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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일이든 개인적인 일이든 해외 여행할 일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이다. 업무상하는 해외 여행이라는 것은 대부분 혼자이거나, 직장 동료들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거의 대부분 기다리는 일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비행기안에서는 현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현지에서는 비즈니스 상대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도 마찬가지의 기다림의 연속이다. 일주일을 해외 출장간다면 전체 시간으로 따져서 절반이상은 길거리에서 기다리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그 시간에 될수록이면 잠을 잘려고 한다. 그래야 다음 일정에 몸이 피곤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잠을 자려고 잘 자지도 못할뿐더러, 깊은 잠을 못든다.
뉴욕이나 유럽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13시간정도 잡으면, 집에서 일어나 외국의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24시간을 꼬박 눈뜨다 시피하고 지내게 된다. 시차를 느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렇다고 내가 시차 때문에 어려우니 좀 쉬었다고 하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처음 한두번은 즐거워하다가 자주하게 되면 지겨워하는 게 바로 여행 시차 때문이다. 멀쩡하게 한국에서 잘 있다가, 외국가서 그 나라시차에 적응하는 고생을 해야하고, 현지에서 그런대로 적응했다 싶으면, 다시 한국에 와서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가 싫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 시차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난 전생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허생원이나 세상을 떠돌면서 풍자적인 싯구로 우리를 울리고 웃긴 김삿갓처럼 부평초처럼 떠도는 인생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들은 벌건 대낮에 힘이 없어서 몽롱하다가, 밤만 되면 생생해지는 시차를 난 거의 느끼지 않는다. 시차에 관한 한 나만의 비결이 있다. 바로 책이다. 남들은 비행기에서 잠을 자면, 외국에 내렸을 때 덜 피곤할 것이라고 스튜어디스에게 술을 받아서 취한 상태에서 비행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런 잠은 깊은 잠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피곤해질 따름이다. 나는 일단 출장일정이 잡히면 무슨 책을 가져갈 까부터 생각한다. 보통 출장일수보다 한권을 더 가져간다. 대체로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책에다 머리를 식힐 만한 책 1-2권정도 챙긴다. 책의 무게와 부피 때문에 부담스럽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것이 책 3-4권에 영어사전을 지참하여 사전을 읽는다. 대학교 때처럼. 보통 출장이라는 것이 바이어를 만나 상담하거나, 현지 시장조사를 하기 때문에 바쁠 것같지만, 사실은 중간 중간에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선 바이어를 여러 명 만날 때는 시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보통 한 사람을 만나면 다음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몇 시간을 여행하고, 또 기다리고 하는 과정을 반복이다. 그리고 또 하루가 끝나면 오후 5-6시경부터 호텔 방에서 지내야 한다. 해외 출장을 가면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고, 새로운 장소도 많이 방문하면서 즐겁게 지낼 거라고 생각들한다. 하지만 관광여행이 아니고, 자기 돈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그리 여유있게 계획을 잡지 못한다. 또 가던 곳을 가는 게 비즈니스 출장이기 때문에 처음 한두번 빼고는 새로울 것도 없다. 그래서 저녁이 지루하게 된다. 그런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책은 필수이다. 그러니까 여행계획은 처음은 무슨 책을 몇권 챙기는 가에 대한 준비부터 시작한다.
짐을 쌀 때 우선 배낭에 2-3권정도를 넣고, 나머지는 큰 가방에 넣는다. 그리고 공항행 리무진버스를 타면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한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대략 2시간. 이정도면 읽던 책을 마무리 지을 수있다. 이 때부터 책을 읽기에 전념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가능하면 모든 책을 다 읽고 오려고 노력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영화를 보거나, 술을 청하는 대신에 오렌지 쥬스를 계속 마셔대면서 거의 1시간마다 일어나서 기지개를 하면서 책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왠만한 두께의 책 한권정도는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에 다 읽곤한다. 물론 그렇게 읽다보면 피곤하다. 그 피곤함에 못이겨 잠깐 30분에서 2시간정도 잠을 자고나면,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서 자려고 노력하여서 취했던 잠보다도 훨씬 더 개운하다. 그렇게 해서 외국에 도착하면 잠깐의 숙면덕분에 몸이 개운하고, 현지에서의 활동에 불편함이 없다. 대체로 밤낮이 바뀌는 것은 해외 여행의 특징이라서 낮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가면 한국에서의 낮 시간인 게 보통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보통 몸은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게다가 외국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마음에 끼리끼리 나가서 맥주라도 한잔하다보면 어느 덧 현지 시간은 새벽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것은 다음 날있을 일정을 더 피곤하게 하는 일이다. 차라리 호텔에서 편하게 쉬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잠을 잘려고 하면 더 잠이 오지 않는 게 사람이다. 그럴 때도 역시 책을 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새 잠이 들게된다. 물론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거나, 새벽에 일어나게 되는 것은 시차 때문에 어쩔 수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호텔이나 거리를 배회하다가 늦게 잠자리에 든 것보다는 몸이 훨씬 개운하다.
물론 해외에 나가서 무조건 책만 읽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시차적응을 술로 풀거나, 억지로 현지 시간에 적응할려고 하는 것보다는 몸을 덜 피곤하게 하면서 적응하는 방법으로 책을 읽자는 말이다. 30대 초반까지도 시차가 별 문제가 안되지만, 그 이후에는 확실히 시차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집에서 출발해서 호텔에서 첫 밤을 지낼 때까지 한권 반정도만 읽어도 시차로 인한 어려움이 확실히 줄어듬을 느낄 수있다. 누구든지 시차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있으면 한번쯤 해보라고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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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이런 책을
해외 출장을 갈 때는 평소에 읽지 않는 책을 한두권정도는 가져가는 것도 좋다. 여행하는 기간동안에 의외로 혼자 있을 시간을 낼 수있다. 그리고 책에 집중할 수있는 시간도 많다. 평소에 어려워서 읽지 못했던 책이나, 관심은 있지만 시간을 내지 못해서 읽지 못했던 책을 가져가면 꼭 읽게 된다. 소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관심분야의 전문 서적같은 책이 좋다. 비행기 안에서 재미없는 영화를 억지로 보거나, 술로 잠을 청하기 보다는 책을 읽으면 좋다. 우선 주위가 적당히 어두운 데다가 조용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아진다. 현지에 관한 여행서적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현지에서 만날 사람과의 대화가 부드러워진다. 인사말이라도 현지어로 하면, 상대는 놀라면서 경계심을 늦출 것이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그동안 부족했던 독서량을 늘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책을 가져가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있다. 요즘은 어느 항공사든지 간에 개인화물의 제한량을 엄격히 지키기 때문에, 권당 500-800그람하는 책을 대여섯권만 넣어도 다른 여행물품을 챙기기 어려우지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글씨체가 작고 두꺼운 책을 가져가는 것이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리고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수있는 가방을 제한 범위내에서 가장 큰 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배낭을 이용한다. 배낭이 생각보다 많은 짐을 넣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배낭은 책 서너권을 넣고도, 자질구레한 것들을 꽤 많이 넣을 수있다.
평소에 책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 우화집이나 소설 책같은 부담없이 읽을 수있는 책이 좋다. 골치아프고 재미없는 책을 가지고 가봐야 여행기간 내내 1권도 않읽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두권이라도 읽을려면 재미있는 책을 골라야 한다. 적어도 공항이나 비행기안에서 기다리는 지루함보다는 재미있을 것같은 책을 가지고 가면, 어쩔 수없이 읽게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