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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계는

  황금으로 굳고 무쇠로 녹슨 땅,

  봄비가 내려도 스며들지 않고

  새 소리도 날아 왔다

  씨앗을 뿌릴 곳 없어

  날아가 버린다.


  온 세계는

  엉겅퀴로 마른 땅,

  땀을 뿌려도 받지 않고

  꽃봉오리도

  머리를 들다

  머리를 들다

  타는 혀끝으로 잠기고 만다.


  우리의 흙 한 줌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가슴에서 파낼까?


  우리의 이슬 한 방울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눈빛

  누구의 혀끝에서 구할까?


  우리들의 꽃 한 송이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얼굴

  누구의 입가에서 구할까?

 

                  -김현승의 시 <흙 한 줌 이슬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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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운 흙, 이슬, 꽃

 이런 것을 구할 곳이 이 세상에

 정녕 없단 말인가?

 그래도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설령 없다 하더라도

 어딘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사는 수 밖에..

 

 

삶은 고독의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섬

거기 있는 바위는 희망이고 나무는 꿈이며 개울은 갈증입니다.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삶은 모든 다른 섬들과 지역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하나의 섬입니다.

다른 지방으로 가기 위하여

해변을 떠나가는 배들과 도착하는 선박이 아무리 많아도

그대는 혼자 피어 있는 꽃의 쓸쓸함으로

언제나 섬에 남아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알려지지도 않고

동정심과 관심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칼릴 지브란의 시 <삶에 대하여>의 일부

              (신현철 옮김 <세월>, 서교출판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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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의 섬 같은 삶은 인간의 영원한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혹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춥고 어둡고 쓸쓸한 날이다.

 비가 오고 바람은 좀처럼 자지 않는다.

 덩굴은 여전히 이끼낀 벽에 늘어붙어 있는데,

 세찬 바람 불 때마다 가랑잎이 지고,

 한결 어둡고 쓸쓸한 날이다.

 춥고 어둡고 쓸쓸한 나의 생활,

 비가 오고 바랑느 좀처럼 자지 않는다.

 내 생각은 여전히 이끼 낀 과거에 늘어붙어 있는 한

 청춘의 희망은 바람 속에 자꾸만 흩날리고

 한결 어둡고 쓸쓸한 날이다.

 참으로, 슬픈 마음들이여! 그리고 넉두리를 그치라!

 구름 위에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네 운명도 모든 사람의 평범한 운명.

 뭇 생활에 반드시 얼마간 비는 내리고

 어느 날엔가는 필시 어둡고 쓸쓸할 것이다.

 

    -H. W. 롱펠로우 <비오는 날> (The Rainy Day)

     장만영 편, <지다 남은 잎>에서 (선경도서출판사, 1969)