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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와인베스트 100'이란 책을 낸 다음에 지인들을 만나면 "어떤 와인을 마셔볼 지는 정했고,그럼 어디서 마셔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곤 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조만간 최진석 기자와 함께 서울 시내 주요 와인 레스토랑 탐방기를 써 볼 요량입니다.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말이죠.
그 전에 맛뵈기로 자주 즐겨 찾는 몇 개 레스토랑을 우선 소개합니다.(사실 블로그 개편 이후 주목 와인 레스토랑이란 카테고리에 아무것도 없는 게 웬지 썰렁한 것도 이유이긴 합니다)
전 강북이 주요 활동 근거지다 보니 주로 삼청동을 자주 갑니다. 교통이 불편한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와인과 가장 어울리는 곳을 꼽으라면 삼청동만한 곳이 없겠지요. 예로부터 삼청동은 시 꽤나 읆을 줄 아는 선비들이 삼청동을 따라 흐르는 냇가에 발 담근 채 음풍농월을 읊던 곳이기도 하죠.
잠깐 삼청동의 옛 정취를 더듬어 보자면, 삼청동은 시회(詩會)의 공간으로 각광받았는데 특히 16세기 말 이이,송익필,최립,정철,최경창,서익 등이 이십팔수회라는 시회를 만들고 삼청동에서 주로 교유했다고 합니다. 아낙네들의 놀이터로더 각광을 받았다지요. 와인이란 술도 따지고 보면 좋은 풍광과 맑은 담소,친한 벗들이 있을 때 더 맛있는 술이고 보면 비록 외산 술이긴 하지만 삼청동과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삼청동의 레스토랑 중에서 저는 두가헌이란 곳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우선 삼청동 초입에 있어 그나마 교통이 가장 편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마 삼청동에서 맞는 첫 와인 레스토랑일 겁니다. 사실 택시를 타고 일차선 삼청동길을 올라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특히 요즘 같은 겨울엔 걸어가기도 애매하지요. 광화문에서 내려 15분 정도만 걸어가면 되니까 위치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전경입니다. 갤러리 현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답게(삼청동엔 갤러리 직영 레스토랑이 꽤 있지요)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쓴 레스토랑 가운데 한 곳이 바로 두가헌입니다. 햇살이 따뜻한 봄,가을에 야외에 앉거나 눈 내리는,혹은 비 내리는 날 창가에 앉아 바라보는 정원은 상당히 운치가 있지요.
와인 리스트도 비교적 간결합니다. 거의 책 한권은 될 법 싶은 와인 리스트를 둔 곳도 많은데 그런 곳에 비하면 양반에 속하지요.물론,혹 와인 고수를 자칭하는 이들에겐 고를 와인이 없다고 투덜될 수는 있겠지만요.그런데 웬만한 레스토랑들치고 와인 리스트 두껍다고 그것들을 다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오산입니다. 재고를 그렇게 많이 가져가서는 비즈니스면에서 힘들 수 있거든요.
음식은 최상입니다.특히 저는 등심 스테이크를 권합니다. 물론 한우를 쓰고요. 아스파라거스와 조개구이를 곁들인 전채도 제가 좋아하는 메뉴고요. 소믈리에와 친해두면 간혹 티냐넬로 그라파 한잔을 공짜로 주는 여유도 있습니다. 두가헌의 단 한가지 단점은 비싸다는 겁니다. 가족들끼리 가기엔 꽤 부담이 되죠. 코키지 서비스도 안되니까 유념하시고요.
박동휘&최진석 http://blo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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