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적에 관한 독후감과 무역을 하면서 느끼는 점을 주제로 합니다. 한경닷컴 www.hankyung.com/community/drimtru 에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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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묻고 나는 대답한다 [홍사장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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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언제나 ‘결정적인 선택’의 연속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바이어들과 브랜드를 통일하고, 해외에서 주문이 늘어날 때였다. 공장에 지속적인 투자가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주위에서 여러 가지 충고가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제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서 양말에 위기가 올 때에 대비해야 한다’, ‘발가락 양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은행의 대출을 늘리면 안된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고민을 한참이나 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결정은 ‘아직 우리는 다각화하는 것은 힘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분산시키는 것이고,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안정을 택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점프를 하지 못한다. 금년까지는 주문을 소화할 정도로 시설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는 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결정이었다. <전문화, 다각화>, <안정이냐, 성장이냐>, 한동안 나를 고민케한 주제였다.


새뮤얼 헌팅턴이 쓴 ‘문명의 충돌’이 있고, 하랄트 뮐러가 쓴 ‘문명의 공존’이 있다.

김위찬이 쓴 ‘블루오션 전략’이 있고, 콘스탄티노스 마르키데스가 쓴 ‘Fast Second'가 있다.

잭 웰치가 쓴 ‘끝없는 도전과 용기’가 있고, 비비안느 포레스테가 쓴 ‘경제적 공포’가 있다.

이 책들은 동일한 주제에 대하여 서로 정반대의 관점을 가지고 썼다. 우선 ‘문명의 충돌’과 ‘문명의 공포’는 앞으로 세계는 문명권을 중심으로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점과, 갈등은 문명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은 신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해야 시장을 지배한다고 하고, Fast Second는 신시장 개척은 중소기업에 맡겨두고, 대기업은 시장을 확고히 하는 전략으로 가야한 다는 것이다. ‘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능력과 적성에 맞지 않는 직원은 해고함으로써, 빨리 새로운 길을 개척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고, ‘경제적 공포’는 경제활동을 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이용당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쓴 것이다.


동일한 현상을 보면서 저자에 따라서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고, 해결책을 다르게 내놓는다. 책은 거의 항상 ‘어떻게 하라’고 해답을 제시하지만, 그 것은 저자의 의무일 뿐이다. 저자는 문제를 제시하고, 해답을 내놓으면, 독자는 ‘그게 나한테 맞는 해답이야?’하고 반문해보아야 한다. 그럼 그 질문에는 또 수많은 질문과 대답이 굴비 엮듯이 줄줄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독자는 저자의 해결책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아무리 저자가 처한 경험이 나와 유사하더라도, 나에게 꼭 맞는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직장 생활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도 참으로 괴롭고 힘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재미있다. 내가 Feelmax라는 브랜드 경영을 경험하면서, 경영학 이론의 상당 부분을 직접 주도해가면서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전략론, 경쟁론, 생산관리 이론, 브랜드 경영, 마케팅 이론, 국제 경영론, 무역론, 가족기업론....... 학교에서 배울 때는 뜬 구름같은 이론이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생활이론이 되었다. 배우고 읽을 것을 내 나름대로 소화해서, 이를 우리에 맞게 고치고, 이를 파트너들에게 알려주고. 브랜드를 처음부터 만들어서, 10여개국의 판매망을 형성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경쟁자를 분석하고, 이기는 방법을 모색하고, 또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차세대에 경영권과 지분을 넘겨주고, 우리만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이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딱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은 없다. 수백가지의 책을 읽더라도 여전히 결정은 내가 해야 하고, 결정을 하기전에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알면 알수록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는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은 원인만 알면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부딪치는 대부분의 문제와 미래에 부딪치게 될 문제들은 원인을 안다고 해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게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는 염가의 대량생산 시장과 고가의 주문생산시장으로 품질 또한 가격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스탠 데이비스의 ‘미래의 지배’에서는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모순들을 해결하였다’고 한다. 생산기술의 개선은 저비용과  고품질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음을 증명한 반면, 대량 주문생산은 대량 생산과 판매를 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주문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대량 주문 생산은 제품과 서비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시장에도 적용된다. 자동차의 주문 생산시대가 온 것을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보면 될 것이다. 본부와 현장, 임무지향과 사람지향, 비용과 질, 수준과 시간, 유연성과 질서, 전문화와 통합. 이처럼 모순되지만, 양자택일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비즈니스에서 정반대되는 것들의 공존 가능성을 다루어야 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하여는 상호 모순적인 현상들의 모순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 현상들의 공존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시대적 전형의 양자택일의 이분법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이제 우리의 업무처리는 모순되는 것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처럼 모순이 일상화된 시대에 책이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책은 사실상 어떤 문제에 대하여도, 결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책에 대한 ‘가장 큰 오해중의 하나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다 책 속에 있다’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더 많은 문제들이 제기된다. 책은 항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우리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할 능력을 주는 것으로 보아야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하여 해답을 주는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그 것은 마치 ‘무조건 믿으면 복이와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은 우리에게 복을 주기위하여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은 신에게 그런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가 믿는 그런 신은 이미 죽었다고 선언되었듯이, 독서도 ‘읽으면 해결책이 나와요’는 없다. 책의 제목이나 출판사의 홍보문구가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것이 무조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벤치마킹’이 우리 회사에 적당할 까?, ‘품목의 다양화’가 우리 회사의 이미지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 ‘투명경영’을 하려면 모든 사람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이 모든 대답에 논리적 결론이란 있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안이든지 결정권자가 어떻게 결정하려고 마음 먹었는지에 따라서, 사실과 이론을 부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권자가 오른쪽으로 가자고 하면, 오른쪽에 맞게 계획을 잡을 수 있고, 왼쪽으로 가자면 왼쪽을 위한 계획을 잡을 수있다. 보이는 현상을 분석하고, 종합해서 논리적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이미 시작 전부터 정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경영자가 해야 하는 것은 ‘결정’이다. 결정은 ‘결론’을 내리기 위한 과정을 거친 후에 자신의 직관에 따른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에는 포함될 수가 없는 보이지 않는 위험과 기회까지 감안해서 내리는 것이 결정이다. 결정이 옳은 지, 그른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항상 옳은 결정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많은 책을 읽어서, 경영 결정을 해야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질문과 해결책의 조합의 수를 늘려놔야 한다. 왜냐하면 최소한 ‘오차 범위’라도 줄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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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이런 책을


책방에 가면 주제별로 정리가 되어있다. 그러면 대개는 서로 상반될 것같은 제목들의 책들도 나란히 꽂혀있게 마련이다. 두 권을 모두 사보면 좋겠지만, 한 권만 사더라도 반대되는 책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해도 좋다.


예를 들면 ‘세계화’를 보자. 세계화가 정말 좋은 것일까, 아니면 좋지 않은 것일까?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생각의 속도’등은 세계화를 긍정하는 반면에, ‘세계화의 덫’ 이나 ‘세계화와 그 불만’같은 것은 그 반대의 입장에 서있다. ‘진화의 속도, 클락 스피드’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제목만 보아도 시간의 개념이 다름을 알 수있다. 정치론에 관한 책과 경제론에 관한 책도 연결해서 읽어보자. 정치론은 분배에 관해서, 경제론은 생산에 관한 학문이기 때문에 상반되는 것 같으면서도 아주 밀접한 관계의 모순된 주제이기 때문이다. 여성마케팅과 페미니즘의 책도 현대 여성에 대한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자 경제학’과 ‘사장으로 산다는 것’도 이 사회에서 부를 축적하고 유지하기 위한 서로 다른 방법론을 제시한다.


게임이론에 관한 책도 읽어보자. 게임이론은 내가 이렇게 했을 때 게임의 상대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가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끊임없는 질문과 가정이 나온다. 게임을 설정하는 것도 재미있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그리고 질문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전략적으로 설정되는 지도 나온다. 왜냐하면 질문에 따라서 참가자들의 행동이 달라지고, 질문자의 스며든 의도에 따라 응답자들의 답변도 완전히 모순되게 나올 수있기 때문이다. 책과 나에게 보다 차원높은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하여.......

홍사장의책읽기, 게임이론, 경영, , 다각화, 전문화, 필맥스, feelmax
posted at 2008/03/13 10:23: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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