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와인 담당 기자다보니 '어떤 와인을 마시면 되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워낙 많이 질문을 받다보니 아예 프랑스 '보르도에선 이것,부르고뉴에선 이것,이탈이아 와인은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끔 와인 목록을 외우고 다닙니다. 참 우스운 일이죠. 질문도 그렇고 저의 답변 또한 그렇습니다. 국내에 들어온 와인 종류가 대략 1만5000가지를 넘는다고 하는데 'A가 정답입니다'라고 답변해 준 꼴이니까요.
와인 애호가들 중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껏 마셔 본 와인들 중 몇 가지만 골라 집중적으로 마시는 분들로,좋아하는 와인만 계속 마시는 부류입니다.이에 비해 저같은 사람은 가급적 마셔본 와인보다는 새로운 것들을 찾는 편입니다. 사실 와인이 매력을 끄는 이유는 소주나 맥주보다 종류가 많고 마시면 마실수록 새로운 세계에 접어드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이 아닐까요?
때로 와인 레스토랑을 가면 어떻게 주문을 해야할 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이 때를 위해 와인 이름을 외워두고 다니는 것도 때로 편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와인은 곧 도전입니다.약간의 민망함을 모면하기 위해 이 매력을 버린다면 정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의 경우 단골 레스토랑에 가면 소믈리에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오늘은 이탈리아 와인을 먹고 싶다'든가 '디저트 와인은 뭘로 할까요'라는 식이죠.아무래도 저보다야 소믈리에가 와인에 대해 더 잘 알테니까요.그래서 '단골 소믈리에'를 만들어 두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뭘 마실까'에 대해 너무 고민하다보면 정작 와인에 대해 막연한 어려움만 느끼고 처음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데 스트레스 받는 꼴이니 참 아쉬운 일입니다.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