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의 와인 담당 기자 2명이 뭉쳤습니다.2007년까지 3년간 와인 시장을 취재하며 자칭 마니아가 되버린 박동휘 기자와 와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푹 빠져버린 최진석 기자입니다.현장 구석구석을 돌며,보고 배운 것들을 와인 아일랜드에 가감없이 심겠습니다.와인으로 가득찬 아름다운 섬으로 꾸며보겠습니다.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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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음식 궁합(주말 와인면에 게재됐던 글) [우리가 만난 와인]
'마리아주(mariage)'.와인과 음식의 관계를 얘기할 때 프랑스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단어다.

결혼을 뜻하는 말로 맛있는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는 일이 마치 사랑하는 남녀가 결합하듯 즐거운 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말속엔 궁합이 맞지 않는 결합은 안 만나니만 못하다는 경고도 함축돼 있다.

맵고 짠 음식 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로선 흘려듣기 어려운 얘기다.

서홍진 삼성에버랜드 골프문화 사업부 식음팀장(사진)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와인과 음식을 조화시킬 수 있는지 들어봤다.

◆단맛은 단맛으로…이이제이(以夷制夷) 원칙

와인과 음식을 조화시키는 기본 원칙은 서로 맛을 압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육류엔 레드 와인,생선엔 화이트 와인'이란 상식도 양념이나 곁들인 다른 식재료가 와인 맛을 해치면 지킬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달콤한 양념을 한 음식이나 케이크 등 디저트류엔 달콤한 와인을 마시는 게 제격이다.

마치 쿠키나 초코파이는 흰우유보다는 코코아와 마시는 게 좋은 원리와 같다.

전문가들은 달콤한 음식을 먹을 때는 프랑스 소테른 지방에서 생산하는 황금색의 디저트 와인이나 독일산(産)이 유명한 아이스 와인류를 권한다.

향만 달콤한 와인을 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닷가재 요리는 단맛이라도 케이크류와는 다른 풍미를 내는데 이땐 맛이 달달한 와인보다는 신선하고 열대과일향이 나는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선택해 보자.

와인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쓴맛은 요리의 쓴맛을 상쇄시킨다.

따라서 쓴맛을 내는 타닌이 있는 레드 와인을 그릴에 구운 요리와 같이 먹으면 그릴에 구울 때 탄 부위에서 나는 쓴맛이 덜 느껴질 것이다.

오래 담거 둔 차에서 느껴지듯이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은 단백질을 연하게 하고 기름진 맛을 상쇄시켜 주기도 한다.

특히 프랑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품종 와인은 부드러운 타닌을 갖고 있어 강한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본재료의 맛을 살린 고기 요리에 적당하다.

샐러드처럼 신맛이 나는 음식은 역시 산미(酸味)가 강한 와인으로 달래주는 게 좋다.

브뤼(brut,당분이 거의 없는) 스타일로 양조한 샴페인이 어울린다.

이탈리아 와인 중에선 화이트 와인인 '소아베'와 같은 베네토 지방의 와인이 샐러드의 동반자로 적당하다.

◆간장게장엔 과일맛의 게부르츠트라미너로…한식과 와인

짠맛과 매운맛이 강한 한식과 와인의 조화로 넘어가면 결합 셈법이 조금 더 복잡해진다.

짠맛과 매운맛은 이를 상쇄할 만한 짜고 매운 와인이 없어서다.

짠 음식엔 산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화이트 와인이 적합하다.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을 피하는 이유는 타닌 성분이 소금과 만나면 쓴맛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오크통 숙성을 시킨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간장게장,젓갈류,올리브 등 소금이나 간장에 절인 음식들에는 과일맛이 강한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좋다.

전문가들은 독일의 리슬링,게부르츠트라미너류를 추천한다.

단맛이 덜하고 드라이(dry)한 로제와인도 곁들일 만하다.

매콤한 음식에도 매운맛을 누그러뜨리는 와인을 골라야 한다.

화이트 와인 중에선 피노 누아,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것이,레드 와인에선 메를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열기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

김치찌개와 소비뇽 블랑을 함께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궁합이다.

신맛 위주의 화이트 와인은 대체적으로 한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산도가 높은 소비뇽 블랑은 독특한 향으로 입안을 감싸는 듯 자극하며 한식의 맛을 돋운다.

참치회의 경우 소비뇽 블랑이 레몬 역할을 하며 회의 신선도를 높이고 와사비 맛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 밖에 기름기가 많아서 훈제해 즐기는 생선류인 장어와 연어 등은 오크통에 숙성시킨 샤르도네나 부드러운 타닌의 레드 와인이 적당하다.

불고기 같은 한식 육류의 경우 요리 과정과 어떤 향신료를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양념을 진하게 하는 불고기나 장시간 조리과정을 거치는 각종 찜류에는 미국산 품종인 진판델이 어울린다.

진판델의 과일향이 잃어버린 원재료의 맛을 되찾아준다.

일부 서구 인사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지만 우리의 오랜 고단백 공급원인 보신탕엔 프랑스 론 지방에 위치한 샤토뇌프뒤파프 포도밭에서 나온 와인들이 환상 궁합이라는 평도 있다.

시도해 보는 건 개개인의 몫이다.

이 밖에 갈비에는 시라 품종의 레드 와인과 함께해 보는 것도 그럴 듯하다.

숙성이 오래된 와인을 살짝 익힌 스테이크와 곁들이면 고기의 덜 익은 단맛을 미묘하게 채워준다.

◆마른 멸치와 와인은 NO!…피해야 할 궁합들

식사를 마친 뒤에 와인을 마실 땐 가벼운 안주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해야 할 궁합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호두는 떨떠름한 맛 때문에 타닌 성분이 강한 레드 와인과는 맞지 않는다.

끝맛의 비린내가 강한 마른 멸치는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와인과는 상극이다.

요즘 제철인 굴을 안주로 택했다면 초장은 안 찍어 먹는 게 좋다.
posted at 2007/12/12 16:54: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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