는 단말기 비슷한 것에 손가락을 대라고 눈짓을 했다. 다음엔 역시 아무 말 없이 네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똑같은 행동을 하도록 했다. 오른손이 끝나자 다음엔 왼손...안경을 벗은 채로 사진 촬영까지 마치자 온몸을 발가 벗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환승을 위해 보안 검색을 통과할 때 역시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신발을 벗도록 했는데 그 흔한 슬리퍼 하나 없다. 인천공항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승객들이 수화물을 들고 지나갈 때 RFID 단말기 비슷한 걸로 수화물 표를 찍어 승객이 올바른 곳으로 왔는지를 체크하는데 조금만 지체하면 'we need to move'라고 외치며 재촉하기 일쑤다.
예전에도 미국 출장을 가야 할 때면 그 복잡하고 치욕스런 출입국 절차 때문에 꺼림직했었는데 이제 그 느낌이 더할 것 같다.
옛적 한나라 유방이 진나라의 수도 함양에 항우보다 앞서 입성했을 때의 일이다. 그가 함양의 촌로들과 유지들을 모아 놓고 처음으로 행한 일은 '석줄로만 남은 법'을 시행한 것이다. 진의 치하에 있는 모든 백성들을 치밀한 올가미에 옭아매듯 복잡하고 엄정했던 진나라의 법을 폐지하고 단 세 가지 법만 남겨 놓은 것.
오바마 취임이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는 미국을 진나라에 비유하는 것은 무리한 일일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바마의 의지와 달리 미국은 세계를 향해 스스로가 폐쇄적인 사회임을,두려움에 떨고 있는 공룡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가 이같은 모순을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그가 주장하는 변화라는 게 미국 밖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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