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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선택
시장이 선택의 자유를 풍부하게 한다
선택의 대안이 많을수록 기회비용은 높아간다.
포기해야할 대안이 많은 시장에서 행복할 수있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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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저자 : 이 정전
시장이란 가격을 매개로 자유롭게 거래하는 장소다. 돈만 있으면 실제로 시장에서 우리는 마음대로 할 수있다. 거래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시장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예찬론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있다면, 그것은 “시장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이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고 하더라도 무한정 주는 것이 아니라 매우 한정된 범위 안에서 준다는 점, 그리고 모든 종류의 자유를 골고루 베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1) 비록 시장이 소극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복지의 분배 측면에서는 시장은 결코 다른 어떤 체제보다도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많은 학자들이 복지분배의 심한 불평등을 낳고 있다는 점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큰 약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아무리 각 개인들에게 자유가 풍성하게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자유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데에 필요한 복지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그런 자유는 사실상 소용없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 자유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며 나아가서 자기계발의 기회를 상실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개인의 자기계발 기회마저 심하게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결국 자기계발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2)
자유가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민주주의에는 자유뿐만 아니라 평등도 중요하다. 시장은 평등을 지향하는 제도는 분명히 아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시장은 오히려 불평등을 이용하며 그것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시장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건 하나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민주적인 제도라고 말할 수있다. 3)
평등도 중요하고, 약자의 보호도 중요하고, 경제적 풍요도 중요하다면 결국 각 영역별로 알맞은 정의의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중요하다. 그래서 경제영역에서는 성과주의, 즉 경제원리에 입각해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생산을 많이 하도록 하며, 정치영역은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서 분배를 고르게 하고, 사회화영역에서는 필요의 원칙에 따라 잘 나누어 쓴다면 조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4)
책 제목 : 선택의 패러독스
저자 : 배리 슈워츠
카뮈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나, 아니면 커피를 마셔야 하나?” 이것은 삶의 모든 문제가 선택의 문제라는 뜻이다. 매순간 우리는선택을 하며, 우리 앞에는 늘 대안이 있다. 실존은, 적어도 인간의 실존은 사람들이 하는 선택으로 정의된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우리가 전례없이 더 많은 선택과 결정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5)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은 기본적으로 주변의 환경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뜻보면 이것은 선택의 기회가 가능한 한 확대되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바로 그 점에서 현대의 미국 사회에서 무력감은 드문 감정이어야 마땅하다. 1966년과 1986년에 여론조사자 루이스 해리스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질문들에 동의하는 지 물었다. “나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소외된 기분을 느낀다.”, “내 생각은 더 이상 주요하지 않다.” 전자의 질문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1966년에 9퍼센트였으나, 1986년에는 37퍼센트로 늘어났다. 후자의 질문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1966년에 36%에서 1986년에는 60%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역설에는 두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선택과 통제의 경험이 점점 확대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질 수있다. 자율성을 가로막는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지면서, 남은 장벽들은 한층 더 당혹스러울 수있다. 경주장에서 개들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기계 토끼를 앞서갈 수없듯이 우리의 삶에서 통제의 현실이 아무리 해방적이어도 통제에 대한 기대와 동경을 앞서갈 수없다. 둘째, 더 많은 선택이 반드시 더 많은 통제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너무 많은 기회에 압도당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통제력 대신 무력감을 느낄 수있다. 선택의 기회는 현명하게 선택하는 법을 모를 때 절대로 축복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암에 걸리면 스스로 치료법을 선택하고 싶은 지 물었던 조사가 있었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절대 다수의 응답자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예상 속에서 좋아보이는 것이 현실에서도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삶과 죽음의 차이를 뜻할 수도 있는 선택을 할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된다.6)
선택과 자율에 대한 논의에서 또 하나 알아야 할 점은 여러 면에서 사회적 연결은 자유와 선택, 그리고 자율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은 특정한 상대방에 대한 헌신을 약속함으로써 당사자의 성적 혹은 감정적 파트너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 그리고 진지한 우정은 당신에게 지속적 연대를 요구한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는 것은 때로 당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가족에게도 적용될 것이고, 좀더 강도 높은 차원에서 종교단체들에 참여하는 일에도 적용된다. 대부분의 종교단체들은 소속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인생을 살고 동료 신자들의 삶에도 도움이 될 것을 요구한다. 결국 비록 상식에 반하는 것을 보이기는 해도, 행복에 가장 크게 공헌하는 것은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한데 묶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이것은 선택의 자유가 충만한 삶을 보장한다는 일반적 상식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7)
"제한은 없어. 너는 무엇이든 원하는 것이 될 수 있단다.“ 어항 속의 아빠 물고기가 아기 물고기에게 말한다. 아빠 물고기는 어항 속의 삶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모르는 것같다. 하지만 그것이 꼭 우물안 개구리를 뜻하는 걸까? 어항 속의 삶은 제한적이지만 안전하기 때문에 아기 물고기는 굶거나 먹힐 염려없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탐구하고 창조하고 삶을 영위할 수있다. 어항이 없다면 제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기 물고기는 생존을 하기 위해 그 모든 힘과 시간을 써야만 한다. 제약이 있는 선택, 제한이 있는 자유는 어항 속의 아기 물고기처럼 우리의 삶에서 온갖 놀라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해준다.8)
후회없는 선택을 위한 11가지 원칙
1. 언제 선택할지 선택하라
2. 세심한 선택자가 되어라
3. 더 만족하고 덜 극대화하라
4. 기회비용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라
5. 결정을 돌이킬 수없는 것으로 만들어라
6. 감사하는 태도를 연습하라
7. 후회를 적게하라
8. 적응을 예상하라
9. 기대를 통제하라
10. 사회적 비교를 줄여라
11. 제약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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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의 경제학자들도 시장이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을 자유롭게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단순히 개인을 자유롭게 할 뿐만 아니라 시장은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도구도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시장에 맡겨서 해결하는 것이 사회를 좀더 자유롭고 좋은 사회로 만든다고 적극적인 주장을 펴는 경제학자들도 많다. 이들이 염두에 두는 시장이란 자유경쟁이 보장된 시장이다. 이들에 의하면 1) 시장은 풍부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각 개인을 자유롭게 한다. 자유 경쟁이 보장된 시장에서는 대체로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거래하게 마련이다. 2) 시장은 폭넓은 다양성을 인정한다. 예컨대 같은 구두라도 온갖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미를 최대한 충족시켜준다.9)
자유로운 시장에서 우리는 최대의 만족을 얻기 위한 선택을 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언뜻보면 답은 쉬운 것같다. 수많은 정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 답을 우리의 내부에서 얻는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안다는 것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떤 느낌을 가져다 줄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10) 현명한 선택은 우리의 목표를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우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목표와 충분히 좋은 것을 선택하는 목표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최고만을 추구하고 받아들일 때 당신은 ‘극대화자’이다. 극대화자는 자신이 하는 모든 구매나 결정이 반드시 최고이기를 고집한다. 그러나 무엇이 최고인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것을 아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대안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나의 결정 전략으로서 극대화는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며, 대안들의 수가 늘어나면 그 부담은 한층 더 커진다. 극대화자의 대안은 ‘만족자’이다. 무언가에 만족한다는 것은 충분히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더 좋은 것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만족자는 나름대로 기준과 표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기준을 충족시킬 때까지만 탐색을 하며, 그 시점이 되면 탐색을 중단하다.11)
극대화자는 만족자보다 ‘객관적으로’ 더 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주관적으로’ 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극대화자가 상당한 탐색 후에 스웨터를 사는 데 성공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스웨터는 가장 운이 좋은 만족자가 아니라면 어떤 만족자가 찾아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다. 그는 이 스웨터에 대해서 어떤 기분일까? 그는 이 스웨터를 사는 데 들어간 시간과 노력에 화가 날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다른 대안들을 상상할까? 그는 친구들이 더 좋은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까? 그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훝어보면서 그들이 더 좋은 스웨터를 입고 있는 지 신경쓸까? 극대화자는 이 모든 의심들 때문에 속이 상할 수도 있지만, 만족자는 편안한 기분을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12) 극대화는 효율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그의 목표가 가장 좋은 것을 얻는 것이라면, 그는 현실이 부과하는 제약들의 지배를 받는 타협들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극대자는 자신의 선택에서 만족자들과 같은 수준의 만족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삶의 모든 분야에서 그는 늘 조금만 더 알아보면 더 좋을 것을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매달릴 것이다.13)
그러나 그가 노력하면 할수록 그가 최선이면서 최고의 대안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고려해야 할 대안의 수가 많아지고 포기한 대안들의 매력적인 특성이 축적될 수록 우리가 선택하는 대안에서 비롯되는 만족은 줄어기 때문이다. 이것은 추가적인 대안들이 우리의 행복에 해가 될 수있는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는 포기한 대안들을 마음 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고려했지만 선택하지 않은 그 모든 대안들 때문에 우리가 한 결정에서 얻는 만족이 희석되는 실망스러운 경험을 한다. 이와 같은 기회비용의 누적적이고 부정적인 효과를 감안한다면, 결정을 할 때 기회비용을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을 것이다. 기회비용이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우리를 비참하게 만든다면, 왜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가? 하지만 아쉽게도 어떤 잠재적 투자가 좋은 것인지 알려면 다른 대안들이 가진 매력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이것은 일자리, 휴가지, 의료 서비스, 혹은 그밖에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일단 대안들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기회비용의 문제는 피할 수없게 된다. 하나의 대안이 나머지 대안들보다 모든 측면에서 분명히 더 나은 경우는 아주 드물다. 선택은 거의 언제나 무언가 다른 가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은 현명한 선택과 결정의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가능성들의 집합을 제한해서 기회비용의 축적이 그 모든 대안들을 불만스러운 것으로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14)
그런데 극대자가 만족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가 더 있다. 시장경제 자체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끝없는 욕망으로 인해서 늘 불만족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 욕심이 강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공급을 원활하게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시장에서 번 돈을 상품시장에서 펑펑 써서 상품이 잘팔리게 해준다. 달리 말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다른 어떤 체제보다도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수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만스럽게 만들어야만 잘 굴러갈 수있는 그런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15) 시장이 선택의 자유를 풍부하게 한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돈이 있는 사람에게만 통하는 애기라는 점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은 아예 시장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따라서 선택의 자유를 풍부하게 누리지도 못한다. 시장은 재력에 비해서 자유를 베푼다. 즉 돈에 비례해서 자유를 누릴 수있다.16) 보통 사람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노동시장에서 보내고, 여가시간에는 물질 소비적 활동위주의 치열한 소비생활을 영위한다고 보면, 결국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베푸는 자유란 주로 쇼핑을 마음대로하고 소비를 마음껏 즐길 수있는 그런 자유다. 상품을 되도록 많이 사주어야만 경제가 잘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이런 종류의 자유야말로 진정한 자유이며 참된 행복의 원천이라는 식의 착각을 은연중에 퍼뜨린다.17)
어떤 조사에 의하면 극대화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삶에 덜 만족했고, 덜 행복했고, 덜 낙천적이었고, 더 우울증을 경험했다. 극대화자는 종종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리고 만족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 우리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중요한 요인이다.18) 우리 모두는 자라면서 삶에는 선택과 기회의 포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인간 진화의 역사에서 이것은 매우 배우기 힘든 교훈이다. 선택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어렵다. 잘 선택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에서 잘 선택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