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와인값이 비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흔히 얘기하는 것으로는 세금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와인 수입사쪽에서 얘기하는 주된 논리 중 하나입니다. 주세 등 각종 세금과 통관 비용을 합하면 수입사가 와이너리로부터 받는 공급가격의 약 60%가 세금 등 부대 비용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주류세를 와인에 한해서만 폐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세금을 내는 거야 당연한 일이니 세금 문제로 접근해서 와인값 인하를 얘기하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면 정말 한국 와인값이 비싼 게 세금 때문만일까요?

 

 필자가 그동안 취재해 본 바로는 와인 시장이 공급자 위주(buyer's market)라는 점이 문제인 듯 합니다. 한마디로 수요는 많은데 공급자들간 경쟁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얘기지요. 최근엔 두산,금양,아영,신동,나라 등 주요 수입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미국과 달리(유럽,일본 등의 사정은 확인 필요)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가 문제지요. 만일 온라인을 통해 와인을 판매할 수 있다고만 하면 수입사들은 마진을 확 줄여서라도 서로 팔려고 아우성일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 역시 실현이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세금 문제와 마찬가지로 와인에만 온라인 판매를 허가할 수 없고,온라인 판매를 허용할 경우 청소년 주류 판매라는 역공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최근 신세계그룹이 수입 면허를 따서라도 와인을 직수입하겠다고 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신세계는 이미 이마트를 통해 조세피나라는 남아공 와인을 직수입해 짭짤한 수익을 낸 경험이 있습니다. 올해 이마트 판매량 순위에서 조세피나가 1위를 차지한 것이죠.

 

 만일 신세계가 뛰어들면 다른 유통업체들도 가만이 있지는 않을 겁니다.롯데그룹은 면세점에 와인을 들여놓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직수입인데 여기에서 경험을 쌓고 와이너리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두면 백화점,마트에도 직수입한 와인을 들여놓을 수 있을 겁니다.

 

 대형마트들은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결국 와인값을 떨어뜨려 놓은 개연성이 아주 큽니다. 그동안 과실을 독점해왔던 수입사들 입장에선 위기 의식을 가질만한 일이지만 어쨌든 소비자들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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