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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크리스토퍼 살랑 샤토 라피트 로쉴드 회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죠?
사실 저에겐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더 큰 일을 겪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살짝 해보죠.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나라식품 관계자가 물었습니다.위에 회장님이 계신데 같이 식사하겠냐구요.
이희상 동아제분 회장이었습니다.이희상 회장은 '한국 와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입니다.
아무도 와인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80년대부터 와인 시장을 개척해 왔죠.
현재 한국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몬테스 알파'도 이희상 회장이 설립한 나라식품에서 독점 수입하고 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곧바로 호텔 2층의 아리아께로 달려갔죠.
이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이 회장이 크리스토퍼 살랑 회장을 접대하는 자리라
전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접시를 비웠죠.
이 회장은 살랑 회장에게 여러 와인을 내놨습니다.대게 미국 와인이었죠.
그리고 나파 밸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올 4월에는 우박이 내려 생산량이 30% 가량 감소할 거라고 하더군요.
프랑스 사람 앞두고 왜 이렇게 미국 얘기만 하는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윽고 한 병의 낯선 와인이 등장했습니다.
라벨에 'O'NDA DORO'라고 써있었습니다.
깜짝 놀랐죠.
바로 이 회장이 만든 와인으로 업계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그 와인이었습니다.
한국에선 그동안 와인수입만 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와인은 마주앙류가 소량만 생산되는 정도죠.
일본은 이미 프랑스,미국 등에 진출해 샤토를 소유하고 와인을 다수 생산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퀼리티 와인을 생산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와인 역사가 매우 짧은 한국은 와인을 직접 생산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온다도로의 의미는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죠.
이 회장은 '제대로된 한국인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밭을 구매하고
프랑스의 유명 와인메이커를 영입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온다도로는 탄생했죠.
짙은 초록빛이 감도는 병에 하얀 라벨이 붙어있습니다.
라벨에는 금색으로 원과 그 원을 관통하는 물결무늬가 있죠.
이 회장은 이것을 '골든 웨이브'라고 불렀습니다. 나라식품 관계자는 이것이 불교의 윤회사상을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죠.\
온다도로는 이탈리아어라고 하는데 우리말 도로 온다 즉 회귀를 뜻하는
중의적인 작명법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회장은 별것 아닌 듯 '둥글게 살자는 의미'라고 말했지만 말이죠.
맛을 보았습니다.
입에 머금은 순간 타닌과 오크향이 입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신대륙 와인 답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죠.
이후 와인은 마술을 부립니다.
갑자기 달콤한 맛이 솟구치면서 입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파도가 치는 것 같았죠.힘이 느껴졌습니다.
피니시는 시큼한 맛과 함께 상큼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훌륭했습니다.
미국 와인도 아니었고
프랑스 보르도를 추종하는 스타일도 아닌
동양의 감성과 서양의 토양이 만난 멋진 하모니였습니다.
또 그 때 전 라벨에 적힌 물결무늬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오버스러운 테이스팅이 아니냐구요? 맛을 보신다면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전 못들었지만 살랑 회장도 저와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출시는 언제인가?
아쉽게도 당장은 계획이 없나봅니다.
이 회장이 처음 내놓는 한국인의 와인인 만큼
애착도 강하고 신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살랑 회장 등 전문가들에게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으니
이 회장의 자식같은 와인 온다도로가
와인애호가들에게 선보여질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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