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가족기업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기업은 가족기업이다. 그러나 가족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가족기업의 역사에 대하여 한 번쯤 흩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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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세계 장수기업, 세기를 뛰어넘은 성공
저자 : 윌리엄 오하라
브라이언트대학의 가족기업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가족기업이야말로 21세기 경제활동의 대안이 될 수있음을 설파해왔다. 그의 기대는 전 세계 상거래의 75-90%가 가족기업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또한 가족기업이야말로 대기업의 비인간적이고 관료적인 문화의 한 대안이 될 수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이 주식회사에 비하여 갖는 장점과 단점은, 가족기업이 불특정 다수의 금융논리에만 의거하여 움직이는 주식회사에 비하여, 너무나 인간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가족 기업이 비가족 기업에 비하여 오래 견디는 이유중 중요한 것은 가족기업의 가족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재산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여 가족의 명성을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그가 말하는 가족기업의 11가지 핵심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1)가족의 단합, 2) 인간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하는 제품 개발, 3) 장자상속, 4) 여성의 중요한 역할, 5) 물려받은 유산수호, 6) 가족 소유권을 영구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입양, 7) 가족보다 사업을 우선시, 8) 지역사회 봉사와 고객 서비스의 의무, 9) 갈등관리 능력, 10) 문서화된 계획, 11) 확실한 지배구조
4년이 넘게 200년이 넘은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하고 이를 정리한 것중 20개의 기업에 대한 자료를 실었다. 그 중에는 백제인이 일본에 설립한 곤고구미라는 회사로 역사가 무려 1400년전으로 되돌아간다. 이외에도 여관, 포도주, 총의 명가등 업종도 다양한 가운데 장의업만 200년 넘게한 한 미국회사도 소개되어있다. 각 기업의 말미에는 ‘성공 경영의 비결’, ‘리더십 계보’, ‘기업연표’등이 실려있어, 그 회사의 장수비결을 정리해놓았다.
책 제목 : 경영과 역사
저자 : 모겐 위첼
역사 서술에 있어서 경영은 항상 경제에 종속되어 묘사되어왔다. 그런 면에서는 제목에 걸맞게 경영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했다. 전반부에 경영자들이 역사를 읽지 않는 부류로서 역사의 잘못을 반복했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경영자 뿐만 아니라 역사상의 많은 사건들이 비슷하게 반복된 점을 상기하면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경영의 각 개념들 즉, 경영과학, 마케팅, 조직론, 재무론, 전략론, 인사관리, 기업윤리, 리더십, 위험관리, 지식경영등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적어 놓았다. 이러한 개념들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경영의 한 분야로 나타난 순서대로 적어 놓은 것이다. 경영의 출현과 각 개념간의 시대적 차이를 같이 내포한 목차라고 할 수있겠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저자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단지 새 옷을 입은 과거의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개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 지 파악하고 나면 그 초창기에 어떤 일들이 있었으며, 성공이나 실패여부를 알아 볼 수있다. 그 역사를 알면 또한 무궁무진한 융통성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역사란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을 지 모르지만, 분명히 비슷한 운(韻)을 갖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음미하면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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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역사는 최근세사 100여년을 빼면 가족기업의 역사나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현대적 의미의 주식회사가 나타나기 전, 나타나고서도 대부분의 기업의 지배권은 특정 가족이 소유한 형태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비즈니스 조직이 성공적으로 기능하려면 구성원 간에 의사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고,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와 공동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하며, 서로를 신뢰할 수있어야 한다. 특히 개인 재산에 대한 법의 보호가 미약하고, 도덕의 규제가 약했던 시기에는 이방인보다 형제가 믿을 만 했고, 따라서 가족 모델이 가장 흔히 나타난 것은 당연하다. 일상생활에서 가족이 보호막이 되었듯이, 비즈니스에서도 가족은 자체 방어기능을 제공할 수있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은 어느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가 있는 곳에서는 거의 예외없이(구 공산권지역을 제외하고) 사회의 주류적인 기업모델이었다. 중국의 가족기업은 기원전 1700년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강국이었다해도 손색이 없던 10세기경 송나라 시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역시 가족모델이었다. 이 가족모델은 1949년 마오쩌둥이 기업의 개인 소유제를 철폐하고 국가 통제 제도로 대체할 때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가족 모델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화교권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태국의 시피그룹, 인도네시아의 살림그룹, 말레이시아의 케리그룹,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와 같은 대기업들은 여전히 친족을 중심으로 경영하고 있다. 서구에서 가족기업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기원전 1900년 메소포타미아 아슈르의 푸쉬켄이 운영한 국제 무역업에 푸슈켄의 아내인 라마시와 그의 네 아들이 관여한 기록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가족은 여전히 주요 사업단위였으며, 중세에서도 그러했는 데, 메디치 은행조직에서 최고위 관리자들과 핵심 동업자들은 파미글리아(famiglia)로 불렸다. 특히 남부 유럽에서 가족 모델은 아직까지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피아트사와 같은 대기업까지도 중요한 관리직책은 아그넬리 가문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오래된 가족기업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의 가족기업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폄하되기까지 한다. 가족기업 모델이 현대 경제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기업의 소유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 경영자들에게 경영권을 위임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기업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 모델은 통제력과 융통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 데 특히 소규모 사업에서 두드러진다. 상황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가족의 수장이 내리는 경우가 않지만 명령계통은 대부분 단순하다. 관리자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고, 또 서로를 신뢰하기에 공식적인 계획과 책무 지정이 별로 필요치않다. 대신 계획과 각자의 역할은 계속 변화되기 때문에 임기웅변으로 이에 대처해나가게 되며 책무는 필요에 따라 지정된다. 또한 신뢰성이 높아 위험요소를 줄일 수있다. 그러나 가족기업은 몇 가지 단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대부분의 가족 기업이 세습되는 성향을 띠어 소유권과 경영권이 자식에게 넘어간다. 이 방식은 어린 세대가 가업승계에 동의할 때만 실효를 거둘 수있다. 그러나 어린 세대들은 대개 그들 나름의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경우가 많고, 가업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단점은 자식이 부모의 경영능력을 이어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단점은 관리의 폭이다. 기업이 커질 수록 필요한 관리자의 수가 늘어나지만, 가족만으로는 그 수를 모두 채울 수가 없다. 따라서 외부인을 조직안으로 통합해야 한다.
‘세계의 장수기업’에 나온 기업들을 보면 위와 같은 단점을 잘 극복한 것같다. 우선 이 회사들의 공통적인 경영 원칙을 보면 우선 책임있는 CEO가 2-3명이라는 것이다. 이는 가족기업은 한 사람의 강력한 지도자가 끌고 가야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형제나 2세대에 걸친 경영진이 회사의 운영을 상의해가면서 함으로써 한 사람의 독단적인 결정을 막을 수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는다. 둘째로는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가족보다는 기업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서있다. 즉, 혈연적으로는 가족이지만, 충분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다. 몇몇 기업의 예에서 보면 능력도 없는 경영자가, 독단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다가 가업자체를 위태롭게 만든 경험을 했다. 그런 기업일 수록 그런 예방장치를 만들어 놓는다. 셋째로는 가족 구성원은 될수록이면 외부 환경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게 함으로서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예방한다. 몇몇 기업은 후계자의 외부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데, 이는 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요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넷째로는 외부인의 영입이나 조언을 중시한다.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경우 자주 부딪치는 문제는 가족의 문화에서 비롯된다. 대부분의 가족기업의 문화는 가족 경영자의 개인적, 비공식적 경영형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즉, 의사결정권이 창업자나 CEO에 집중되어 있어, 이런 회사에서 여러 해동안 일하게 되면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게 되고, 공식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성과주의 제도를 채택하지 않으며, 전문성을 중시하지 않게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기업에 위기를 불러오게 된다.그리고 대부분의 장수기업들은 그런 위기를 경험하였고, 그 위기는 많은 경우 외부인의 영입(전문경영인, 사위등)을 통하여 해결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이사회의 일원으로 영입하였다. 재미있는 비교로 이탈리아 기업의 29%가 가족이 아닌 이사를 두고 있는 데 비하여, 미국에서는 51%가 가족이 아닌 사람이사회의 멤버로 참가하고 있다. 다섯째로는 종업원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가족적인 기업은 종업원의 노골적인 해고를 꺼리는 대신 협상, 조정, 역할 및 직무 변경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같은 종업원 중시사상은 기업이 아주 위태로운 순간에 빛을 낸다. 예를 들면 윌리엄 클라크 & 선즈사에 1929년 어느 한 밤중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종업원들은 밤새워 불을 끄고, 임시 사무실을 설치하고, 대청소를 한 다음에 기계를 수리하여 단 하루도 업무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 끝으로 가문의 화목을 중시한다. 당연해 보이지만, 일가.친척이 200년 이상 같은 일을 하면서, 사업을 이끌어가기란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중요했는 데, 최근들어서는 딸과 부모의 관계도 중요해지고 있는 데, 이전과 달리 딸이 가업에 관심을 보이고, 결과적으로 경영을 이어받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가족기업은 일본의 서기 578년 시텐노지(四天王寺)를 건축한 후 현재까지 절의 건축과 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곤고구미’이다. 이 회사는 이후 1400여년동안 일본의 여러 절을 복원과 건축하는 데, 7세기에 세운 호류지 오층탑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이 회사는 일본명으로 곤고, 한국명으로는 유중광이라는 백제인이 설립한 회사이다. 이 처럼 세계 최고의 기업이 우리 민족에 의하여 설립되었고, 외국에는 수백년된 기업들이 수두룩한 데 어째서 현재의 한국에는 1896년 포목상으로 시작한 두산그룹말고는 딱히나 꼽을 만한 회사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민족이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 데, 200년정도 넘은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은 기업을 해가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아쉬운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