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적에 관한 독후감과 무역을 하면서 느끼는 점을 주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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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05-09'에 해당하는 글 1건

책, 미디어의 서평을 읽는다 [홍사장의 책읽기]

 

 

나는 신문을 2개 구독해서 본다. 하나는 종합지로 집에서 보고, 또 하나는 경제지로 사무실에서 본다. 신문에는 읽을거리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자세하게 읽고, 기다려지는 신문의 기사가 있다면 각 신문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싣는 ‘책에 관한 특집’이다. 신문사들이 그 아깝고 비싼 지면을 매주 2-4면을 할애해가면서, 책을 소개한다는 것에 대하여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세상에는 매일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써야할 기사들이 넘쳐날 텐데 말이다. 그 정도의 지면을 할애해서 매주 나오는 신간과 베스트 셀러에 대한 평가를 해줌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을 의욕을 고취해준다.


특히 내가 관심을 많이 갖는 국제경제나 미래의 트렌드에 관한 책은 꼼꼼하게 읽는다. 요즘은 세계화와 정보화에 대하여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는 내용이 많이 나와서, 처음 세계화할 때와는 좀 다른 분위기이다. 한동안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정보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유토피아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장밋빛 낙관론이 우세하였지만, 지금은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경제.경영 분야의 책에 대한 소개와 서평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는다. 좋든 싫든 간에 내가 먹고 사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면서, 특히 제조.무역을 하면서 경제.경영분야는 항상 내가 신경을 써야할 분야이기 때문이다. 항상 쏟아져 나오는 이 분야의 책들을 모두 읽어볼 수는 없지만, 어떤 책이 나오는 지, 새로운 내용이 있는 지를 쉽게 알 수있기 때문이다. 설령 책을 사보지 않아도 서평은 이런 면에서 좋다.


서평이 더욱 좋은 것은 흥미는 있지만, 굳이 책을 사볼 필요를 느끼지 분야의 책도 간단하게나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술이나 문화부문은 나하고는 거리가 좀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신간소개를 통하여 약간의 지식이라도 보충해준다. 소설 책도 거의 사보지는 않지만, 신간소개로 줄거리만 파악한다.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알 수 있게 된다. 10-20줄짜리 신간소개도 있지만, 지면의 1/3을 차지하는 신간소개도 있고, 기존에 나왔던 책들의 비교도 있다. 어쩌면 신문 전체보다도 많은 지식을, 신문의 서평 특집을 통해서 얻는다면 좀 과장일지 몰라도, 그리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신문이든 테레비든 뉴스는 거의 모든 부분이 ‘사실’의 전달과 약간의 ‘평가’로 이루어져 있는 데, 그 ‘사실’이라는 것은 우리의 일상사이지 새로운 지식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사나 칼럼은 비평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남을 깍아 내려서, 기사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평은 우선 비평이 별로 없다.  설령 있다고 하여도 그리 기분에 거슬리지 않는다. 이 점에서도 서평은 정신건강에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신간소개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주기 때문에, 그 책을 읽지 않더라도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신문의 신간 소개는 영화나 드라마의 소개와는 달리 감추는 부분이 없다. 영화나 드라마의 소개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만 이야기하고, 결말이나 진짜 중요한 부분은 감춘다. 소비자를 감질나게 해서 직접 영화관에서 보거나, 테레비를 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신간소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기분이 깨끗하다.


서평이라고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드물게는 나를 몹시 실망시키는 서평도 있었다.


약간 오래 전의 일이다. 어디선가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의 서평을 읽고 당장 인터넷으로 샀다.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랑'에 관한 분야이고, 장래에 ‘사랑’에 대한 책을 쓰려고 마음을 먹고 있어서, 꼭 읽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온갖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나열하면서 사랑과 경제가 무슨 관계에 있는 지를 말하지 않고 있다. 증여에 관한 이상한 말들과 고대적 인용문만 잔뜩 나열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그 서평의 글이 생각났다.


‘인용문만 보아도 책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터무니없는 말.


내용을 보려고 책을 샀지, 인용문을 보려고 사는 것은 아닌데, 차라리 '증여에 관한 어느 일본학자의  독특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이라는 게 솔직한 제목이다. 아마 그 서평을 쓴 사람은 시간에 맞추어서 신문서평을 쓰기는 써야겠는 데, 별로 쓸만한 내용이 없으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보도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나 싶다.


읽으면서 처음에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탓하다가, 결국은 나를 화나게 만든 책이다. 물론 책을 읽는 내내 서평에 대한 원망도 많이 했다. 그런 다음부터 서평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서평을 읽으면서 난 계속 이런 질문을 한다. 이 책을 사, 말아? 이 것은 책을 쓴 사람, 책을 만든 사람, 서평을 쓴 사람과의 대화이다. 수많은 책 중에서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면, 그 책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읽고 싶은 책은 너무 많은 데, 나의 시간이 모자란다. 책장에는 여분의 책이 10-20권이 꽃혀 있고, 수첩에는 읽어야 할 책의 제목이 늘어만 가는 데, 정작 책 읽을 시간은 모자란다. 그래도 책에 대한 욕심은 늘어만 간다.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서평을 읽으면, 우선 책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 책을 사면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될 까?, 이 책은 정말 재미있을 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단 나를 진정시킨다. 그리고 사서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되면, 다시 한번 질문한다. 정말 내가 원하는 대답을 이 책은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와 책을 쓴 사람, 책을 만든 사람, 그리고 서평을 쓴 사람과의 대답이다. 그래서 일반 기사와는 달리 서평을 읽을 때는 ‘서평을 쓴 사람’의 주관적인 평가도 무시하지 않는다. 이처럼 책의 서평에 대한 질문은 ‘충동구매’를 하는 나의 습관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신문을 읽는 동안 그 지면에 소개되는 수십 권의 책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얻을 수 있어, 서평을 읽는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서펑을 열심히 읽기는 하지만, 내가 책을 선택하는 주된 경로는 서평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서점이다. 서평은 소개되는 책의 수가 작고, 매주 스크랩해놓기도 어렵다. 인터넷은 자기가 찾고자 하는 책이 명확하지 않으면 좀처럼 좋은 책을 찾기가 어렵다. 기껏해야 우선 순위가 앞이거나, 많이 팔리거나 한 책들이나 찾기가 쉽다. 하지만 서점에 가면 잘 정리되어 있는 진열대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미 사고자 정해진 책이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평은 분명한 잇점이 있다. 스포츠를 볼 때, 운동장에 가서 보면 현장감이 있지만, 슬로우비디오와 해설자의 해설을 듣지 못한다. 서평의 장점은 바로 스포츠에서 해설자의 해설과 같은 존재이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해설을 들으면 경기의 흐름과 선수들의 행동을 문외한이라도 이해할 수있게 된다. 서평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생소한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서평은 그 분야의 흐름과 책의 구성, 작자의 의도등을 알기 쉽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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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이런 책을


미디어의 서평은 천편일률적이다. 출판사가 보도자료를 보내면 거의 그 내용이 그대로 실리는 게 대부분이다. 서평에 관한 부분만큼 다양화되지 않는 분야도 많지 않다. 미디어에서 서평을 실으면 그게 대부분의 블로그로 그대로 인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평을 권하는 것은 책을 선택하는 데 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방마다 미디어 서평을 모아놓는 곳이 있고, 미디어 추천하는 책을 전시해놓는 장소가 있다. 꼭 들려보기 바란다. 흔히 말하기를 평론가의 평론이 좋은 영화는 재미가 없다고들 한다. 사실 그런 영화중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책도 마찬가지다. 서평이 좋다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와 책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영화는 애초부터 재미를 중점으로 만들어졌지만, 책은 저자의 자기 실현 욕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영화는 한 편을 만드는 데 보통 수십억이 들어가고, 100만명을 손익 분기점으로 잡는다. 하지만, 책은 보통 1000만원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외국의 판권을 지나치게 높게 지불한 경우를 제외하면  책은 1만권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재미있어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재미있고, 도움이 될 필요가 없다. 전문가의 서평은 저자의 서문을 근거로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독자가 읽은 후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아주 다른 관점을 다른 경우는 그 격차가 크겠지만, 그 차이는 책의 내용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사물을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순수과학 책에 대한 서평은 주로, 그 책이 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찬사이지만, ‘세계는 평평하다’와 같이 긍정적 세계화를 다룬 책에 대한 것은 비판적인 것이 많다. 이처럼 책에 대한 서평은 읽기 전에 미리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책을 읽은 후에 서평을 다시 읽는 다면, 나만의 시각을 넓혀가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홍사장의책읽기, 서평, 필맥스, feelmax, , 경영, 사랑
posted at 2008/05/09 09:15: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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