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적에 관한 독후감과 무역을 하면서 느끼는 점을 주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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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산책을 즐긴다 [홍사장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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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은퇴계획은 책방산책을 하면서 소일하는 것이다. 여행이나 등산과 같이 노후에 즐길 수있는 여러 가지 취미가 있는 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일은 책 속을 거닐면서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책방 산책을 지금도 자주하려고 노력한다.  서점에 들어가서 천천히 책을 보면서 배회하다 보면 그 나름의 확실한 즐거움이 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책방도 자주 다니면 지겹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건 모르는 소리. 우선 우리나라에는 정말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방이 많다. 동네에도 시간을 보낼만한 정도의 책방이 있다. 그 책방을 둘러보면 하나도 같은 형태로 진열한 곳은 없다. 그리고 책방마다 전략 상품이 달라서 입구에 가장 눈에 띄는 곳의 진열형태와 책들이 매번 바뀐다. 게다가 부지런한 서점 직원들이 수시로 서가의 진열도 바꾸어 놓는다. 따라서 언제든지 가더라도 그 곳에는 새로움이 있다. 직원들이야 판매를 늘리기 위하여 여러 가지 진열방법에 따라 하는 것이겠지만, 서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다. 예를 들면 신간서적이나 베스트 셀러의 매대는 주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나같이 서점에 자주 가는 사람에게도 항상 새롭다. 1주일에 한 번정도는 책방에 가기 때문에 그런 변화에 좀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책방에 가서 경영.경제 관련 분야의 서가만해도 항상 새로운데 책방 전체를 둘러보면 얼마나 새롭겠는가. 그렇게 항상 새로우니 둘러보아도 지루하지가 않다. 그렇게 새로움에 취해 거닐다보면  몇 년 전에 나온 책이 눈에 띠어서 사기도 하는 일이 무척 많다.


책방마다 책의 분류기준과 진열방법이 다른 것 또한 즐거움이다. 어떤 서점에 가면 경영.경제 분야에 있는 책이, 다른 책방에 가면 인문분야에 있기도 하다. 같은 체인점의 다른 점포를 가더라도 분위기가 다르다. 스타벅스나 롯데리아 같은 음식체인점은 어디가나 분위가와 맛이 같고, 백화점은 들어가면 향수와 화장품 냄새로 엇비슷한 느낌을 주는 데, 책방은 이상하게 책 냄새도 동네마다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같은 곳을 가더라도 시절에 따라 다른 기분을 풍긴다. 그래서 난 될 수록이면 여러 군데의 책방을 가려고 한다. 그래야 여기서 보지도 못할 내용의 책을 저기서는 발견하는 일이 참 많다.


그런 재미를 즐기기 위하는 나는 약속을 주로 서점에서 한다.


‘형식은 실질을 좌우한다’


별로 할 일은 많지 않아도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는 것들이 많다보니 주로 배낭을 메고 다닌다. 그런데 배낭을 맬 때마다 마치 ‘바랑을 멘 나그네’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배낭을 메고, 서점에 가면 진짜 나그네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이래 저래 남는 시간을 열병하듯 나란히 서있는 서가들 사이를 거닐다보면, 갑자기 난 나그네로 변하는 것이다. 특히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분명히 ‘인문분야’ 서가 근처를 헤맬 때이다. 경영.경제 분야의 서가를 돌아다닐 때는 나 자신도 ‘무언가 새로운 책’을 찾기 위한 목적의식이 칼처럼 서서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인문분야로 가면 갑자기 분위기가 점잖아 지고, 조용해진다. 선비의 정원에 들어온 기분이 된다. 긴장된 마음은 풀어진다. 바쁠 것이 없어진 마음에 등에 밴 배낭은 ‘바랑’처럼 가벼워진다. ‘인문분야’의 서가 쪽으로 가면, 돌아다닌다기 보다는 ‘헤맨다’는 말이 어울린다.


요즘은 모두 다 핸드폰이 있어서, 책방을 돌아다녀도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게다가 시간을 꼭 지켜야 하는 부담도 덜 하다. 일하다 보면 조금 늦게 출발하거나, 교통이 막혀서 늦는 일이 다반사인 서울에서 이처럼 편한 장소가 없다. 설령 좀 늦더라도 ‘나를 뭘로 보고 늦는거야’하는 따위의 섭섭함도 있을 수없다. 그저 먼저 도착해서 책을 둘러보고 있다보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마침 새롭고 흥미로운 책을 찾아서 털부덕 자리에 주저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는 하필 그런 때에, 친구가 시간 약속을 정확히 지켜서 나오면 참 야속할 때마저도 있다. 약속 장소를 서점으로 하면 이런 실속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늦은 사람에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할 수있으니 나의 관대함을 보여줄 수도 있다.


허균이 쓰고, 이갑철이 사진을 찍은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를 읽어보면 내가 그리던 모습이 딱 옛 선비의 모습이었다. 옛 선비들이 은퇴 후에 지은 정원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치 좋은 곳에 자신의 사상을 구현시켜 놓은 정자, 연못 그리고 별당들, 그 속에서 선비는 정원을 거닐며 계절이 바뀌는 것을 노래하지고 지냈다. 하지만, 나는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하철을 타고 책방으로 가서, 사시사철 온도가 같은 책방에서 계절의 변화와 무관하게 세상에 대하여 말하는 책들을 만나고 싶다. 선비는 자기가 지은 정원에서 자기의 이상을 정리하였지만, 나는 남이 지은 여러 개의 책방에서 내 삶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선비의 정원은 최대한 자연에 친화되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나의 책방들은 최대한 다른 책방들과 다르게 만들어 지려고 애쓴 흔적들로 가득 차 있다. 선비의 정원은 봄이 되면 작년과 같은 정원이 되겠지만, 나의 책방들은 결코 같은 모습으로 한 해를 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선비는 해마다 바뀌는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즐겼지만, 난 매일 바뀌는 책방의 진열대에서 새로운 책을 뽑는 재미를 즐기고 싶다.


 매번 새로움을 느끼는 책방을 서너군데만 돌아다녀도 1년 사시사철이 언제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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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이런 책을


책방 산책도 산책이다. 동네 뒷산이 공원을 거니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저 인공적인 환경에다가, 나무 밑이 아니라 서가 사이를 산보하는 거다. 공원 산책이 시간 여유를 가지고 이리 저리 둘러보면 천천히 걷듯이, 책방 산책도 책 사이를 거니며 눈에 띠는 책을 뽑아들고, 뒤적거리다가, 맘에 들면 사고, 아니면 다시 꽂아놓고 갈 길을 가면 된다.


공원 산책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 새소리들, 잔디 색깔, 바람의 차가움을 느끼며 거닐지만, 책방 산책은 매일, 매주 바뀌는 책의 모습들을 보면서, 그리고 새로워진 책의 제목들을 보면서 거닐면 된다.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는 시대가 바뀌는 것을 의미하고, 현재의 모습들이면서, 미래를 알려준다. 굳이 손대지 않더라도 책의 제목을 천천히 읽어가면서 서가를 지나가다 보면 그처럼 마음이 느긋해지는 취미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아이들도 데리고 같이 책방 산책이라도 가보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길 거리가 많다. 아이들의 책은 보통 부모가 골라서 사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도 책방에서는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고를 수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즐거워한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시험과 관계없이 편한 책을 고르게 하고, 아내와 간만에 책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


약속시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이 많지 않을 때는 책방마다 신간소개나 베스트 셀러를 모아서 전시하는 공간이 있는 데, 최근에 나온 좋은 책을 둘러 보기에 좋다. 보통은 베스트 셀러와 신간을 같은 곳에서 전시한다.  신간도 책방에서 나름대로 좋은 책을 골라서 전시하는 추천서이라서 향후에 베스트 셀러나 스테디 셀러가 될 확률이 높은 책들이니, 이런 곳에 전시되어 있는 책이라면, 일단 내용도 검증된 것이기에 충동구매에도 실패의 부담이 적다.


그리고 대부분의 책방은 주간지나 월간지 같은 책들을 가장 붐비는 입구에 배치할 곳이 있다. 잡지, 특히 주간지라는 게 길고 심층적인 내용보다는 간단히 읽을 수있는 기사거리가 많아서 자투리 시간에 훝어보기에는 좋다. 만화처럼 불친절하게 랩으로 싸놓는 잡지도 있지만, 대부분의 잡지는 랩으로 싸놓지 않아 자주 애용한다. 하지만 이 곳은 언제나 붐빈다.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서 한 두페이지 읽다보면 시간이 다 된다.

책방, 산책, 한국의정원, 경영, , 시장의모순, 홍사장의책읽기, 필맥스
posted at 2008/03/15 12:33: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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